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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7 프푸·하이델·콜마·파리

8. 5 (토) 전 : 하이델베르크 행 FILX BUS

눈을 뜨니 새벽 4시, 허리와 팔다리는 물론 눈조차 뻐근하다.

뒤이어 기상한 남편 왈, 체력이 많이 떨어졌군, 우리 건강하게 살자고.

7시반에 입장한 조식당엔 의외로 한국사람이 많다. 오늘도 역시나 깔끔하고 맛있는 아침식사다.

 

식사 후 호텔 주변을 산책하고는 다시 객실로 들려는데, 객실키가 없다.

키를 꽂아둔 채 객실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그러게, 정신까지도 건강하게 살자니까.

 

맨하튼호텔
맨하튼호텔 조식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 맨하튼호텔

오늘은 플릭스 버스를 타고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날이다.

10시 조금 넘어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 승차장으로 향하는데, 생각보다 호텔에서 먼 데다가 낯설기까지 한 곳이다.

버스 승하차장엔 이미 많은 이들이 대기 중이었고 여러 대의 Flix 버스가 오가고 있었다.

 

Flix 버스
Flix 버스

Flix 버스는 독일을 비롯하여 유럽 각 지역을 오가는 교통 수단으로, 대체로 운행 노선이 길다.

우리가 승차한 117번 버스도 마찬가지였는데, 우린 노선 중 프랑크푸르트에서 하이델베르크까지 가는 구간만 탑승한 것이다.

사람들과 짐을, 내리고 또 올린 버스는 예정보다 15분 늦게 도착하고 출발한다.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1시간 10분 동안, 맑고 파란 하늘을 뿌연 구름이 뒤덮어버린다.

 

하이델베르크 중앙역 앞 버스정류장
하이델베르크 중앙역 앞 버스정류장

하이델베르크 중앙역 앞 정류장에서 숙소까진 도보 이동이 쉽지 않을 듯했다.

중앙역과 Hauptstrasse의 중간에 위치한 숙소를 선택한 이유가 역과 Hauptstrasse 두 지역으로의 도보여행이었는데,

실제로 중년의 저급한 체력 앞에선 무용했고 불가했다.

 

그리하여 승객 그득한 33번 버스를 탔고, 3정거장 지나 내린 Seegarten정류장 근처에 예약한 아파트호텔이 있다.

단정하고 깔끔한 리셉션엔 무료커피와 빵, 정수기가 투숙객을 맞고 있었는데, 체크인까진 1시간 넘게 남아있었기에

우선 짐만 맡기고 장을 보러가기로 했다.

 

Boardinghouse Heidelberg
Boardinghouse Heidelberg
Boardinghouse Heidelberg 리셉션

숙소 근처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 REWE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큰 규모의 REWE-물론 미리 인지-가 있다.

이곳에서의 2박을 위해 우린 우유와 계란을 사고, 모짜렐라치즈와 포도, 체리, 맥주, 커피, 감자샐러드 등도 카트에 넣었다.

 

그리고 또, 오호 이런이런, 심봤다~

온라인 REWE 홈피에서 봤던 '두부'가, 실제 오프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었던 것이다.

빈에 살 때 한국식품점이나 아시아식품점에서나 구입할 수 있던 두부가 독일 현지 마트에서도 판매되다니 참말로 신기하다.

그리하여 당연히 즐거운 마음으로 두부 하나 구입!

 

마트 REWE
마트 REWE
마트 REWE

재미나고 신나는 마트 구경을 마치고 체크인한 숙소는 부엌 공간도 마음에 들었고, 욕실과 객실도 넓고 환했다.

주택과 호텔이 적절히 배합된 주변 환경 역시 차분하면서도 적절한 활기가 느껴진다.

Boardinghouse Heidelberg는 우리가 숙박한 메인 건물을 비롯해 6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숙박 시설이다.

부킹닷컴에서 처음에 이코노미로 예약했던 것을, 우린 메인 건물에 묵기 위해 여행 며칠 전, 비즈니스로 변경했다.

 

Boardinghouse Heidelberg
Boardinghouse Heidelberg

라면을 끓이고 포도와 체리를 씻은 후, 짐 정리를 하며 오락가락 하던 중, 갑자기 창 밖 블라인드가 빛을 차단해 버린다.

어, 우린 아무 것도 안 했는데 저게 왜 내려오지...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블라인드를 올리려 했지만 올라가지 않았고, 그렇다고 수동으로 움직이는 기구도 없는데.

 

정답은 벽에 있었다. 벽면에 블라인드를 자동으로 조작하는 버튼이 있었던 것.

아, 그럼, 아까 방 안을 왔다갔다하다가 모르고 그 버튼을 슬쩍 건드렸던 거구나.

중년의 어른 둘은 버튼을 눌러 블라인드를 올리고 내리며 촌스럽게 신기해하며 깔깔거렸다.

 

하이델베르크 REWE(레베)에서 구입한 식품들
하이델베르크 REWE(레베)에서 구입한 두부

근처 PENNY-독일,오스트리아의 마트-엘 잠시 들르려 밖으로 나가니 흐린 하늘은 갑자기 비를 쏟아놓는다.

우산을 받쳐들고 들른 PENNY는 생각보다 아주 작은 규모였다.

몇몇 물품을 집어들고는 그것들을 숙소에 던져둔 후, 곧 하이델베르크 구시가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