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표류/2023 포르투·리스본

4월 9일 (일) : 포르투의 휴일

Manteigaria

히베이라와 가이아를 거닐었던 전날의 피로가 많이 남은 일요일.

새벽 안개까지 낀 날이니 이곳에서도 일요일은 쉬엄쉬엄 쉬면서 지나야 할 듯하다.

 

 

Manteigaria
Manteigaria
Manteigaria

든든한 한식으로 아침을 채웠으니 오늘도 에그타르트를 채워볼까.

다른 카페와 맞대어 자리한, 볼량 시장 옆 만테이가리아에서 주문한 나타와 에스프레소를 들고 협소한 실내 대신 바깥 벤치에 앉았다.

이곳 Nata는 파브리카나타보다 단맛이 강하고 계란노른자의 풍미가 덜 느껴진다.

 

 

산타카타리나 거리
산타카타리나 거리

휴일 오전의 산타카타리나 거리는 다른 때보다 덜 북적여 산책하기에 아주 그만이다.

느슨해진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진열장을 구경하고는 'porto'라 새겨진 사소한 기념품을 구입했다.

 

 

포르투갈 대표 먹거리 정어리 캔 & 포르투갈 설화 속에 등장하는 수탉 기념품

여기저기 쏘다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경찰 두엇과 몇몇 사람들이 주차된 차량들을 가리키며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하고 있다.

알고보니 도로 주차 공간에 세워진 스페인 번호판을 단 승용차 3대의 유리창이 모조리 파손되어 있었다.

자국을 식민지로 삼았던 특정 국가에 대해 악감정이 있거나 국수주의적 사고를 가진 자의 소행이었을까.

 

 

달콤한 휴식 후 오후.

감사하게도 여행 기간 내내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매일 맑은 날씨를 선사해 주는 포르투.

 

 

포르투 시청사
볼량 시장(왼쪽)
볼량시장의 헤르메스

포르투 시청사 쪽을 걸어 돌아 파브리카나타 볼량에서 Nata를 포장하고, Malvón에선 우리나라 만두처럼 생겼으나 우리 만두 맛은 아닌

Empanadas 중 치즈맛을 골라왔다.

시장기가 도는 시간이 아닌데도, 나타는 물론 엠파나다도, 하다못해 못 생긴 포르투갈 빵도 모조리 다 맛있다.

서울에선 일정량을 넘으면 속 부대끼는 빵-나름 빵순이-인데, 유럽 땅에선 빈이든 포르투든 매일 먹어도 속이 잔잔하니 천생 유럽 체질이다.

 

 

너무나 맛있는 포르투갈 전통빵(?)

비빔막국수를 만들고 올리브를 곁들여 포트와인과 흑맥주 잔을 들었다.

그 빛깔마저 영롱한 포르투의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