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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9 뮌헨·인스브루크·빈

7. 22 (월) 후 : 고장난 Kristallwelten

Sightseer 버스를 타고 인스브루크 구시가로 돌아오니 이미 오후 3시가 지나 있다.

왕궁 옆 Stiftskeller 식당에 앉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제공되는 점심 메뉴를 주문했다.

월요일엔 Chili con carne-쇠고기 콩 스튜-와 브뢰첸 빵과 후식인 우유크림 슈트루델까지 착한 가격에 맛도 그만이다.

게다가 서버가 어찌나 친절하고 또 친절한지.

 

Stiftskeller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월드행 Sightseer 버스 승차 시간까지 조금 여유가 있어 왕궁 교회에 입장했다.

트래블카드는 가성비면에서는 매우 훌륭하지만 여유 없이 자꾸 욕심을 부려 여기저기 입장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인스브루크 카드를 구입하지 않았다면 Nordkette와 암브라스성만 갔을 텐데, 이 두 곳만의 입장료와 Sightseer 버스요금이

인스브루크 카드 24시간짜리와 맞먹으니 트래블카드를 구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이왕 구입한 카드니 갈만한 곳을 추가하다

보면 원래 우리가 추구하는 여행이 아닌 바쁜 여행을 하게 된다.

 

왕궁교회
왕궁교회 450년 된 오르간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월드

Sightseer 버스를 타고 오후 5시 10분,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인 Swarovski Kristallwelten에 도착했다.

이 시각에도 더위는 대단한 기세고 우린 크리스탈월드에 대해 어떤 준비도, 어떤 검색도 하지 않았다.

우선 눈에 보이는 작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스와로브스키 제품을 판매하는 대형 샵인데, 에어컨 없는 실내는 견딜 수 없이

엄청나게 덥고 답답하다. 뭐 별것도 없고.

 

인스브루크 근교의 경관 좋은 Wattens에 잘 조성된 크리스탈 월드의 정원.

더위에 지쳐 그 드넓은 정원이 잘 보이는 야외 카페에 앉았다. 바람이 간간히 불어오니 막힌 실내보다는 나은 선택이다.

이제 한여름의 유럽과는 안녕을 고해야 할 것 같다. 10년 전의 청명한 여름은 다시 오지 않을 듯.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월드

크리스탈 월드를 떠나기 전 잠시 산책을 하기로 했다.

아찔한 높이에서 홀로 외줄을 타는 서커스단원 주위에, 크리스탈 조각을 넣어 구름을 형상화한 듯한 조형물들이 무리지어 자리하고 있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월드

여전히 뜨겁고 더운, 정경은 뛰어나지만 무언가 부실한 듯한 크리스탈 월드.

크리스탈 월드의 상징인 자이언트-얜 좀 본듯함- 앞에서 사진을 찍고는 폭염 속을 벗어나 버스에 올랐다.

호텔로 돌아와 종일 흘린 땀을 씻어내고는 어질어질한 육신을 채우러 Fischerhaeus로 간다.

 

Fischerhaeus

8시반, 레스토랑 Fischerhaeus는 거의 만석이다.

시원한 맥주와 티롤 전통식인 Tiroler Groestl 그리고 Sparerib을 주문했다.

영어 아닌 독일어로 주문하면 서버가 독일어로 응대하는 건 당연한 것이나 한국에서 왔다 하니 독일어와 함께 어마어마한

한국어를 쏟아낸다. '안녕, 맥주, 언니, 형님' 이러면서 매우 신나고 아주 재미나게.

 

Sparerib
Tiroler Groestl

우리의 Strandcafé만은 못하지만 Sparerib이 나쁘지 않았고 Tiroler Groestl은 아주 맛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하고 유쾌한 서버 덕분에 인스브루크에서의 멋진 추억을 하나 더 추가했다.

내일은 우리의 영혼을 두고온 도시, 빈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