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내내 맑고 뜨거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호텔 근처의 Kiesel 버스정류장엔 잘츠 시내버스와 근교로 가는 포스트버스가 함께 정차한다.
우린 잘츠카머구트의 상트길겐으로 가는 150번 Postbus에 올랐다.
종점인 중앙역에서 출발해서 다다른 버스라 이미 2/3쯤의 좌석에 승객들이 들어차 있다.
잘츠부르크 동쪽에 자리한 '잘츠카머구트'는 2,000m이상의 산과 70여개의 호수로 이루어진 지역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선사 시대부터 암염을 생산하였고, 잘츠부르크와 함께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배경이 되었다.
잘츠에서 1시간을 달려 상트길겐에 도착한 우린 먼저 케이블카를 타고 1520m에 자리한 츠뵐퍼호른에 오른다.
낡은 케이블카는 60년 넘은 장구한 역사와 더불어 약간의 고소공포증을 건네주고 있다.
볼프강제를 끼고 있는 마을 중 상트볼프강엔 산악열차가, 이곳 상트길겐엔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는데, 츠뵐퍼호른에서도
상트볼프강 못지 않은 최고의 정경을 볼 수 있다.
산과 호수의 조화가, 특히 호수 빛깔과 마을의 어울림이 이토록 예쁘니 천혜의 나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상트길겐은 모차르트의 외가, 그러니까 모차르트 모친의 고향이다.
볼프강호수엔 수영도 하고 보트도 타면서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평화롭고 평온하다. 그 어떤 걱정도 끼어들 여지가 없어보인다.
이렇듯 천천히 느리게 평온하게 살아도 될 것을, 우린 왜 늘 바쁘고 벅차게 살아야 할까.
어제 못지 않게 오늘도 볕이 아주 뜨겁다.불타는 뜨거움 속에서 아이스크림을 들고 상트길겐을 거닐어 본다.
중서부유럽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나 보다. 습도만 낮을 뿐, 이곳의 여름도 서울 못지 않아졌다.
자그마한 길겐 시청사 앞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차례로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잘츠카머구트는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이고 또 방학 기간이라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는다.
이 버스가 지나면 다음 버스까진 서너시간을 기다려야 했기에, 156번 버스에 올라 20분 후인 1시 30분, 몬트제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호수로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까.
10년 만에 찾은 곳이라 어디가 어딘지 잠시 헛갈렸으나, 우린 금세 뷰가 끝내주는 호숫가 레스토랑을 찾아냈다.
최고의 정경이 있고 시원한 맥주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친 후 몬트제 구경에 나선다.
맑고 푸른 하늘, 여기도 역시나 견딜 수 없는 뜨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성당 앞 광장 벤치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햇살을 뚫고 피어오른다.
140번 버스를 타고 몬트제에서 잘츠부르크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이 참으로 푸르다.
오늘 매우 뜨거웠지만 눈도 역시 매우 즐거웠다. 우리는 그 어느 날보다 일찍, 저녁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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