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424) 썸네일형 리스트형 1. 19 (일) : 콜로세움 그리고 캄피돌리오 로마 아파트는 베네치아나 피렌체 아파트에 비해 침실이 크고 침대 수가 많다. 침실 하나엔 더블침대가, 다른 두 개의 침실엔 모두 더블침대 하나, 싱글침대 둘이 배치되어 있다. 피렌체에서 소파베드를 썼던 난 독방살이에 당첨되었고 다른 두 침실에 2명 그리고 3명이 묵게 되었다. 청색 물감을 분사한 듯 기분 좋게 맑은 날. 숙소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고대 로마의 가장 위대한 건축물이며 로마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 중 하나인 콜로세움으로 간다. 콜로세움은 입장 인원 제한이 있어서 통합입장권-콜로세움, 팔라티노, 포로로마노-을 은후배가 미리 예약했는데, 그 덕에 예약 입장줄에서 오래지 않아 검색대를 통과해 콜로세움 내부로 입장했다. 고대 로마 건축 기술의 집약인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은 서기 80.. 1. 18 (토) : 피렌체에서 로마로 산타마리아노벨라역으로 향하는 동안 , 아침 내내 내리던 비가 거의 그쳤다. 9시 28분에 승차한 Italo 기차, 그런데 객차 통로가 앞뒤로 꽉 막혀 예약 좌석까지 이동할 수가 없다. 우리처럼 피렌체에서 승차해 통로에 서 있던 이탈리아 남자가 정말 불같이 화를 내며 기차에 승차할 때는 뒤쪽에서부터 승차해야 한다며 소리를 지른다. 승차가 뒤쪽이면 하차는 앞쪽이고 일방통행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여행자들도 대기 장소에서 가까운 출입문으로 타다보니 의도치 않게 객차 통로를 막아버렸다. 복잡한 와중에 미안함을 전하며 차근차근 해결하여 좌석까지 무사히 이동 완료. 지금껏 유럽 기차를 여러 번 탔지만 이같은 경우는 처음 겪었다. 이제까지는 승객이 적은 기차를 주로 타다 보니 운이 좋았던 것인지. .. 1. 17 (금) : 미켈란젤로 광장과 아르노강 구름도 많고 여유도 많은 아침. 종일 자신의 색깔대로 피렌체를 즐기는 날이다.난 가장 늦게까지 숙소를 지키고는 10시에 길을 나섰다. 오늘 첫 일정은, 다비드가 있고 피렌체의 전경이 조망되는 미켈란젤로 광장.숙소 앞 아르노강의 카라이아 다리에서 쉬리선배, 은후배와 만나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운행 시간을 지키지 않는 12번 버스에 올라 15분쯤 후 도착한 미켈란젤로 광장은 온통 잿빛이다. 사진 찍기 좋고 전망 멋진 장소를 한국 패키지팀이 차지하여 휩쓸고 가면 바로 다른 한국 패키지팀이 채운다.그들은 버스에서 내려 사진만 찍은 후 버스에 오르고, 다른 팀이 또 버스에서 내려 같은 곳에서 같은 사진을 찍는다.그렇게 두세 팀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우리에게 피렌체 전망이 허락되었다.하늘은 잠깐씩만 햇살을 뿌릴 뿐 .. 1. 16 (목) : 한겨울의 아씨시 아직 어둠이 남아있는 맑은 아침, 서둘러 숙소를 나선다. 아르노강의 다리를 건너 기차역까지 걷는 몸과 마음이 아주 가뿐하다. 8시, 아씨시로 가는 Trenitalia에 올랐다. 피렌체에서 아씨시역까지는 걸리는 시간은 기차로 2시간 30여분. 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아씨시의 상징인 프란체스코 수도원으로 움직인다. 정류장에서 전망 좋은 수도원까지, 인적 없어 고요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음미하며 오른다. 수도원의 성프란체스코 성당은 내부 촬영금지. 개성 있는 내부와 독특한 십자가 걸린, 오래 머문 성당엔 정적만이 흐르고 있다. 수도원의 기념품샵에 들러 남편-카톨릭신자-을 위한 몇 가지를 구입했다. 피렌체와 아씨시 담당인 수선배가 준 자료만 슬쩍 쳐다봤을 뿐, 난 이곳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프란체스코 수도원이.. 1. 15 (수) 후 : 피렌체 구시가 난 여행하면서 걷기는 좋아하지만, 계단과 언덕은 내게 치명적이기에 꽤 꺼린다. 