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04~08) (194) 썸네일형 리스트형 2004. 8. 7. 토 (밀라노 그리고 베니스)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루체른 호텔에서의 부실한 아침을 먹고 7시 40분, 오늘은 더 일찍 움직인다. 스위스에서 이탈리아 밀라노로 가는 도중 등장한 굉장히 긴 터널. 사각형 형태를 지닌 아고타 터널은 그 길이가 17km로, 통과하는 데만 10여분이나 걸렸는데, 스위스는 국토 대부분이 산악지대라서 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뚫거나 산중턱에 교각을 놓아 도로를 건설한다고 한다. 10시 40분, 이탈리아다. 지금까지 계속 봐왔던 산은 보이지 않고 끝없는 평원만이 이어진다. 이탈리아는 관광의 나라이지만 벗을 수 없는 오명이 있다. 극심한 소매치기. 정신차려서 가방과 지갑을 사수해야겠다. 11시 10분, 밀라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현대적인 고층 아파트였고 거리도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다. 집집마다 베란다에는 햇.. 2004. 8. 6. 금 (루체른, 그 아쉬움) 아침 6시, 모닝콜이 울린다. 어제보다 몸이 가벼운 걸 보니 버스여행에도 적응이 되었나 보다. 빵과 샐러드로 아침 식사를 하고 8시 출발, 오늘은 스위스로 향한다. 스위스는 국토도 좁고 인구도 적지만, 국민1인당 GNP 44,000$인 세계 1위 부자나라다. 인구 수는 오스트리아와 비슷한데 국토 면적이 훨씬 좁다보니, 집들이 오스트리아보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느낌이다. 스위스의 주산업은 시계와 초콜렛, 관광 및 은행업이고, 특히 중립국인 국가 상황을 최대한 이용한 은행업의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경치가 빼어난 산길 고속도로를 달려 11시경 스위스 국경을 통과했다. 미리 걷어둔 여권의 심사-스위스는 EU 미가입국이라서 국경통과시 여권검사를 필수적으로 함-를 무사히 마친 뒤, 국경을 넘어 아직도 영주.. 2004. 8. 5. 목 (인스브루크 거리에는) 오전 8시 30분, 벌써 이동이다. 아침을 빵과 커피로 들고 짐을 챙겨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잘츠부르크와 인스브루크엘 간다. 잘츠부르크에서는 젊은 여자가이드가 우리를 안내한다. 제일 먼저 간 곳은 잘츠부르크 외곽에 자리한 '사운드 오브 뮤직'에 등장하는 대령의 집이다. 이곳은 예전에 잘츠부르크 황제의 여름 궁전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인데, 지금은 미국 하버드대에 기증된 상태라 내부관람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쉬움을 그 앞의 호수에 떠있는 오리를 보며 달래는 중, 갑자기 기호 같은 외모를 가진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고백하는 가이드. 무척 즐거워하는 기호~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로, 상주 인구는 15만명인데 이곳은 찾는 관광객은 연간 800만 명이나 된다. 특히 여름 음악제가 열.. 2004. 8. 4. 수 (또, 잘츠카머구트) 아침 6시 반이다. 전날 늦게 잔 탓에, 일어나기가 힘겹다. 미처 꾸리지 못했던 여행 보따리를 챙긴 후 기호를 깨우는데, 갑자기 아가의 울음 소리가 자지러진다. 이마를 부딪혀 큰 상처가 난 것이다. 걱정을 하며 차를 가지고 비엔나를 향해 집을 나섰다. 1시간을 달려 비엔나에 도착. J아빠를 만나 여행팀이 출발하는 곳으로 갔다. J아빠는 여행 떠나는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일부러 움직여주었다. 버스엔 이미 여러 사람이 앉아있었다. 우리도 캐리어를 버스 짐칸에 싣고 작은 쌕만 든 채 버스에 올랐다. 잠시 후, 거구의 중년 여인이 버스에 타더니 운전기사와 얘기를 한다. 여행사 사장 아내로 이번 여행 인솔자다. K씨와 남편의 고등학교 동창 이모이며 K씨와는 오랜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 인솔자가 마이크를 잡고는 9.. 