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당연한 것이겠지만, 오스트리아에도 한국인들의 모임이 있다.
송년 모임에 참석할 이유가 있는 큰밥돌을 따라 작은밥돌까지 대동하고
송년회가 열리는 호텔로 들어섰다.
혼자선 안 가겠다고 버티는 통에 예정 없이 갑작스레.
아늑한 정문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매직펜으로 쓴 커다란 한글~
".... 두번째 계단을 이용하여 2층으로 올라오시기 바랍니다."
다른 곳에 들르느라 조금 늦게 입장했더니 애국가가 울리고 있다.
씩씩하게 따라부르는 작은밥돌~
300석 넘는 홀을 익숙한 빛깔의 얼굴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간단한 1부 순서를 치르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
공연과 여흥과 이벤트가 있는 길고긴 2부~
한국인과 결혼한 오스트리아 아저씨가 무대에 올라'
서울서울서울'을 가사 하나 틀리지 않고 애잔하게 부른다.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도 아니건만 가슴이 저리다.
이곳에 정착한 지 오래된 60,70대 할매 할배의 이마엔
이국 생활이 준 노고가 훈장처럼 드리워져 있다.
우리처럼 몇년 머물다 떠날, 바람 같은 사람들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늦은 일요일 밤, 붉은 와인 잔엔 계속 손이 드나들고
정과 흥을 보듬는 축제는 끝을 잊은 채 긴 겨울 달빛을 지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