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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남유럽 이야기

스페인 5 : 고딕지구 거닐기

떠나야 하는 겨울 아침이 아쉬움으로 채워진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기 전, 어제 다 둘러보지 못했던 고딕 지구로 간다.

 

고딕 지구

고딕 지구의 어느 좁은 골목길,

손때 묻고 삶도 배어있는 담벽에 기대어서면

잠자던 어린 시절 추억들이 슬며시 굴러나올 것만 같다.

 

피카소 미술관

 스페인 말라가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피카소의 미술관도 이 고딕지구에 있다.

벽면에 적힌 휴관일과 내 휴대폰 속 달력을 맞추어보곤

피카소와는 말라가에서 만날 것을 기약한다.

 

 어제에 이어 휴일인 오늘,

고딕 지구엔 고요하고 잔잔한 걸음 소리만 가끔 들릴 뿐.

 

닫힌 문 가린 셔터에 그려진 예술가적 그림과 발코니의 독특한 조형물은

거리 분위기를 한결 로맨틱하게 한다. 

 

호텔로 돌아와 짐을 꾸렸다.

공항에서 중심가로 왔던 길과는 다른 방법으로 공항으로 가려했지만,

결국은 지하철만 한번 더 탄 셈이 돼버렸다.

아는 길도 물어가랬는데, 조금 안다고 더 아는체를 하려했으니.

 

도시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공항 청사,

2층 식당에서 보이는 내부가 아스라하다.

앗, 큰일이야, 우리가 탈 비행기 편명이 모니터에 없어~

 

이상한 일이었다.

그리곤 모니터를 한참 쳐다보다 발견한 사실.

우리에겐 이용이 잦아 익숙한 항공사인데,

바르셀로나 공항에선 다른 약어를 쓴다. 암튼 다행이다.

 

바르셀로나 Prat 공항

어디선가 바람이 되어 날아온 샹그리아가 향기롭다.

기억은 침엽수가 되어 긴 손을 흔든다.

 

  

< 2007. 12.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