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옹의 점심 메뉴
샹젤리제 거리는 콩코드 광장에서 개선문까지 이르는 쇼핑 문화의 거리다.
샹젤리제 거리(Champs-Élysées)를 지나는 지하철 역은 5개인데, 우린 그중 Franklin D.Roosevelt역에 내렸다.
홍합 전문 레스토랑인 Léon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익숙한 느낌의 Léon.
Léon이란 이름이 정겨운 이유는 비엔나에 살던 2007년 벨기에 여행을 갔을 때, 브뤼셀 부셰르 거리에 있는 Léon
본점에서 저녁식사를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Léon은 금세 찾았지만, 그다지 바빠보이지 않는 종업원은 주문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주문 후에도 물도 늦게 가져다주고 시원하지도 않고 말야.
암튼 우린 전식+본식+후식으로 구성된 점심 메뉴를 주문했다. 저렴하면서도 아주 맛있다.
근데, 왜인지 모르지만 정신줄은 다 놓고 Léon의 외관도 안 찍었다는~
# 음, 개선문이군
이젠 샹젤리제 거리 끝에 자리한 개선문으로 간다.
마카롱의 명가인 라뒤레 앞을 지나 루이뷔통 매장을 지나면 1836년에 완공되었다는 개선문이 나와준다.
9년 전엔 개선문 위까진 올라가진 않았더라도 바로 앞과 아래까지는 샅샅이 훑었었는데, 오늘은 그저 멀리서 보며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음, 개선문이야, 이러면서 말이다.
개선문 앞에서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에펠탑까지는 원래 지하철로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운동 삼아 걸어가기로 합의한다.
여행객이 없는 한적한 거리를 걷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지도상으로 보는 것보다 멀지 않았고, 가다가 길 한번 물어보고 완벽하게 에펠탑을 찾아냈다.
두 번째 온 파리라서 삽질 없는 아주 훌륭한 여행이다.
# 뜨거운 에펠탑
에펠탑은 1889년 파리의 만국박람회장에 세워진 높은 철탑으로, 이것을 세운 프랑스의 교량기술자 구스타브 에펠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완공 당시, 파리의 경관을 해친다하여 모파상과 같은 예술가와 지식인의 비판을 받았으나 현재는 에펠탑
없는 파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첫손에 꼽히는 파리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오후의 에펠탑 앞은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인파의 열기가 뜨거웠다.
에펠탑에 올라가려는 사람이 저리도 많은데, 우린 예전부터 왜 탑에 오를 생각을 한번도 안한 거지.
에펠탑 앞 기념품점에서만 판매하는 미니 에펠탑 모형 4개를 구입한 후 도착한 곳은 에펠탑 전망이 아름다운 사요궁이다.
아주 살짝 기울기가 느껴지는 사요궁 가는 길은 뜨거웠지만 에펠탑과 푸른 하늘, 싱그러운 나무들과 분수 물줄기의 아름다운
조화는 그림 같았다.
# Trocadero역의 6번선
일정이 여유로운 여행인데도 힘들어, 얼른 숙소로 가야지~
그런데, 사요궁 앞 Trocadero역 6번선이 한시적으로 폐쇄되어 대신 버스가 다닌다는 공고문이 지하철역에 게시되어있다.
어쩌지, 원래 6번선 타고 Bercy역까지 가서 14번선으로 갈아타려 했는데...
잠시 고민하다가 우린 명쾌하게 9번선을 타기로 한다. 몇 개역을 가다가 14번선으로 바로 갈아타면 되니까.
무사히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고는 오래지 않아 잠이 들어버렸다.
9시, 파리의 저녁은 대낮 같고, 즐거운 노곤함이 숨쉬는 우리의 저녁은 한밤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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