본문 바로가기

탐사('04~08)/서유럽 이야기

독일 3 : 로젠하임 속으로

독일 여행 마지막 날, 로젠하임(Rosenheim)으로 향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지명, 로젠하임. 아마도 오래 전,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던 식품 이름이 아니었을지.

오늘도 역시 거리를 방황한 끝에 로젠하임 중심가의 지하 주차장을 찾았다.

알고보니 문화정보센터인데 그 앞의 멋들어진 정원과 청동 작품들이 시선을 조인다.

 

로젠하임

몇 걸음 더 내딛는 수고를 하며 다다른 곳은 막스요셉 광장이다.

아기자기한 파스텔톤 건물들이 광장을 에워싸고 있고, 카페 유리창엔 모닝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향기로운 표정이 비친다.

광장 한쪽엔 1300여년 전까지 로젠하임의 동쪽 관문으로 쓰이던 작은 문이 있다.

 

로젠하임
로젠하임의 옛 동쪽 관문

광장 또다른 한편엔 1449년에 지어진 너무나 작은 성당이 눈에 띈다. 초에 불을 붙여 기도를 하며 소원을 비는 기호.

맛있는 빵을 사들고 다시 온 정원 앞엔 장미를 파는 가게가 있다.

로젠하임이란 지명이 장미 때문에 붙여진 거라 주장하는 큰밥돌, 그러거나 어쩌거나.

 

이제 킴제(Chiemsee)로 간다.

킴제는 오스트리아쪽 국경 가까이에 자리한 큰 호수로, 호수 안에 두 개의 섬이 있는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도로 위에서 오락가락하며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찾은 킴제.

 

흐린 날씨 탓에 정경은 기대를 따르지 못하고, 호수에 부는 바람은 겨울을 넘어선다.

아쉬운 대로 호숫가를 걸어보는데 뜨거운 김이 퍼지는 수영장엔 계절을 망각한 듯 사람들이 그득하다.

 

킴제(Chiemsee)

킴제를 건너고 잘츠를 지나 돌아온 비엔나엔 할로윈 복장을 한 아이들이 거리를 쏘다닌다.

한겹 더 깊어진 초겨울의 찬 바람. 그 깊은 바람처럼 추억도, 사랑도 마음을 파고든다.

 

 

( 2005. 10. 31. 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