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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6 (토) 전 : 칼렌베르크에서 새벽 5시반, 휴대폰에 핀에어앱을 깔고 웹체크인을 했다. 헬싱키-비엔나 구간은 좌석이 넉넉했지만, 헬싱키-서울 구간은 남은 좌석이 거의 없었다. 통로쪽 기준으로 나란히 붙어있는 좌석은 하나도 없었기에 우린 통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같은 열의 두 좌석을 선택했다. 핀에어는 탑승 36시간 전부터 웹체크인과 무료 좌석지정이 가능한데, 빈 좌석이 거의 없다니 다들 대단히 부지런하다 해야할지, 아니면 좌석 지정 비용을 지불하고 미리미리 좌석 지정을 한 것인지. 원래 예약했던 이코노미 컴포트석 21열은 기종 변경으로 인한 좌석 변경 때문에 이미 취소할 수밖에 없었기에 더 아쉬운 상황. http://blog.daum.net/stelala/15920077 어젯밤 갑작스레 감기 기운을 호소했던 남편의 아침 컨디션은 나빠..
8. 5 (금) 후 : 가장 오래된 거리 트램을 타고 다시 돌아온 Oper 역. 오페라하우스 맞은편 쪽에 위치한 고서점 '부르크페어락 Burgverlag'은 점심시간이다. 그럼 우리도 점심시간 하자구. 빈에 살 때 자주 가던 그라벤거리의 레스토랑엘 갈까하다가 한적한 뒷골목으로 가서 한 야외레스토랑에 앉았다. 평일 점심이라 가볍게 '오늘의 점심 메뉴'를 주문했다. 원래 생선 메뉴만 있었는데, 하나는 슈니첼로 바꿔줄 수 있냐했더니 서빙하던 어린 알바생이 안으로 가 물어보고는 OK한다. 산뜻한 분위기와 적절한 양과 적당한 맛을 즐긴 결과는 물 포함 2인분에 팁 포함 24유로. 아주 착한 가격이다. 케른트너 거리로 가는 길, 또 구걸하는 이가 있다. 오늘 1구에서만 구걸하는 사람을 10명도 넘게 봤는데, 10여년 전과는 정말 다른 아니 작년과도 또 다..
8. 5 (금) 전 : 가장 위대한 음악가 오늘도 맑고 푸른 아침이다. 단기여행 온 것이 아닌, 빈에 한두 달쯤 머무는 장기여행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소망은 몇 년(?) 뒤 은퇴한 다음에 꼭 이루기로 하고, 식사 후 아침 마트 쇼핑에 나선다. 9시반, 그제 갔던 PENNY 말고 유로스파 쪽에 있는 PENNY로 출동한다. 오스트리아 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PENNY는 메이저슈퍼마켓인 SPAR와 저렴이마트인 HOFER의 중간쯤 되는, 두 마트의 장점을 섞어놓은 마켓이다. 진짜 좋은 상품과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상품이 골고루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즐거운 PENNY, 필요한 것들을 재빨리 구입한 우리는 숙소에 물건들을 옮겨놓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오전 일정은 중앙묘지다. 빈에 살 때 수없이 들렀던 곳이라 우리..
8. 4 (목) 후 : 도나우젠트룸의 추억 1시 반, 휴식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다시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는 빈 2구에 위치해 있어서 오페라하우스, 국회의사당, 시청사, 슈테판성당, 왕궁, 미술사박물관, 알베르티나 미술관 등이 몰려있는 구시가는 물론 도나우강이 있는 22구로 이동하기도 아주 편리하다. 물론 3구의 벨베데레, 11구 중앙묘지, 13구의 쉔브룬과 19구의 빈숲으로 움직이기도 매우 좋다. 2구는 빈의 최중심인 1구 바로 동쪽에 인접한 지역으로, 1구를 둘러싸고 있는 4,5,6,7,8,9구에 비해 3구와 함께 면적이 넓다. 숙소의 빵빵한 와이파이로 한국에서 벌어지는 프로야구 중계를 시청하고 또 낮 맥주도 마셔주고 잠시 낮잠도 자면서 맘껏 최선을 다해 쉰다. 조금 더운 날이지만 습도가 낮고 또 숙소엔 키큰 선풍기가 있었기에 ..