그래서 좁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두오모 성당의 쿠폴라와 조토의 종탑은 처음부터 내 계획에 없었다. 다들 조토의 종탑에 간 사이, 조금 일찍 누리는 자유는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을 한바퀴 둘러보면서 시작되었다. 피렌체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배경이 된 도시다.두모오 성당에서 주변으로 난 도로 중 'Via del Servi'를 따라 걸으면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광장이 나오는데, 그 초입이 바로 '냉정과 열정 사이'의 포스터에 등장하는 곳이다. 기마상과 두오모 돔과 양편의 붉은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그곳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포스터 속 남녀 주인공, 누구든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보이는 두오모의 색.. 1. 15 (수) 전 : 우피치 미술관 투어 피렌체 아파트의 단점은 두 가지다. 출입문 열쇠가 하나밖에 없는 것, 또 3개의 침실에 있는 더블침대 중 두 개가 더블보다 너비가 좁은 세미더블이라는 것이다. 아르노강이 가까운 점,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점, 리모델링으로 실내가 깔끔한 점, 2개의 화장실에 샴푸와 비누가 비치된 점, 식기가 잘 갖춰진 점, 세탁기와 식기세척기가 있는 점은 모두 장점이다. 난 이곳의 단점인 좁은 침대 대신 거실 소파를 선택했다. 소파베드라 널찍해서 취침용으로도 최적. 오늘 오전엔 우피치 미술관 투어가 예약돼 있어 8시 10분에 길을 나선다. 투어 예약은 내가 했지만, 내 담당인 베네치아 여행을 다 마쳤기에 피렌체부터는 좀더 가볍게 다닐 수 있다. 우피치 투어는 여행 카페에서 인기 있는 인디고트래블에 신청했다. 투어를 받지 .. 1. 14 (화) : 베네치아에서 피렌체로 늦은 과음 덕에 몸을 일으키기 살짝 버거운 아침, 베네치아의 마지막 일정이 기다린다. 오전에만 여는 리알토 수산시장을 가보기로 한 것. 어제 들렀다면 해산물을 구입해 맛난 요리를 해먹었겠지만 오늘은 이 도시를 떠나는 날이니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식전부터 서둘러 도착한 수산시장이 조용하고 고요하다. 너무 이른 시각인지 문 연 가게도 적고, 흥정하는 손님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판매대 위의 생선과 해산물이 우리나라 시장의 그것들과 다르지 않아 친근하다. 리알토 수산시장엔 해산물도 싱싱했지만 과일과 꽃도 아주 화사하다. 빛깔이 곱고 예뻐서 눈길을 사로잡더니 게다가 착하기까지 한 꽃값. 시장을 등지고 바라보는 새벽 대운하의 분위기가 촉촉해서 참으로 근사하다. 숙소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챙긴 후 10시.. 1. 13 (월) : 리도 그리고 산마르코 베네치아 여행 내내 날이 참 좋고, 오늘은 자몽과 오렌지가 있어 상큼하기까지 한 아침이다. 그제 오픈시각을 비껴 다다르는 바람에 내부를 외면했던 산타마리아델라살루테 성당이 첫 행선지다. 1번 바포레토 타고 살루테 선착장 도착. '아카데미아 다리 위에서 보는 살루테 성당'은 베네치아를 소개하는 사진이나 영상에 단골로 등장하는 광경인데, 그 정경은 그제 보았으니 오늘은 페스트를 구원한 살루테만 보는 걸로. 은은하고 푸른 팔각형 돔 아래 숨겨진 살루테 성당은 늘 장엄하면서도 온화하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새기며 예수의 제자상을 마주했고 티치아노와 틴토레토의 제단화를 만났다. 선택의 기로였던, 1번 바포레토의 종착지인 리도섬엘 다함께 가기로 했다. 베니스 영화제가 개최되는 곳이고 또 베네치아 섬들 중 유일하게..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