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04~08) (194) 썸네일형 리스트형 2004. 7. 30. 금 (잘츠부르크를 가슴에) 오늘은 모차르트의 음악 도시, 잘츠부르크다. K씨 가족과 기호, J는 호숫가 수영장을 택했고, 나는 남편, J아빠, J엄마와 함께 잘츠부르크로 향했다. 먼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송 장면 촬영지인 미라벨 정원으로 갔다. 분수를 중심으로 다양하고 화려한 꽃들이 싱싱하고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다. 대주교의 연인을 위한 성이었으며 지금은 관청으로 사용되는 미라벨궁 또한 정원 정면에서 그 위용을 과시한다. 미라벨 정원에서 올려다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성의 웅장함도 일품이었고, 미라벨 정원 곁에 아담하게 지어놓은 난쟁이정원의 소금광산 난쟁이 조각상들도 흥미를 끈다.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인 게트라이데 거리로 가는 길. 모차르트의 청소년기 꿈과 일상이 묻어있는 모차르트하우스와 세계적인 지휘자였던 카라얀의 생가.. 2004. 7. 29. 목 (잘츠카머구트에서) 맑고 푸른 날이다. 어제보다 따뜻하기까지 하다. K씨네는 숙소 주위 초원에서 두 아가와 함께 쉬기로 했고 J엄마도 어제부터 있던 멀미 증세로 하루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우리는 J아빠, J와 함께, 원래 계획했던 잘츠부르크 투어 대신 쾌청한 날씨를 빌미(?)삼아 잘츠카머구트 여행을 하기로 했다. 잘츠캄머구트는 알프스 빙하가 녹아 흘러 이루어진 자연 호수 지대다. 제일 처음 도착한 곳은 몬트제였다. '제(See)'란 독일어로 호수를 뜻한다. 이곳엔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결혼식 배경이 된 성당이 있는데 영화를 떠올리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파스텔톤의 예쁜 거리와 예쁜 호수 그리고 호수에서 불어오는 쾌적한 바람이 인상적이다. 상트볼프강의 성당은 성당 내부의 유서 깊은 성화와 낡은 의자로, 성당의.. 2004. 7. 28. 수 (잘츠 가는 길) 오늘은 여행 가는 날. 어제는 분명 일찍 잤어야 했다. 그런데 요즘 매일 그러하듯 또 맥주 잔치가 벌어지다보니, 새벽 세 시가 다 돼서야 잠이 들었다. 게다가 밤새 기호의 격투를 받다보니 잠에서 깨기를 여러 차례, 그야말로 비몽사몽인 아침이다. 그래도 출발이다. 어제 종이에 정성스레 써가며 세웠던 계획보다는 늦었지만 9시 50분, 집을 나섰다. 바람이 매섭다. 가는 길에 맥도널드에서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주유소로 가서 차에 기름을 넣었다. 오스트리아에서 자동차에 기름 넣는 것은 모두 셀프다. 잘츠카머구트까지는 여러 시간을 가야 했다. 기호는 J네 가족, 강아지 모모와 함께 20년 된 벤츠에 타고 있고, K씨 가족과 나는 남편이 운전하는 오펠에 있었다. 아침을 먹고 다시 출발한 지 1시간이 지나자, 두.. 2004. 7. 27. 화 (잘츠로 가려면) 이른 아침부터 바람이 불더니, 하루종일 서늘하다. 여름인데, 전형적인 우리나라 가을 날씨 같다. 오늘 같은 날, 이층에서 바라보는 주택가 풍경이 참 예쁘다. 집집마다 창가엔 잘 가꾼 화분들이 놓여져 그 집의 생기를 보여준다. 정원에는 싱싱한 잔디가 깔려있고, 꽃과 나무들도 정원 곳곳에서 그 모습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낮은 담장도 평화롭다. 정원의 파라솔은 낯설지 않은데 반해 그 옆의 긴 비치의자는 우리나라 같으면 수영장에서나 볼 수 있는 거라 무척 생경하다. 물론 비치의자 용도는 맑은 날의 일광욕을 위한 것이다. 해가 좋은 날이면 일상의 옷을 벗고 정원에 나와서 볕에 몸을 맡긴다. 