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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1 (금) 전 : 수련은 오랑주리처럼 서늘한 아침, 서울의 아들녀석과 톡-어제 엄마 방문-을 한 후 아침식사를 차렸다. 바게트와 사과, 샐러드, 올리브, 커피와 우유 등을 탁자 위에 올리니 근사한 프랑스식 petit-déjeuner다. 숙소를 나섰다가 핸드폰을 두고 나와서 혼자 아파트엘 다시 들어갔는데, 나오기 직전 혹시나 하고 내일 출발 항공편의 웹체크인을 시도했더니 오호라, 된다. 루프트한자는 출발 23시간 전부터 무료 좌석지정 및 온라인체크인이 가능한데, 그시각까진 몇 시간 남아있지만 모두 가능했다. 구역별로 맨 앞좌석은 앞 공간이 넓기에, 항공기 전체론 뒤쪽이긴 해도 구역에선 맨 앞이라 88열을 찜하고 체크인 완료! 9시 반 다시 길을 나선다. 첫 일정은 지하철 1번선 콩코드역 근처에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 역사적인 의미를 떠나, 내..
8. 10 (금) 후 : 루브르의 밤 비가 쏟아지는 지하철 역 앞에서 궁리를 하다가 생제르망 대신 일단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내일 가려 했던 숙소 근처의 Leon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이다. 오늘 생제르망 거리엘 간다해도 비 때문에 그곳의 정취를 즐기기엔 무리일 테니까. Les Halles역에서 숙소까지 뛰어들어간 우린 바로 우산을 챙겨들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Leon으로 향했다. 어허라, 평일 점심인데, 게다가 관광지 한복판도 아닌데, 의외로 거의 만석인 Leon 내부. 퉁명스럽고 연로한 백인서버에게 샐러드와 메인요리 그리고 후식이 함께 나오는 점심 메뉴를 주문했다. 브뤼셀에 본점을 둔 홍합전문점 Leon은 파리 곳곳에 여러 지점이 있는데, 3년 전 아들과 파리에 왔을 땐 샹젤리제 지점에서 식사를 했었다. 천천히 점..
8. 10 (금) 전 : 센강 따라 오르세로 열차가 지하철역으로 들어오는 진동에 숙소 건물이 오들오들 떨린다. 지하철역과 건물 간 거리가 아주 가깝진 않은데, 진동이 이렇게 깊이 느껴지는 건 건물 아래로 선로가 깔려있기 때문일 듯. 아주 오래된 건물이긴 해도 전동차의 진동이 이렇듯 강하게 전달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독일에 가까운 국경도시 콜마르보다 훨씬 서쪽에 위치한 파리는 콜마르보다 해가 더 늦게 뜨고 더 늦게 진다. 흐린 아침, 식사 후 창을 여니 바깥에서 불어드는 바람이 여름답지 않게 아주 서늘하다. 오늘 오전 일정은 오르세 미술관 관람이고, 숙소에서부터 천천히 걸어도 15~20분이면 충분하니 도보로 움직인다. 9시 조금 넘은 시각, 오르세 가는 길에 펼쳐진 웅장한 루브르 박물관과 그 입구인 유리피라미드 앞의 엄청나게 긴 줄. 파리 방문..
8. 9 (목) 후 : 세 번째 파리, 그 험난함 유럽숙박 사이트인 Waytostay를 통해 아파트 예약을 한 건 딱 두 번이다. 2015년 여름에 빈 아파트에서 7박을 했고 이번 2017년 여름엔 파리 아파트를 빌려 3박을 했다. Waytostay는 예약금으로 전체 숙박비의 30~50%를 지불하고 나머지 비용은 숙박할 때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예약을 취소할 경우 그 시기에 따라 예약금의 전부 또는 50%를 Waytostay 포인트로 돌려준다고 한다. 2015년에 빈 아파트를 아주 쾌적하게 이용했고, 이번 여행을 앞두고 부킹닷컴에서 파리 13구의 체인 아파트호텔을 예약해 두었다가 Waytostay에서 위치 좋고 평점 좋고 가격까지 착한 이 아파트로 변경 예약하게 되었다. 리뷰에도 썼지만 이 아파트엔 전기렌지가 없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게 없다는 사실을 ..
