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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오스트리아 기억

시청사광장 크리스마스마켓

정오가 지나자, 맑은 햇살이 어두운 구름에게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학교 휴교일이라 신난 작은밥돌과 단둘이 길을 나서는 건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시청 광장에 문을 연 크리스마스 선물 시장의 기분 좋은 장바람을 맞으러 간다.

 

1297년 '12월의 시장'에서부터 시작된 비엔나 크리스마스 선물 시장은

18세기엔 암호프 광장으로 이어졌고

1975년부터는 시청사 광장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107년 된 크리스마스 트리도 보이고

입구부터 정성껏 꾸며진 장식들이 눈에 띈다.

평일 이른 오후라 한산하다.

 

글뤼바인 가게 앞의 사람들.

때맞춰 잠시 뿌리던 진눈깨비처럼 글뤼바인 향은 거리에 녹아드는데~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크리스마스 초콜렛과 사탕 가게.

플라스틱통에 담긴 색색 솜사탕엔 어린 시절 추억이 흘러든다.

오스트리아 최고 상품인 모차르트 초콜렛도 한 자리,

그 옆 가게의 달콤하고 고소한 빵과 쿠키 향기도 코 끝을 맴돈다.

 

화려하고 다양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은 포근하고 평화롭다.

12월 24일 오후 5시 폐장까지 주위를 밝힐 따스한 빛들~

 

트리를 빛낼 아름다운 빛깔의 여러 가지 장식용품,

그리고 순백을 품은 공예품들~

 

예술이란 말은 이런 때 쓴다,

양초가 아니라 영롱한 예술품이다.

 

고운 수 놓인 테이블보를 비롯한 생활용품들.

시장 한쪽에 마련된, 어린이를 위한 동화 마을에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145개 통나무 가게의 불빛 따라 거니는 사람들의 눈빛도 별이 된다.

차가운 바람에 밀려 돌아나오는 길,

정취보다 젯밥에 눈길 주던 작은밥돌의 손엔 맛있는 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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