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8 (화) 후 : Le fer rouge에서
어제와는 달리 시장 건물을 에워싼 모든 것들이 흐릿한 걸 보니 역시 여행에서 날씨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오픈 시각을 미리 인지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출입문이 활짝 열려있는 화요일의 콜마르 시장. 그 입구에 들어서면 우리가 흔히 아는 시장의 모습이, 소박한 시장 풍경이 펼쳐진다. 실내에 들어서니 길이도 길지만 특히나 내부의 폭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붕 덮은 우리나라 시장이나 유럽의 일반 재래시장과는 달리 길 트임이 여럿이다보니 그 생김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직 하루가 무르익지 않은 오전이라 그런가. 상인 수보다 크게 많아보이지 않는 손님 수, 시장은 한산했다. 와인, 채소, 과일, 쿠키와 빵, 케이크, 절인 올리브, 절인 해산물, 육류와 소시지,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 등 먹거리들이 ..
8. 7 (월) 전 : 너를 만나기 위해
7시, 하늘은 오늘도 매우 맑고 해는 이미 중천이다. 오늘 하이델베르크를 떠나면 이틀 동안은 한식과는 안녕이니 밥에 미역국과 카레, 김, 샐러드를 곁들인 조식을 차린다. 조식 후, 리셉션에서 매일 푸짐히 제공되는 크루아상을 가지러 간 남편이 크루아상 아닌 샌드위치를 들고 왔다. 우와, 이거 후식으로 먹기엔 너무 제대로 된 샌드위친데, 콜마르 가는 버스 안에서 먹어야겠어. 8시 반, 서울에서 뜻밖의 문자메시지가 날아와 잠시 정신을 쏙 빼놓는다. 우리 작품인 자유로운 영혼이여~ 문자메시지를 해결하고 나니 남편은 갑자기 여행책자를 들고는 벼락치기로 콜마르 공부를 시작한다. 뭘 벌써 하신대, 콜마르 가는 버스 안에서 해도 충분한 거 아닌가아. 10시 반, 이제 하이델베르크를 떠나야 할 시각, 체크아웃을 하고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