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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24 베니스·로비니·비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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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월) 2 : 코레르 박물관의 두 여인 두칼레 궁전을 거침없이 살라버리고 나니 딱 정오다.산마르코 광장을 가로질러 코레르 박물관 입구에 도착했고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 계단을 올라 1층에 자리한 코레르박물관 카페에 앉았다.산마르코광장에서 산마르코대성당과 멀리 마주한 이곳은 고풍스러운면서도 깔끔하고, 우리의 바람대로 한적했다.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코레르 카페에서 탄산수, 까르보나라 파스타, 라자냐를 주문했고 식사 후엔 카푸치노와 디저트를 요청했다.모두 무난히 맛있었고, 무엇보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여서 정말 좋았다.육신을 채웠으니 또 마음을 채우러 코레르 박물관으로 행차해 볼까. 코레르박물관 건물은 베네치아를 점령한 나폴레옹이 원래 건물을 부수고 나폴레옹윙이라 불리는 이곳을 만들어 집무실로 사용했고,베네치아가 오스트리..
4월 8일 (월) 1 : 두칼레 궁전 속 천국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고 커피에 포카치아를 곁들인 후 8시 20분, 산마르코로 향한다.아주 천천히 걸어서 아카데미아 다리를 건너고 베네치아의 좁은 거리와 다리들을 건너 산마르코 광장에 이르렀다.아침 하늘은 흐리지 않고 광장엔 여행객들이 꽤 많다. 9시 20분, 다른 때와는 달리 내부입장권을 예약하지 않은 우린 두칼레 궁전 입구-운하쪽-의 현장 구매줄에 섰다.두칼레궁전 입장권-코레르,마르차나 포함-은 30일이전 온라인 예약시 5유로 할인된 25유로이고, 30일이내 예약이나 현장구매는 30유로다.생각보다 현장 구매줄은 길지 않았고, 보안 검색대를 거쳐 두칼레 궁전의 넓고 멋진 중정으로 들어섰다. 두칼레 궁전 자리엔 810년부터 베네치아공화국위원회들과 도제의 사무공간이 있었고, 1340년에 베네치안고딕 양식-중..
더하기2 : 아카데미아의 신화 예술의 영원한 소재이자 영감인 그리스 신화는 유럽 어느 도시에서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베네치아 아카데미아에서는 성화들을 보느라신화 소재 작품-성화보다는 작품 수가 훨씬 적음-을 많이 놓친 아쉬움이 남는다.그리스 신화를 그린 회화는 성화에 비해 소박하게 작은 편이다.  베네치아의 화신이 영웅 헤라클레스와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로부터 경배를 받고 있다.이곳은 신들의 공간인 천상의 올림포스일까.  지하세계에 사는 저승신 하데스는 페르세포네를 납치해서 아내로 삼아버리고신들의 중재로 시간의 반은 지하에서, 반은 지상에서 살게 된다.페르세포네는 씨앗이고 그녀의 어머니는 데메테르다.  오르페우스는 독사에 물려죽은 아내를 찾아 저승으로 가 에우리디케를 구해내지만지상으로 완전히 나올 때까지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
더하기1 : 아카데미아의 긴 성화 산 지오베 성당의 주 제대화였다.중앙엔 성모자가, 왼쪽엔 프란치스코와 세례자 요한 그리고 욥-지오베-이 있고오른쪽엔 도미니코와 세바스티아노와 성 루이를, 하단엔 연주하는 천사들을 그렸다. 그림 배경은 성당 구조물이 그림 안으로 확장되는 것처럼 그려졌으며 삼각구도와 색채가 멋스럽다.  아르메니아에서 반란군과 전투를 벌였던 만 명의 로마병사들이 배신을 당해아라라트산에서 십자가형에 처해진 이야기를 구현했다.배경과 대상을 구체적으로 세세히 묘사했다.  성 베드로와 성 안드레아 사이에 그리스도가 배치되어 있다.세상을 구원하고 이야기를 전달할 새로운 사도-제베데오 아들인 야고보와 요한-를 만나는 일화를 표현했다.  흰색과 푸른색의 차가운 톤으로 구성된 그림이다.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지 않는 성 토마스가 성흔을 확인하..