8. 4 (목) 전 : 쉔브룬 정원에서 내게 있어서 빈은 서울과 같다. 서울과 빈은 한 나라의 수도라는 점을 제외하면 비슷한 점 없이 너무나 다른 도시지만, 빈은 내가 자란 서울 못지 않게 편하다. 아니 도시가 주는 객관적 평화와 주관적 안온함은 서울을 훨씬 능가한다. 맑고 푸르른 아침, 우리의 밥에 해당되는 오스트리아 빵인 쎔멜을 첫 아침식사의 메인으로 삼고 버터, 치즈, 계란은 물론 체리, 복숭아와 캡슐에서 뽑아낸 커피까지 곁들이니 깔끔하고 맛있는 아침식사가 차려졌다. 전에 빈에 살 땐 쎔멜 먹을 일이 1년에 서너 번밖에 없었는데, 이후 빈을 여행할 땐 장보기 1순위가 쎔멜이 되었다. 이 아파트의 좋은 점은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도 있지만 인구가 밀집된 주택가라서 주변에 오스트리아 최강마트인 EUROSPAR와 PENNY가 있다는 것이다. 어..
8. 3 (수) 후 : 빈의 여름 밤 하늘 우리가 5일 동안 머물게 될 아파트는 U1, 즉, 지하철 1호선인 Vorgartenstrasse역에서 도보 1-2분 거리다. 빈의 지하철 1호선은 구시가 최중심인슈테판플라츠는 물론, 국립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칼스플라츠, 도나우 운하를 볼 수 있는 슈베덴플라츠역, 교통의 중심인 중앙역, 프라터공원을 갈수 있는 프라터슈턴역도 있으니 그 편리함은 두말하면 입아프다. 특히 슈테판까진 4정거장으로, 4분이면 도착한다. 아파트엔 세탁기, 청소기, 선풍기, 다리미, 토스터, 전기포트, 커피머신, 커피메이커 등 전자제품부터 식기류, 세제, 랩과 호일 등 뭐하나 빠진 것 없이 다 잘 갖춰져있었는데, 특히 커피머신과 커피캡슐은 감동적이었다. 2014년에 7박 동안 머물렀던 빈 19구 초입의 깔끔한 아파트에도 치보커피머신과 ..
8. 3 (수) 전 : 빈으로 가는 기차 이번 여행에서 내게 시차 적응은 사치인가보다. 무려 3시에 눈을 떴고 이후 잠을 이루지 못했으니 말이다. 물론 남편은 7시간 차이 나는 유럽 시차에 완벽하게 적응하여 쿨쿨 잘도 주무신다. 이른 새벽, 재건축조합에선 문자가 날아오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아들녀석은 취침 중인지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냥 미리 제출한 서류대로 하는 걸로 문자를 남기고 또 통화를 하여 일처리를 마무리했다. 5시가 되어 밝아오는 하늘빛은 맑지 않고 흐릿하다. 어제에 이어 우리가 또 첫번째로 식사를 하나 싶었는데, 7시, 우리보다 먼저 온 동양남자가 혼자 조식당에 앉아있다. 오늘도 커피 맛은 어제처럼 엉망이다. 다른 건 다 맛있는데, 참 이상도 하지. 식사 후, 마지막으로 카를교를 만나러 다시 호텔을 나선다. 블타바강엔 백조 무리..
8. 2 (화) 후 : 프라하의 연인 5시, 프라하에 도착한 어제 오후부터 내내 구시가 광장과 카를교 주변만 오락가락하다가 이제 프라하성으로 간다. 카를교를 건너고보니 프라하성 가는 길이 가물가물하다. 당연하지, 10년 만인데.... 프라하성 방향의 완만한 비탈길에 이르자,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사실 내가 가려는 곳, 또 가고 싶은 곳은 프라하성이 아니다. 프라하와 뗄 수 없는 드라마인 '프라하의 연인'에 나왔던 재희 집을 가려는 것이다. 작가의 초기작인 '프라하의 연인'은 전작인 '파리의 연인'에 비해 시청률도 낮았고 일부 배우들의 연기력도 아쉬웠지만, 난 '파리의 연인'보다 '프라하의 연인'이 훨씬 마음에 와 닿았고 재미있었다.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한 것도 아니고 파리보다 프라하란 도시를 더 좋아한 것도 아닌데 이 드라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