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 금요일, 작은 축하연에 갔다가 무르익은 분위기 탓에 기름 몇 방울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어른들의 자리가 재미없었는지 들락거리기만 하던 작은밥돌도 놀라고.
그뒤 별다른 일도 없었건만 주니어스위트룸 숙박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3월 첫 주말, 큰밥돌 회사가 법인회원으로 있는 골프장엔 사람들의 움직임이 드물지 않다.
어느 중년부부의 매무새엔 정다운 포근함이 흐르고 주변 포도밭에는 비 젖은 봄이 움튼다.
골프장이 살짝 내려보이는 곳에 자리한 예쁜 호텔~
아, 그 어디에도 비할 수 없는 이 상쾌함.
그러나 낯선 하룻밤이 겸연쩍었는지 작은밥돌의 몸뚱아리는 나른해지고 있었다.
며칠을 앓고난 녀석에게 찾아온 나른함의 다른 정체는 바로 봄이었다. 녀석에게도 봄날은 오고 있다.
감기에 걸려 학교에 가지 못한 작은밥돌을 지난 주 내내 챙기느라
며칠이 어찌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아파도 학교를 등한시-감염 우려-해야 하는 이곳 정서도 마음에 안 들고
병원이랑 약국도 멀고 약의 효과도 우리나라보다 못해 답답했지만
그래도 어느 새 밖에는 봄 햇살이 가득합니다.
누구에게든 공평하게 따스하고 환한 봄이 되기를 마음 가득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