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사랑과 미움이 저리게 만나는
아픈 길목
아무 까닭도 없이
때론 누군가
내 여린 발목을 걸고
지쳐 굽어진 등을 누르고
고단한 영혼을 휘젓는다
산다는 것은
견디어내는 것
이길 자도
이겨낼 자만도
그 아무 것도 없는데
견디어내라는
마음겹고 쓰라린 주문만
끝없이 되풀이 되는 것
산다는 것은
그러나 살아지는 것
그리고 살고 싶은 것
내가 만드는 찬란한 진주와
그것이 선사한 환희와
그 안에서 찾아낸 파랑꽃
피동에서
영롱한 능동이 되는 것
산다는 것은
그래도 사랑하는 것
눈물 자국보다
허약한 미소가
소망일 수 밖에 없음을
누군가 뜨겁게
찾아주기를 바라는 것
산다는 것은
어스레히 어스레히
알아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