집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눈은 의식하지 않는다. 참 자유롭고 편하다. 점심엔 잡채를 만들었다. 당면이 많다는 내 말에 남편.. 2004. 7. 26. 월 (비 오는 날) 우리 아들 기호가 사고를 쳤다. 사진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만지다가 필름 있는 곳을 연 것이다. 얼른 내가 받아 닫았지만 리턴이 되었는지 다시 표시 번호 1번~ 오후에, 퇴근한 남편이 확인을 위해 카메라 필름 있는 곳을 열어보니 필름은 그냥 중간쯤 걸려있는 상태이다. 어제 비엔나에서 찍은 사진들이 다 날아가버린 것이다. 중앙 묘지, 시립 공원, 케른트너 거리, 슈테판 성당, 왕궁, 그리고 도나우 강변. 다시 비엔나에 갈 기회가 있겠지만 많이 속상하고 아쉽다. 기호에겐 타이르면서 이번 기회에 사진 찍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기호도 아쉬움을 표현한다. 지금은 오후 5시 20분. 핀카펠트엔 비가 내린다. 2004. 7. 25. 일 (비엔나의 휴일) 기호는 오스트리아에 온 후부터 매일 6시면 기상이다. 아직 적응이 안 되는건지 자유로운 마음에 일찍 일어나는건지, 심심하다는 기호를 즐겁게 위협(?)하여 수학 문제를 풀게 한다. 물론 기호도 기쁜 마음으로 수학 공부를 한다. 오늘은 미뤄뒀던 일기를 이틀 분이나 다 써놓고는 아침부터 강아지 모모와 사과놀이를 한다. 사과놀이란, 집마당 사과나무에서 잔디밭으로 떨어진 사과를, 기호가 던지면 모모가 물어오고, 그 사과를 기호가 또 던지면 또 모모가 물어오고 하는 것인데, 둘은 서로 마음 잘 맞는 형제 같다. 약간 흐린듯한 아침 하늘. 하늘 저편에선 파란 부분이 조금씩 보이지만 아침 바람은 꽤 차다. 한여름이라도 오스트리아의 새벽과 밤은 서늘하고 시원하다. 천혜의 날씨다. 기다리던 휴일의 비엔나 투어는 여행가이드.. 2004. 7. 24. 토 (오스트리아 피자) 드디어 주말이다. 맑은 아침에 갑자기 비가 내린다. 오늘 어디 간댔더라 하며 걱정하는 사이 금세 비가 그쳐버린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다가도 어느새 환하게 개는 오스트리아 여름 날씨의 전형이다.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어제 널려놓은 마당의 파라솔 위를 치우고 설거지를 한다. 그 사이 두 아가의 울음소리가 집안 구석구석에서 울려온다. 남편은 또 담배가게엘 간다고 해서 심심한 기분에 또 따라나섰다. 그런데 가게 문은 닫혔고, 가게 앞 자동판매기는 무언가 문제가 생겼는지 계속 동전을 토해 낸다. 차선책으로 근처 레스토랑에서 조금 비싼 담배 쟁취에 성공하는 남편. (담배가 뭐 그리 좋은지, 금연 가자~) 이곳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이라도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남편도 오스트리아에 여러 번 다녀서인지.. 2004. 7. 23. 금 (핀카펠트에서) 어제의 긴 항공기 탑승이 무척이나 피곤했나 보다. 아침식사는 신선하고 맛있는 빵으로 들고, 점심엔 비빔국수를 먹었다. 그리곤 낮잠에 바로 빠져버렸으니. 내리 3시간이나 침대 위에 누워있었단다. 시차 적응이 안 되는 것이다. 아침식사 후, 남편이 담배를 사러 간다기에 시내 중심가 쪽으로 따라 나섰다. 시내 중심이라 해도 작은 도시라서 몇 개의 사거리를 낀 2차선 도로와 주변 건물들이 전부다.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멈춰서서 기다리고 있으니 달려오던 차가 횡단보도 앞에 정차한다. 이곳 도로는 무조건 사람이 먼저란다. 참 낯설다. 담배도 우리나라처럼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Tabak과 주유소샵 등에서만 판매한다. 정신을 챙겨서 거리 풍경들은 접하고 나니 비로소 유럽에 온 실감이..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