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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월) : 다시 베네치아 주데카 오늘은 이번 여행의 시작점이자 종착지인 베네치아로 가는 날이다.아침 6시도 되기 전에 눈이 떠졌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반찬과 간식거리를 다 털어 밥과 후식을 먹고 커피도 마셨다. 정리를 마치고 짐을 꾸린 후 내다버릴 쓰레기까지 모두 들고는 오전 9시 20분, 마지막 비첸차 산책에 나선다. 이른 아침에 잠시 내리던 비가 그친 다음, 구시가는 부쩍 서늘해졌다.'코르소 안드레아 팔라디오'라는 거리명처럼 바실리카 팔라디아나 옆 안드레아 팔라디오 조각상이 있는 피아제타-광장으로 연결되는 작은 공간-의 명칭도 '피아제타 안드레아 팔라디오'다. 사흘간 꽃으로 덮였던, 오늘은 음습한 시뇨리 광장엔 나흘 전 밤에 우리를 엄습했던 엄청난 광경이 다시 나타났다. 바실리카 팔라디아나의 열주와 회랑, 높은 두 기둥에 올라선 날..
4월 21일 (일) : 팔라디오의 로톤다 7시에 눈을 떴으나 자리 털고 일어난 시각은 오전 8시, 계란북엇국과 감자조림과 요거트로 하루를 시작한다.비첸차 숙소에는 캡슐커피머신과 이름모를 커피캡슐이 준비되어있는데, 캡슐커피가 너무 맛이 없어서 그저께 오후에 illy 캡슐을 구입했다.역시 실패없는 illy,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도 일리커피는 아주 맛있다. 10시 40분 넘어 길을 나섰다. 일요일인 오늘 오전엔 숙소 근처에 있는 팔라디오 건축물들을 둘러보려 한다.팔라디오가 지은 Palazzo Civena는 강 옆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마침 강에서 카약인지 카누인지 경주를 벌이고 있다.다리 위에서, 꼴찌 그룹에 포함된 선수들을 향해 관중들은 박수를 치면서 응원을 하고, 우리도 손을 흔들어 그들의 노력을 지지했다. 팔라초 치베나는 궁전이라..
4월 20일 (토) : 산타코로나와 키에리카티 오전 8시, 식탁에 오른 메뉴는 무려 유부초밥과 아스파라거스수프, 올리브와 오이무침이다.토요일 아침, 9시반 넘어 우선 시뇨리 광장으로 향한다. 시뇨리 광장엔 어제처럼 꽃들이 광장을 뒤덮고 있다.어제 우린 시뇨리 광장에 있는 '바실리카 팔라디아나'에 입장을 하긴 했는데, 회랑과 테라스 그리고 바실리카로 추정되는 공간의 외벽만 보았을 뿐 건축물 중심에 있는 바실리카엔 들어가지 못했다.어디에도 입구가 없었고 막연히 공개하지 않나보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정확한 영문은 알고 싶었기에 오늘이라도 문의를 해야 했다. 남편이 직원에게 물어보니 바실리카 공간은 존재하지만 늘 전시회장이나 행사장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바실리카 팔라디아나 입장권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전시회 티켓을 구입해야만 입장 가능하다고 한다. 아니 그럼..
4월 19일 (금) : 팔라디오가 만든 세계 7시반 넘어 기상한 비첸차에서의 첫 아침.어젯밤 침실 히터 밸브를 다 열었으나 저녁 늦게 꺼진 히터는 새벽이 되어서야 따뜻해졌다. 이동식 히터를 켜서 춥진 않았지만, 난방 가동시간을 외부에서 조절하는 시스템이라면 밤엔 켜고 아침에 끄는 게 맞지 않을까. 비첸차 숙소는 0층 공동출입문 안에 다른 집 출입문과 우리 숙소 문이 있고, 거실 창은 바깥 도로-좁지만 버스 다님-와 바로 접해있기에 거실 소파나 식탁에 앉아있으면 외부 소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우린 불규칙한 음향에 예민하지 않기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았다.공수해온 즉석밥이 고갈되어서 냄비밥을 지었고 짜장과 미역국, 볶음김치는 아침 메뉴가 되었다. 오늘 일정은 비첸차 뮤지엄 4티켓을 구입하여 테아트로 올림피코와 바실리카 팔라디아나를 입장 관람하는 것이다...
