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사('04~08)/빈에서 부친 편지

아이들의 전시회

4월 26일 목요일. 작은밥돌이 10주 동안 정성 들여 준비한 exhibition 발표회가 있는 날.

5학년 학부모들은 교내 극장으로 모여들고

영어 짧은 엄마 혼자는 절대 안 된다는 작은밥돌의 신신당부 따라

큰밥돌도 시간 쪼개 일찍 퇴근한 날이다.

 

오후 6시. 학년부장교사의 간단한 인삿말이 끝난 후

연구하고 취재하고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만든

아이들의 보고서 발표와 드라마 공연, 필름 상영이 이어진다.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오는 웃음들은 끊이지 않고.

 

금연, 지구 온난화, 에이즈, 동물 사냥, 식품, 고대 문화, 광고, 빈의 명소 등  

2-4명이 조를 지어 조사하고 연구한 주제와 소재가 참으로 다양하다.

조별로 정성껏 만든 자료 앞에서 손님들의 질문에 열심히 대답하는 동심들.

 

작은밥돌 조에서 만든 'junk food'.

junk food란 설탕이나 지방이 다량 함유된 식품을 뜻한다고 한다.

탄산 음료를 가열하여 실험한 결과 어마어마한 양의 설탕이 검출되었다나.

게시판 그림들은 아빠엄마를 전혀 닮지 않은 작은밥돌이 그린 것.

  

기특함을 가슴 한켠에 안고 나오는데, 복도 한쪽에 세계 지도가 있다.

지도 여기저기 아이들의 조국에 작은 표식이 붙어있다.

잠시 혹은 오랫동안, 남의 땅에 살더라도

나를 이곳에 서게 해 준 나의 조국만은 기억하리란 마음이리라.

 

집으로 오는 길.

잠시 들른 저녁 도나우강의 불빛이 오늘따라 유난히 출렁인다. 

'탐사('04~08) > 빈에서 부친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자와 경찰  (0) 2007.11.12
캠프  (0) 2007.09.11
봄날은 온다  (0) 2007.03.12
그녀들의 속마음  (0) 2007.03.02
쉼표 아닌 쉼표  (0) 2007.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