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424) 썸네일형 리스트형 8. 5 (토) 후 : 기나긴 Hauptstrasse 우린 9년 만에 하이델베르크를 다시 찾았다. 빈에 살던 2008년 3월 말. 짧은 부활절 방학과 휴일을 이용해서 로텐부르크에서 2박을 하며 이곳엘 들렀다. 4월이 코앞이었지만 하이델베르크를 찾은 바로 그날, 때 아닌 눈이 내렸었다. 남편은 로텐부르크보다 하이델베르크의 색채와 웅장함에 훨씬 더 감동했었다. http://blog.daum.net/stelala/14476441 (2008년 3월 23일의 기록) 우리 숙소는 중앙역과 Hauptstrasse의 중간쯤에 위치한다. 아니 실제론 비스마르크 광장 쪽 Hauptstrasse 초입과 훨씬 더 가까우니 당연히 Hauptstrasse까진 걸어갈만한 거리다. 비스마르크 광장을 지나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 Hauptstrasse는 말 그대로 하이델베르크의 최중심이.. 8. 5 (토) 전 : 하이델베르크 행 FILX BUS 눈을 뜨니 새벽 4시, 허리와 팔다리는 물론 눈조차 뻐근하다. 뒤이어 기상한 남편 왈, 체력이 많이 떨어졌군, 우리 건강하게 살자고. 7시반에 입장한 조식당엔 의외로 한국사람이 많다. 오늘도 역시나 깔끔하고 맛있는 아침식사다. 식사 후 호텔 주변을 산책하고는 다시 객실로 들려는데, 객실키가 없다. 키를 꽂아둔 채 객실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그러게, 정신까지도 건강하게 살자니까. 오늘은 플릭스 버스를 타고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날이다. 10시 조금 넘어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 승차장으로 향하는데, 생각보다 호텔에서 먼 데다가 낯설기까지 한 곳이다. 버스 승하차장엔 이미 많은 이들이 대기 중이었고 여러 대의 Flix 버스가 오가고 있었다. Flix 버스는 독일을 비롯하여 유럽 각 지역을 오가는 교통 수단으로,.. 8. 4 (금) 후 : 뤼데스하임에서 뢰머광장으로 뤼데스하임의 하늘은 구름으로 세상을 만들고 있었다. 구름 있는 세상은 갖은 문양을 자아내며 인간들의 우러름을 받고 있었고, 구름 아래 세상은 게르마니아 여신이 포도밭과 라인강을 품으며 맑은 여름 공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오, 괜찮은데, 우리 여기 오길 잘한 거지? 적당히 많은 사람들 틈에서 적당히 많은 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우린 니더발트 언덕을 거닐었다. 라인강의 물결과 줄기를 마주하고 그 경관을 오래도록 눈에 넣은 후,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날아 마을로 내려간다. 지상을 향해 나는 동안, 허공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롭다. 환한 얼굴로 크게 인사를 건네는 백인남자들, 온몸을 검은 부르카로 부여매고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아랍여인들... 얕은 경사를 이룬 드넓은 포도밭 위에선 세상의 온갖 세계가 숨.. 8. 4 (금) 전 : 라인강변의 뤼데스하임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 한길에 위치한 호텔은 창문 개방시 소음에 치명적이다. 단, 다행스럽게도 창문을 닫으면 신기하리만큼 조용하다. 새벽 3시, 늘 그렇듯 역시나 시차 적응 못하고 눈이 떠진다. 오늘 프랑크푸르트 기온은 최저 17도, 최고 23도.문자톡을 하고 보이스톡을 하며 아들녀석과 연락을 하는 동안 여름의 아침 하늘은 금세 환해진다. 우리가 선택한 오늘의 아침 식사 시각은 6시 40분이다. 이미 아랍인 부부, 일본인 부부와 백인 남자 하나가 벌써 식당 탁자를 차지하고 있다.큰 규모의 호텔은 아닌데, 또 음식 가짓수가 많은 건 아닌데, 맛이 괜찮다. 특히 먹기 좋게 잘라놓은 과일류는 정말 좋다. 7시가 넘자 한국인 남자와 그를 따르는 10여명의 아이들이 식당에 등장하고 한국인 부부 한 쌍도 나타나 주.. 8. 