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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22 빈

9월 1일 (목) 후 : 안녕, 잘츠부르크

상트길겐에서 잘츠부르크로 가는 버스 안에서

2시, 상트길겐을 떠나 다시 잘츠부르크로 간다.

150번 버스에서 하차한 정류장은 린저 가쎄 근처에 있는 Hofwirt 호텔 앞이다.

종점인 기차역에서 내려서 역과 구시가를 오가는 것보다 이곳에서부터 구시가를 들른 후 역으로 가는 편이 낫다.

게다가 Hofwirt 호텔은 2014년 아들과 둘이 여행할 때 묵었던 곳이니 오, 제법 반갑다.

 

린저가쎄 Linzer Gasse
린저가쎄 (Gasse 뜻은 골목길)

하늘 푸른 린저 가쎄엔 레스토랑 Alter Fuchs(늙은 여우)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8년 전 아들과 저녁식사를 한 곳.

지친 몸을 잠시 쉬러 잘자크강이 멀지 않은, 린저 가쎄 끄트머리에 위치한 야외 레스토랑에 앉았다.

우린 멜랑쉬와 미네랄워터만 마셨지만 가게를 시작한 지 600년이나 된 곳이란다.

 

린저가쎄 부근
린저가쎄 부근 레스토랑

린저가쎄 끄트머리는 잘자크강과 이어지고 다리를 건너 골목길을 따라 걸으면 간판이 예술인 게트라이데가쎄다.

모차르트 생가도 있는 이 거리에선 옛날 문맹자들을 위한 멋드러진 간판들이 향연을 벌이고 있다. 

 

게트라이데가쎄 Getreidegasse
게트라이데가쎄

게트라이데가쎄 남쪽의 잘츠부르크음악제 공연장 가는 길엔 과거 대주교의 마차를 끌던 말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

잘츠부르크와 잘츠카머구트가 배경인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에도 등장하는 곳.

 

말 물 먹이던 곳
카페 토마셀리

3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유명카페 토마셀리 앞 작은 광장을 지나면 바로 레지덴츠 광장으로 이어진다.

그곳엔 화재로 두 차례나 재건-입구에 건립 연도-된 바로크 양식의 잘츠부르크 대성당이 있는데, 셀 수 없이 들어갔던 곳이라

이번엔 입장하지 않았다.

 

잘자크강
미라벨정원 (메인정원 옆 작은정원)
미라벨정원 (메인정원 옆 작은정원)

골목골목을 걷다보면 다시 만나는 잘자크강.

강변의 5성급 사허호텔도 근사하고, 높이 솟은 호헨잘츠부르크 성채는 멀리서도 위엄차다.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서 미라벨 정원 옆 작은 꽃밭 벤치에 한참동안 앉아있었다. 

사방을 둘러싼 푸른 이파리들과 꽃 무더기 덕분에 눈은 물론 머리까지 맑아지는 것 같다.

 

호헨잘츠부르크와 미라벨정원
호헨잘츠부르크와 미라벨정원

구시가의 잘츠부르크 대성당과 호헨잘츠부르크가 한눈에 잡히는 미라벨 정원의 시작점.

정원의 잘 가꾼 나무들, 수십만송이 꽃, 정원을 호위하는 조각상, 유니콘 청동 분수는 미라벨 궁전과 어여쁜 조화를 이룬다.

이곳도 많이 알려진 대로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공간적 배경이다.

 

기차 출발까진 시간이 꽤 남아있지만 잘츠부르크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역 앞 버거킹에서 햄버거와 콜라로 간단한 식사를 하는데 오랜만에 먹는 햄버거라 그런지 맛있다,

 

잘츠부르크 중앙역

오후 7시 22분, 열차는 빈 서역으로 향한다.

아침과는 달리 북적이고 시끄러운 기차 안, 피곤한데도 잠을 잘 수가 없다.

우린 종착역인 서역까지 가지 않고 Hütteldorf역에 내려 U4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21,000보 이상 걸어서 고단하지만, 기쁘고 반가웠던 하루.

매일 축배 중이지만 특히 오늘 같은 날, 축배를 빼놓을 순 없다.

오랜 후에도 추억이 될 시간이길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