2017년 추석 여정 : 10월의 런던 일 요 일정 비고 1 일 서울 출발, 헬싱키 경유, 런던 도착 AY Group1, Heathrowexpress 2 월 내셔널갤러리, 코번트가든, 빅벤, 런던아이 Bibigo 3 화 스카이가든, 테이트모던, 셜록홈즈 샵 The Golden Hind, Pret A Manger 4 수 런던타워, 타워브리지, 켄싱턴가든 Fortnum&Maison, Orangery 5 목 영국박물관, 코번트가든, 노벨로시어터 itsu, Monmouth, 뮤지컬Mammamia 6 금 노팅힐, 빅벤,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 Pret A Manger 7 토 런던 출발, 헬싱키 경유 Heathrowexpress 8 일 서울 도착 AY Group1
사족 3 : 패키지여행상품을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이유 1년 전에 경험한 처음이자 마지막 스페인 패키지여행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우린 빈에 살면서 바르셀로나는 2007년 겨울에 3박 4일간 둘러보았고 이듬해 여름엔 마드리드와 세비야, 그라나다, 말라가를 7박 8일 동안 여행했다.몇 년을 머물렀던 오스트리아를 제외하고, 여행한 도시 중 세비야는 두브로브니크와 함께 최고였다.친절하고 예쁜 호텔, 끝없는 감동을 준 플라멩코, 늘 시야에서 빛나던 세비야 대성당, 멀리서도 아름다운 황금의 탑. 그런데 스페인 패키지여행 후엔 스페인에 대한 좋은 추억을, 스페인의 매력을 다 완벽히 잊어버렸다.스페인 남부를 다시 가고 싶어했던 기억마저 완전히 사라졌다.엄청난 각오(?)를 하고 떠난 여행이었지만, 패키지라는 상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결코 나와 맞지 않았다. 가장 큰..
8. 9 (목) 전 : 파리 가는 TGV 콜마르를 떠나는 오늘, 맑디맑다. 호텔 체크아웃은 정오까지고, 파리행 TGV 출발 시각은 12시 45분. 어제 비 때문에 포기한, 알자스 와인가도의 중심 마을인 리크위르를 잠시 떠올렸지만 분주한 여행은 거부하련다. 다음-여길 또 오겠다고?-을 기약하는 걸로. 콜마르에서 리크위르까지는 운행하는 기차는 없고 버스로 30분 소요된다. 한여름엔 방학 기간이라 버스 운행 횟수가 줄어서 하루 6차례 정도밖에 운행하지 않으니 버스 시각 확인은 필수다. 7시가 지나자 복도에서 소음이 이어지고 8시 넘은 조식당이 시끌벅적하다.소란의 주인공들은 중국인. 그들은 식사 후 럭셔리 미니버스에 캐리어를 올리고 있었다. 작년 2016년 여름에도 이번처럼 11일 일정으로 남편과 여행을 했는데, 남편 왈, 작년보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
8. 8 (화) 후 : Le fer rouge에서 어제와는 달리 시장 건물을 에워싼 모든 것들이 흐릿한 걸 보니 역시 여행에서 날씨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오픈 시각을 미리 인지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출입문이 활짝 열려있는 화요일의 콜마르 시장. 그 입구에 들어서면 우리가 흔히 아는 시장의 모습이, 소박한 시장 풍경이 펼쳐진다. 실내에 들어서니 길이도 길지만 특히나 내부의 폭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붕 덮은 우리나라 시장이나 유럽의 일반 재래시장과는 달리 길 트임이 여럿이다보니 그 생김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직 하루가 무르익지 않은 오전이라 그런가. 상인 수보다 크게 많아보이지 않는 손님 수, 시장은 한산했다. 와인, 채소, 과일, 쿠키와 빵, 케이크, 절인 올리브, 절인 해산물, 육류와 소시지,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 등 먹거리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