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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 (목) :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떠나는 잘츠부르크의 마지막을,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기로 한 아침이다. 난 수언니와 둘이서 구시가엘 다시 가기로 했다. 꼭 들어가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서 아직 잘츠부르크 대성당엘 들르지 않았기에, 또 빠른 시일 안에 잘츠부르크엘 다시 올 것 같진 않기에 대성당 안에 한번은 들어가 주어야 했다. 호텔에서 멀지 않은 미라벨 광장으로 향하던 중, 어느 광장에 장이 서 있다.유럽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이지만 그래도 장터 구경은 재미나다. 과일, 채소, 빵, 치즈는 물론 꽃, 가방, 의류, 소품까지 온갖 식료품과 생활용품이 총출동했다. 미라벨 광장을 스치듯 지나 잘자크강을 건너면 구시가다.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여름 오후의 활기 대신 인적 적은 아침의 고요함이 참 마음에 든다.잘자..
8. 1 (수) : 상트길겐 그리고 몬트제 여행 내내 맑고 뜨거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호텔 근처의 Kiesel 버스정류장엔 잘츠 시내버스와 근교로 가는 포스트버스가 함께 정차한다.우린 잘츠카머구트의 상트길겐으로 가는 150번 Postbus에 올랐다. 종점인 중앙역에서 출발해서 다다른 버스라 이미 2/3쯤의 좌석에 승객들이 들어차 있다. 잘츠부르크 동쪽에 자리한 '잘츠카머구트'는 2,000m이상의 산과 70여개의 호수로 이루어진 지역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선사 시대부터 암염을 생산하였고, 잘츠부르크와 함께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배경이 되었다.잘츠에서 1시간을 달려 상트길겐에 도착한 우린 먼저 케이블카를 타고 1520m에 자리한 츠뵐퍼호른에 오른다. 낡은 케이블카는 60년 넘은 장구한 역사와 더불어 약간의 고소공포증을 건네주고 있다.볼프강제를..
7. 31 (화) : 헬브룬과 호엔잘츠부르크 어제 저녁에 개시한 24시간짜리 잘츠부르크카드를 부지런히 써 줘야 하는 날이다.7시에 내려간 조식당엔 예상 외로 한국인들이 꽤나 많다. 패키지여행자를 위한 호텔-규모가 작고 역에서 가까워-은 아닐테고, 한국인의 호텔 리뷰도 거의 없었는데, 이상하다. 8시 25분, 길을 나선다. 여행 기간 중 가장 일찍부터 움직인 날이다.호텔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25번 버스에 올라 9시 10분, 오늘의 첫 일정지인 운터스베르크 앞에 도착했다.케이블카로 오른 1776M 운터스베르크의 탁 트인 경관은 너무나 근사했다.잘츠카머구트는 호수와 산이 어우러져 맑고 아름다운 정경이라 한다면 운터스베르크는 웅장하고 강인한 경관이다.조금 걸어 움직이다가 꼭대기(?)를 거절-둘만-하고 자리잡은 운터스베르크 야외카페에서 마신 음료는 더욱 근..
7. 30 (월) : 뮌헨에서 잘츠부르크로 뮌헨의 마지막 밤을 불사르다보니 잘츠로 가는 오늘 아침, 힘겹다.떠나기 전까지 난 무조건 휴식이고, 다른 사람들은 마트엘 들러 페트병 반납을 한 후 드럭스토어에서 쇼핑도 했다고 한다.11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중앙역의 자동발매기에서 바이에른티켓을 구입한 후 스시 가게에서 초밥도시락을 구입했다.그리고는 플랫폼에서 잘츠 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초밥을 먹는데, 아차차, 잘츠 가는 기차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같은 플랫폼의 다른 기차 뒤쪽에서 아까부터 이미 대기 중이란다.허겁지겁 뛰어오른 기차 내부엔 우리 5명이 함께 앉을 자린 없었기에 비어있는 좌석에 둘씩 셋씩 나누어 앉았다. 11시 50분에 뮌헨을 출발한 기차는 13시 40분,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도착하였다.중앙역 인포에서 24시간 잘츠부르크카드를 ..