3 (목): Hallo, 프랑크푸르트 고온다습한 여름은 좋아하기 힘든 계절이지만, 내게 아니 우리에게 있어 여름은 늘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여름은 멀리 비상할 수 있는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어주니까. 기온 높고 습도 높은 지난 밤, 안방과 거실을 오고가느라 또 에어컨을 켰다끄기를 반복하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우리의 출발을 예감했는지 막내녀석-Ttori-도 밤새 오락가락하며 우리와 함께 잠을 설쳤다. 큰아들에게 막내를 당부하고 길을 떠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는 늘 타향병에 시달리고 있으니 이 또한 녀석들의 운명인 것을. 인천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는 점차 만차를 이루고, 도로는 여름 휴가의 성수기를 입증하려는듯 정체를 거듭한다. 11시에 도착한 공항은 생각보다 붐비지 않았다.. 2017년 여름 : 독일·프랑스 여정 * 2017년 8월 3일 ~ 8월 13일 * 프랑크푸르트(2박,뤼데스하임) - 하이델베르크(2박) - 콜마르(2박) - 파리(3박) 월 일 요 일정 비고 8 3 목 프랑크푸르트 도착 14:45 출발예정(60분지연출발) /18:50 도착예정(연착) 4 금 뤼데스하임 당일치기 뤼데스하임 / 헤센티켓 5 토 하이델베르크 이동 FLIXBUS 10:45~11:55 / 하이델베르크 Hauptstr. 6 일 하이델베르크 구시가, 학생감옥, 철학자의 길 7 월 콜마르 이동 FLIXBUS 11:20~14:35 / 콜마르 구시가 8 화 콜마르 프티트베니스, 구시가 9 수 파리 이동 TGV 12:45~15:10 / 퐁피두센터, 시청사 10 목 파리 오르세, 생제르망, 루브르야경 11 금 파리 오랑주리, 샹젤리제, 에펠탑 1.. 8. 7 (일) : 귀로 떠나는 아침, 어제 약간의 과음을 한 남편의 정신은 지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남은 식재료를 털어 아침식사를 하고 또 간식을 챙긴 후, 8시 즈음 숙소를 나선다. U1로 슈베덴플라츠에 다다르니 대기 중인 공항버스. 선선하고 화창한 아침이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출발한 공항버스는 20여분 후 공항에 우릴 내려놓는다. 빈에서 헬싱키까지는 핀에어가 아닌 에어베를린-코드쉐어-이다. 에어베를린이 건네주는 주스를 마시고는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뒷좌석의 조잘거리는 독일어는 떠나는 아쉬움을 더한다. 헬싱키 공항, 서울 가는 많은 한국인들을 마주했다. 오랜 난기류는 거대한 항공기를 흔들고 여행의 아쉬움도, 맛없는 기내식도, 의도 불명의 영화도 육신의 고단함을 이겨내지 못한다. 8월 8일 월요일, 착륙은 일렀지만, 입국.. 8. 6 (토) 후 : 내가 아는 프라터 그린칭을 출발한 38번 트램 안에서 우연히 프라터 가는 5번 트램을 발견한 우린 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정류장 주변이 공사 중이라 5번 트램-38 트램과 승하차 정류장이 다름-은 정류장에 무정차 통과란다. 다시 38번 트램을 타고 이전 정류장으로 가서 5번 트램을 타는 수밖에. 사실 원래 프라터까진, 38번 트램으로 가까운 지하철 역까지 움직인 후 U1로 이동하려 했었다. 트램에, 트램을 갈아타고 프라터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반이다. 점심식사 때를 살짝 비껴간 시각이기에 프라터에 있는 야외식당 '슈바이처하우스'가 꽉차 붐빌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런데, 완전 만원이다. 슈바이처하우스는 여행객보다 빈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아차, 오늘이 토요일인 걸 간과했던 것이..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