4월 7일 (일) :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또 새벽 2시반에 눈을 떴고 한참을 뒤척이다 알람 울린 6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곡물빵과 어젯밤의 산물인 피자로 이른 아침식사를 한 후 안개 옅은 7시 40분,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향한다. 미술관 앞엔 아무도 없고 입장 시각까진 여유가 있어서 아카데미아 다리에 올랐는데, 대운하의 짙은 안개로 살루테 성당이 사라져 버렸다. 오전 8시 15분, 아카데미아 미술관 출입문이 열리고 대기줄 3-4번째에 섰던 우린 빠른 순서로 입장했다.4월 첫째 일요일이라 무료 입장이었지만 안쪽 티켓부스에서 무료 티켓을 받았고 전시실 입구에서 직원이 티켓 확인을 했다.  계단을 올라, 다면화가 주를 이루는 1층 1전시실. 공정의 칼과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은 당당하다.강력한 물리력과 판단력을 지닌 미카엘 대천사와 수태고지의..
4월 6일 (토) : 스콜라 산로코의 틴토레토 새벽 2시에 깨어 두어시간 뒤척이다 7시에 기상하는 시차부적응은 오늘도 이어진다. 검은곡물빵, 계란프라이, 버섯버터구이, 샐러드, 우유, 살구주스로 조식을 챙겨먹고 나갈 준비를 하던 8시반, 초인종이 울렸다.쓰레기와 재활용품 내어놓을 때를 알려주기 위해 청소미화원이 울리는 벨소리다. '스콜라그란데 디 산코로'로 향하는 아침 9시, 2019년에 뱅크시가 그려놓은 ' The Migrant Child'를 만났다.물과 바람에 씻겨 많이 옅어졌지만 벽화 속 아이의 눈빛과 애절함은 옅어지지 않았다. 오픈 시각-9시반-보다 일찍 다다른 Scuola Grande di San Rocco 앞엔 이미 입장 대기자들이 많다. 토요일이라 그런가.그러나 스콜라 산로코의 출입문은 약속된 오픈 시각을 넘겨 9시 40분에야 열렸고 실..
4월 5일 (금) : 산마르코 그리고 아르세날레 두어 번 잠에서 깨다자다를 반복하다가 오전 6시가 넘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행 첫날부터 베네치아행 항공기 지연과 캐리어 파손 문제로 삐걱대긴 했으나 컨디션이 그다지 나쁘진 않다. 공수해 온 한식 거리로 아침식사를 챙긴 후 8시반, 베네치아 본섬 도르소두로 지역에 위치한 숙소를 나섰다.2004년 7월 당일치기, 2019년 2월과 2020년 1월엔 각 4박씩, 작년 2023년 5월 2박을 했고, 이번 2024년 4월엔 여행의 시작과 끝에 각각 7박과 2박 동안 머물게 되는 베네치아 여행이 난 5번째다. 남편은 2004년, 2019년에 이어 3번째 맞는 베네치아다.  날이 맑진 않아도 비가 내리지는 않으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숙소 앞 드넓은 산타마르게리타 광장을 지나 처음 마주한 운하에서 '주먹의 다리(Po..
4월 4일 (목) : 베네치아로 날다 또 가니, 이번엔 어디 가. 어디긴 또 유럽 어느 동네지. 우리의 행선지는 늘 한결같다. 큰녀석에게 작은녀석-강아지-를 맡기고 떠나는 걸음이 아주 가볍다.올 2-3월에 수없이 반복-예년보다 자주-되던 루프트한자의 파업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고, flightradar24로 확인한 바 기체 결함으로 인한 결항이나 지연 없이 프랑크푸르트를 출발한 LH712은 인천공항을 향해 순항 중이었다. 이른 아침 공항버스에 올랐고 출근시간에 맞물린 올림픽도로는 정체되었으며 인천공항 1터미널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온라인체크인-비즈니스석 탑승 땐 하지 않음-을 미리 하지 않고 비즈니스클래스 카운터에서 10분 만에 수속을 완료하였으나보안검색대엔 여행 성수기처럼 엄청난 인파가 기다리고 있다. 여러 번 와 본 아시아나항공 비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