4월 18일 (목) : 머나먼 비첸차 새벽 취침으로 유난히 기상이 힘든, 로비니를 떠나야 하는 아침이다.냉장고에 있는 계란과 야채를 다 털어 간단 식사를 한 후, 남은 곡물식빵으로 점심이 돼줄 치즈토스트를 만들었다.캐리어를 다 꾸리고 로비니 바다를 한번 더 둘러보려 9시반, 밖으로 향했다. 로비니에서의 마지막 아침, 구름이 하늘을 잔뜩 뒤덮고 있다.눈부신 일출을 보았던 남동쪽 바다는 흐린 날에도 뷰포인트답게 아름다운 정경을 보여준다. 지난 일요일에 우리가 탔던 유람선엔 기대감을 한껏 안은 승객들이 승선 중이다.저기 남쪽 포구엔 어부들이 작업하는 어선 몇 척이 있는데, 셀 수 없는 갈매기떼가 어선 주변을 뱅뱅 날고 있다.10시가 안된 시각인데도 한국패키지 여행객을 비롯하여 현장학습 나온 고등학생들 그리고 백인실버패키지 여행객까지 다들 분주하다..
4월 17일 (수) : 로비니, 디어마이프렌즈 새 지저귀는 소리가 우리 강아지 소리처럼 들리는 아침, 녀석이 꽤나 보고 싶은가 보다.대구해물조림과 아직도 남아있는 깻잎, 진미채 그리고 로비니표 샐러드까지, 아주 푸짐한 아침식사를 했다. 10시, 로비니 버스터미널 앞을 지나 구시가 남동쪽 바다로 나갔다.매일 보아도, 자꾸 보아도 처음 본 듯 아름답고 눈부신 바다 광경이 시야에 담긴다. 내일이면 아니 모레면 그리워질 바다. 햇살은 뜨겁지만 어제처럼 바다 바람이 꽤 강하다. 이쪽 바다와 이어진 골목길엔 처음 들어와 보았다. 여긴 더 호젓한 분위기. 오전인데도 바람 타고 장작 태우는 향이 날아온다.골목을 걷다가 다른 길로 들어서고 또 다른 길로 돌아나오니 숙소 근처 넓은 도로에 이른다.이렇듯 길은 늘 다른 길로 뻗어 연결되고 우리 삶의 여정도 항상 이어져 ..
4월 16일 (화) : 아름답고 푸른 로비니 우리의 소울푸드인 비빔밥과 된장찌개로 속을 든든히 챙긴 아침, 하늘이 잔뜩 흐리다.커피와 요거트까지 잘 거두어먹은 후 10시반, 루프트한자에서 보내온 이메일-캐리어 파손 관련-에 답장을 했다.'감빵생활'을 시청하고, 서울를 지키는 아들 그리고 친구들과 안부를 주고 받으며 오전 내내 계속 널브러져 있다.점심 식전에 푸딩과 빵을, 점심 본식(?)으로 육개장칼국수에 흑미밥까지 먹고 나서야 일정을 시작한다. 오후 2시, 흐린 하늘이 조금씩 개기 시작한다.구시가와 그곳에서 보이는 아드리아해가 오늘 1차 산책 코스다.일요일엔 문을 닫았던 바다 둘레길의 샵들이 저마다 개성 어린 꾸밈새와 디스플레이를 보여준다. 맨 바다도 좋고, 잔뜩 장식한 틈새가 주는 바다도 좋다. 이젠 완전히 쨍하고 햇살 가득 맑아진 날씨.1시간을..
4월 15일 (월) : 고대도시 풀라 갈매기 소리 울려퍼지는 맑은 아침이다. 9시 20분, 숙소를 나서 로비니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마침 딱 휴게시간이란다.창구 앞에 줄을 서서 잠시 기다렸고 다시 오픈한 9시 45분, 가장 먼저 풀라 가는 버스 티켓을 발권했다.왕복으로 티켓을 구입했더니 25% 정도 할인됐고, 오늘 안에 풀라를 언제든 오갈 수 있는 승차권이라고 한다. 10시에 출발한 풀라행 버스 안에 승객이 그득하다.로비니에서 이스트라반도 남쪽 끝에 위치한 풀라 가는 길, 하잘것없고 밋밋한 들판만 잇따르고 있다.10시 45분, 로비니에서 남쪽으로 35km 떨어진 풀라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로비니처럼 이스트라주에 속한 Pula는 기원전 2세기, 로마에 정복되었던 터라 고대로마 유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있다. 풀라 버스터미널에서 원형경기장-아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