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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24 로마·피렌체·볼차노·빈

대한항공 프레스티지클래스

2024년 8-9월 여행의 항공편은 대한항공 프레스티지클래스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걸어둔 대기예약이 풀리지 않고 있던 어느 날,

인천-로마&빈-인천 노선에 1자리씩 누군가 취소한 듯한, 날짜마저 환상적인 좌석이 출현했다.

 

즉시 남편의 마일리지항공권을 예약-남은 마일리지로는 비즈1인만 가능-했고

내 이름으론 일반 항공권을 예약하여 좌석 지정까지 모두 마무리.

1개월 후쯤 내 항공권 가격이 인하된 것을 발견하여 취소 재예약 과정을 거치니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직항치고는 꽤 착한 가격이다.

 

2019년 여름,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에 탑승한 적이 있으나

그땐 에어프랑스공동운항으로 파리까지 KAL을 탑승한 후 환승하여 뮌헨까지 가는 여정이었고

대한항공 프레스티지클래스 직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층으로 이뤄진 거대한 A380으로 움직였던 그때는

2층 전체가 94석이나 되는 프레스티지클래스라 아늑하지 않고 어수선했으며

승객 수에  비해 승무원이 적어서 승무원은 바빠보였고 따라서 서비스도 더뎠다.

https://stelala.tistory.com/15920251

 

 

인천공항 2터미널 대한항공프레스티지 체크인카운터
대한항공 프레스티지라운지 West

대한항공을 비롯한 스카이팀이 주로 사용하는 인천공항 2터미널엔

대한항공 프레스티지클래스 전용 체크인카운터가 별도의 공간에 마련되어 있는데,

여행 비수기가 아님에도 쾌적하고 신속한 수속이 가능했다.

 

프레스티지라운지 West는 음식 가짓수는 여러 번 가본 아시아나라운지보다 많았으나

넓은 공간임에도 북적거리는 분위기-이 날만 그런 건지-였다. 

 

인천발 로마행 KE931 (B777-300) 10H,10J
프레스티지클래스 어메니티

B777-300기종의 로마행 KE931편 프레스티지 좌석은 2-3-2 배열로,

일등석 뒤편에 프라이빗하게 7-8열이 14석 자리해 있고

프레스티지 전용 공간에 9열부터 15열-대부분의 항공기엔 13열 없음-까지 42석이 있다.

 

좌석 형태는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중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프레스티지스위트가 아닌

프레스티지슬리퍼 좌석이다.

좌석은 풀플랫이 되긴 하지만 자리 끝부분이 떠 있는 구조라 살짝 아래로 처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누워있거나 수면을 취할 때 불편하거나 확연히 인지될 정도는 아니다.

 

어메니티는 5년 전과 완전 똑같은 베이지색 파우치 안에

아뜰리에코롱에서 만든 핸드크림, 바디로션, 립밤이 들어있고

1회용 칫솔치약, 수면안대, 빗, 구두주걱 등이 포함되어 있다.

 

첫번째 기내식 전식 : 관자와 브로콜리크림수프, 빵
첫번째 기내식 후식1

웰컴드링크에 이어, 30분쯤 늦어진 이륙으로 에피타이저-구운토마토-가 이륙 전에 서빙되었으며

점심식사에 해당하는 첫번째 기내식은 이륙 후 30~40분 후 바로 제공되었다.

 

브로콜리 크림수프와 관자는 괜찮았으나 안심스테이크는 평범 아니 별로였다.

역시 기내식은 한식이 진리인가. 

후식으로 나온 과일과 치즈도 나쁘지 않았고 하겐다즈아이스크림과 커피도 괜찮았다.

나중에 간식으로 제공된 육포와 시리얼바도 맛있었다.

 

라면 : 떡과 물만두 포함
두번째 기내식 본식 : 광어 요리

5시간쯤 비행했을 때 사방에서 날아오는 라면 냄새에 혹해 라면을 하나만 요청했고

나는 남편 앞에 놓인 라면을 작은 그릇에 덜어 몇 젓가락을 먹었다.

 

그러나 첫번째 기내식 후 살짝 답답하고 메슥거리던 속이 라면을 먹은 후 더 나빠졌고

로마 시각으로 오후 5시에 나누어준 식사를 거의 먹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지어 사전 주문을 했던, 메뉴판에 있지도 않은 광어 요리였는데 말이다. 

다행히도 친절한 승무원이 건네준 소화제를 먹은 후 속이 편해졌다.

 

비엔나공항 라운지 입구
비엔나공항 라운지 입구

9월 9일, 비엔나공항의 대한항공 체크인카운터는 출발시각 3시간 10분 전에 오픈했다.

프레스티지 카운터도 한산했고, 작년 5월과는 달리 이코노미 카운터 앞의 줄도 많이 붐비지 않았다.

빈 공항에서는 오스트리아항공-스타얼라이언스인데 왜-라운지를 이용했는데,

공간도, 자리도 여유가 없어서 쾌적하지는 않았다.

 

비엔나발 인천행 KE938 (B777-300)
비엔나발 인천행 KE938 (B777-300) 10H,10J

빈에서 출발한 KE938도 B777기이고 좌석 역시 2-3-2 배열의 프레스트지슬리퍼다.

70~80% 탑승했던 8월 12일의 로마행과는 달리 탑승률이 반도 안 되는 듯하다.

특히 복도쪽 3자리 좌석은 혼자 앉아있거나 다 비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승객이 적은 덕분인지 승무원들도 좀더 여유로워 보였다.

 

첫번째 기내식 본식 : 비빔밥과 북엇국(국은 촬영 후 제공)
첫번째 기내식 후식1

이륙 40~50분 후 첫번째 기내식이 제공되었고 비빔밥을 선택했다.

훈제연어샐러드는 깔끔했고 비빔밥과 북엇국은 조화롭게 맛있었으며

이어서 제공된 치즈와 과일, 아이스크림과 커피도 무난했다.

 

서울시각 오전 9시에 라면을 요청하여 남편과 나누었는데,

역시 하늘에서 먹는 라면은 맛있다.

 

10시쯤 제공된 두번째 기내식 중 나는 죽을, 남편은 에그스크램블을 골랐다.

특히 스크램블과 함께 나온 크루아상이 맛있었고 이후 나온 과일도 괜찮았다.

한참 후에 간식으로 맛밤을 요청했는데 음, 별맛 없었다.

 

라면 : 새우 포함
두번째 기내식 : 죽
두번째 기내식 : 에그스크램블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친절함과 세심함은 어느 항공사와도 비교불가다.

덕분에 즐겁고 편안한 비행이었으나

외항사 승무원들과는 달리 자연스레 또는 학습을 통해 체득된,

환한 표정과 섬세한 몸짓은 깊디깊은 감정노동이다.

 

그리고 프레스티지클래스에서 2-3-2 배열은 없어져야 할 구조다. 

시간 흘러 B777이 퇴출되면 가능할지도.

아니 신형항공기에 또다른, 비즈니스클래스답지 않은 구조가 또 나올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