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의 마지막 아침, 알람을 맞춰놓지도 않았어도 눈이 먼저 뜨인다.
깊은 속에서부터 아쉬움이 꿈틀대고 있었던 게다.
시장기가 도는지 작은밥돌이 일찍부터 시키지도 않은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토스트기에 식빵을 넣고는 식탁 위에 접시와 포크, 스푼을 날라다 놓는다.
그 사이 나는 계란을 삶으며, 짐을 챙겼다.
토요일인 어제처럼 오늘도 아침부터 피라 중심가가 북적인다.
오가며 자주 보던 타베르나에선 아침부터 고기를 통째로 굽고 있고,
오픈 시간을 써놓지도 않은 절벽 쪽 카페들은
일제히 일찍부터 문을 열고 손님을 맞는다.
이 바다, 마지막 보는 이 에게 해.
꿈길 같이 푸른 아침 기운이 우리를 감싼다.
푸른 에게해를 닮은 타베르나에도, 붉은 노을 닮은 와인 상점에도
산토리니의 빛깔이 선명히 쏟아지고 있다.
우리를 공항까지 옮겨주는 차량에서 보이는 마을과 바다.
에게 해도, 산토리니 공항도 점점이 이어지는 푸르름 자체이다.
지연 출발한 에게안 항공 때문에 잠시 조마조마했지만,
(별도 예약한 다른 항공기를 아테네에서 갈아타고 비엔나까지 와야했기에)
다행히 별로 쫓기지 않고 아테네에서 비엔나로 돌아왔다.
아, 여기도 쓸만한 공기.
막 착륙한 비엔나 공항에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항공기가 보인다.
올 여름, 단번에 서울까지 날아갈~
< 2007. 4. 8 >
'탐사('04~08) > 남유럽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탈리아 2 : 베키오 다리 위에서 (0) | 2007.09.07 |
---|---|
이탈리아 1 : 그곳에 피렌체가 있다 (0) | 2007.09.05 |
그리스 6 : 산토리니의 태양마차 (0) | 2007.04.24 |
그리스 5 : 이아의 노을 (0) | 2007.04.20 |
그리스 4 : 꿈꾸는 산토리니 (0) | 2007.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