7. 29 (일) : 노이에피나코텍과 슈바빙 구름 많고 빗방울 살짝 떨어지는 아침, 10시가 되어 길을 나서는 하늘은 언제 흐렸냐는 듯 푸르다.8년 전처럼 중앙역에서 출발하는 27번이나 28번 트램을 타려 했으나 복잡한 중앙역 주변에서 트램 승차장이 보이지 않았고, 우린 구글이의 도움을 받아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100번 버스에 올랐다.버스 하차 후에도 구글이를 따라 노이에 피나코텍으로 향하는데, 구글이는 코 앞의 입구 대신 한참동안 주변 산책을 한 후 입구에 들어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너, 왜 그러니. 노이에 피나코텍은 1853년 루트비히 1세 때 개관하였고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것을 1981년 재건한 미술관이다.19세기이후 독일과 프랑스의 인상파 및 신고전주의 회화인 고흐, 모네, 세잔, 르느와르 등의 작품들이 전시실을 채우고 있다.노이에피..
7. 28 (토) : 레지덴츠와 님펜부르크 이번 여행에서 가장 먼저 가장 훌륭하게 수행한 것은 시차 적응. 이틀 만에 완벽 적응이다.오늘도 어제처럼 한식으로 조식을 취하고 여유있게 아침 시간을 나눈 후, 10시에 아파트호텔을 나선다. 첫 일정인 레지덴츠를 찾아 중앙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데온 광장에서 하차한 뒤엔 이젠 좀 친해진 구글맵에 의지한다.구글이가 안내하는 대로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 느낌이 나는 오데온 광장을 스쳐지나니 예쁜 호프가르텐이 등장한다. 호프가르텐을 빙 둘러 산책하듯 지나니 다시 나타나는 오데온 광장, 어, 이거 뭐람. 결론, 레지덴츠 뮤지엄은 오데온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는 사실, 구글이도 헛발질을 잘한다는 사실. 엄청난 규모의 레지덴츠 중 뮤지엄은 어디람, 이번 여행에선 구글이를 장착한 바람에 정확한 위치 확인을 안..
7. 27 (금) : 퓌센 노이슈반슈타인 뮌헨의 첫 아침, 뒤척이다 5시쯤 눈을 떴다. 어제 늦은 취침 덕에 바로 시차 적응 되는 분위기.뮌헨에서 우리가 묵은 숙소는 아코르 계열의 아다지오 뮌헨시티 아파트호텔이다.부엌 공간이 있는 호텔 객실이라 보면 되는데, 5명이 3개의 객실을 사용하니 꽤 여유로운 공간이다.조식도 별도요금을 지불하면 먹을 수 있지만 우린 객실에서 간단히 자체 해결하기로 했다.가장 사랑하는 여행식 컵라면과 과일 등으로 식사를 마친 후, Lidl에서 산 물과 맥주와 과일을 냉장고에 넣었다. 오늘의 일정을 위해 뮌헨 중앙역에서 구입한 것은 바이에른티켓이다. 바이에른주 교통 이용이 자유로운-고속열차 제외- 이 티켓은 인원이 많을수록 1인당 가격이 저렴한데, 우린 5명이라 49유로다. 평일엔 9시부터 사용 가능하니, 9시 52분에 출..
7. 26 (목) : 서울에서 뮌헨까지 선후배와 떠나는 여름 여행.1년 반 전엔 패키지여행-내겐 처음이자 마지막 패키지-이었지만 이번엔 5명이 함께 만드는 자유여행이다. 우린 아침 일찍 공항버스 안에서 차례로 만났고, 출근시간에 딱 걸린 버스는 예정보다 15분 늦게 공항에 도착했다.전날, 온라인체크인 문제로 루프트한자 고객센터에 2차례 전화했는데, 그 문제는 공항 체크인카운터에서 간단히 해결되고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한 포켓와이파이를 찾은 후 성수기치곤 꽤나 여유로운 검색대를 거쳐 출국장 면세구역으로 들어갔다.아침식사를 하고 면세점도 들렀다가 도착한 탑승구 앞엔 작년 프랑크푸르트행 항공기보다 훨씬 더 많은 백인들이 자리해 있다. 루프트한자 기내에 오르자 곧장 제공되는 음료. 난 그리웠던 독일 맥주를 골랐다.그리고 10시간 가량의 비행 동안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