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aly는 두오모역에서 한 차례 환승하여 가리발디역에 내리면 그곳에서 500m 거리에 있다.
차분한 부도심 같은 가리발디역엔 복합쇼핑몰도 자리하고 있고, 색다른 자태의 자연친화적인 아파트도 있다.
가리발디역에서 식재료의 천국인 Eataly로 향하는 길에 만난 개선문엔 신화적 요소가 가득하다.
다산을 상징하는 풍요의 뿔에는 자연의 먹거리들이 넘쳐나고,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타고 오르는 뱀에는 건강을 소망하는
깊은 기원이 새겨져 있다.
드디어 도착한 Eataly.
식재료나 요리에 애틋한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도시에 왔으니 들러봐도 나쁘지 않을 듯하여 다다른 곳.
나야 물론 가보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도 Eataly 매장이 들어와 있다고 한다.
입구부터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식재료-싱싱하지만 저렴하진 않은-와 음식점들이 시선을 끌어모은다.
슬쩍슬쩍 눈 구경만 하다가 열심히 찾은 코너는 바로 원두커피.
커피강국 이탈리아에서 우린 콩알 상태의 커피를 원했지만 분쇄커피가 대부분이었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겨우 홀빈을 구하여 셈을 치르고 다시 가리발디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선물처럼 만난 카페가 있었으니...
고단하고 다리도 아파서 쉴 만한 곳을 찾을 즈음 딱 나타난 10 CORSO COMO.
처음엔 입구의 독특한 모습에 끌렸는데,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마주하니 정말 힐링 되는 공간이다.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재단하지 않은 나무, 숲 속인 양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작은 새들.
새들만이 향연을 누리는 한적한 카페 안, 주문한 카푸치노와 마끼야또가 테이블 위에 놓인다.
아트는 없지만 커피 맛은 말이 필요없다. 맛이 없을 수 없는 이탈리아 커피.
꽤 휴식을 하고는 자리를 털고 몸을 일으킨다. 음, 꽤 괜찮은 공간이었어.
카페가 있는 1층 말고 2층에도 무언가 있는 듯하여 계단을 오르니 샵이다.
고유하고 개성적인 문양과 색채를 표현한 갖가지 물품들이 넓은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알고보니 10 CORSO COMO라는 이름으로 서울을 비롯한 세계 여러 도시에 매장이 있는 유명브랜드란다.
호텔로 돌아와 피로를 풀며, 예정했던 저녁 일정인 나빌리오 운하엘 갈까말까 고민하다 그냥 쉬기로 했다.
1월의 분주함 탓인지, 나이 탓인지 암튼 몸은 고단하고 속은 부대꼈다.
남편은 컵라면을 고르고, 난 끼니거리도 못 되는 즉석된장국만 들이켰다.
톡을 해 보니 우리 아들들(?)은 서울을 잘 지키고 있다.
15년 동안 늘 꿈꾸던 그곳, 내일은 베네치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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