2004. 8. 3. 화 (그릴 파티) 서울로 돌아가려면 꼭 1주일이 남았다. 그립다. 지금은 핀카펠트의 사무실(1층) 겸 집(2층)의 2층에 앉아있다. 아침이라 아직 덥지 않다. 어쩌면 오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몇 시간 동안만이다. 헝가리로부터 식료품을 사러오는 차를 같이 타고 간 다음, 돌아올 때는 기차를 이용하면 된다고 한다. 오후다. 이슬비가 내리는 정원의 파라솔 아래에 앉아 소설책을 읽고 있는데, 자동차 한 대가 담장 안으로 들어온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이 내게 무언가 말을 한다. 사무실 쪽을 가리키려는데. 남편과 K씨가 나온다. 그들은 필요한 한국 식료품을 싣고 인사를 나눈 후 금세 사라져버린다. 헝가리는 무산이다. 비가 그친 후, 기호와 둘이 BILLA에 가서 에그몽과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그리고.. 2004. 8. 2. 월 (성당의 종소리) 오늘은 그냥 휴식이다. 여행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고, 이후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태다. 오후엔 K씨 아내, 기호와 함께 BILLA에 갔는데 오고 가는 길에 기호를 모델 삼아 핀카펠트 거리를 담았다. 오스트리아의 주요 산업은 철강과 건설, 석유 화학, 스키 관련산업, 관광 등이라고 한다. 음악으로 알려져 있는 나라이기에, 음악이나 자연경관을 이용한 관광산업만을 떠올렸는데, 예상이 빗나가 버렸다. 특히 터널 공사나 스키장 리프트 공사는 세계 최고이며 우리나라 스키장의 리프트 시설도 모두 오스트리아 기술이라 한다. 저녁에는 이탈리아 여행 코스를 알아보느라 사무실에서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인터넷을 찾았다. 담배 사러 간다는 말에 9시가 넘어 집을 나서니 성당의 종소리가 들린다. 항상 시도때도 없이 들리는 종소리.. 2004. 8. 1. 일 (다시 핀카펠트로) 8월이다. 오스트리아에 온 지 열흘째. 오스트리아에 온 후, 시간의 흐름을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다. 하루가 열흘 같기도 하고 열흘이 하루 같기도 하다. 잘츠카머구트에 온 지는 5일째. 오늘은 핑카펠트로 돌아가는 날이다. 10시에는 숙소를 비워야 한다고 해서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숙소 정리를 했다. 짐을 꾸리고, 그릇들을 제자리로 옮겨놓고, 남은 음식들은 다시 아이스박스에 넣었다. 돌아가는 길. 기호가 J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J와 같은 차 타기를 거부한다. 그러더니 강아지 모모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다시 벤츠에 오른다. 물론 J와는 가장 멀리 떨어져 앉는다. 핀카펠트로 가는 차 안, 남편이 운전대를 잡고 있고 난 그 옆이고, 두 아가는 계속 낮잠이다. 고속도로를 달려오는 도중에 폭우가 쏟아졌고, .. 2004. 7. 31. 토 (아터제 수영장에서) 여헹 기간 내내 고맙게도 날씨가 너무나 맑다. 바람 한점 없이 따끈한 날이다. 주먹밥 도시락과 컵라면을 챙겨 예정대로 아터제 수영장으로 간다. 출발 전 J네 가족의 불같은 마찰이 있었지만 오래 끌지 않고 대충 수습이 되었다. 기호와 J가 어제도 왔던 아터제 수영장엔 1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토요일이라 주차장이 포화 상태다. 겨우겨우 차를 세우고 보니 오후시간 입장에 가족 단위라서 입장료가 무척 저렴하다. 주차장에 이어 수영장도 만원, 입구에서부터 파라솔과 비치 의자를 3개씩이나 끌고 들어왔는데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유아풀 근처에 파라솔을 고정시키는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이 자기네 자리를 조금씩 내어준다. 역시 선진 국민. 자리 정돈을 하고서 바라본 아터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큰 호수다. 보일듯..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