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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 (월) 후 : 10년 만의 프라하 두브로브니크를 떠난 스마트윙은 4시30분, 프라하 공항에 안착했다. 프라하엔 정확히 10년 만이다. 오스트리아에 살던 2005년에 2번, 2006년에 3번 프라하엘 방문한 후, 2009년 1월에 빈을 떠날 때까지 2년 넘게 프라하엘 들르지 못했다. 빈에서 차로 4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곳인데 말이다. 대한한공이 체코항공의 최대주주라던가. 영어, 체코어와 함께 한글이 장식처럼 병기된 프라하공항을 나선다. '출구' 방향으로 나가니, 남편 이름이 쓰인 커다란 푯말을 들고 서있는 공항택시 기사가 우리를 반긴다. 프라하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 중 가장 흔한 교통수단은 공항버스다. 공항버스는 제1터미널을 출발하여 중앙역까지 운행하는데, 우리가 도착한 2터미널에 이미 거의 만원인 상태로 오는 버스를 타기는 쉽지 ..
8. 1 (월) 전 : Bye, 두브로브니크 어제보다 1시간 늦은 새벽 3시에 눈을 떴으니 어제보다 시차 적응이 돼가는 건가. 그다지 예민한 편이 아닌 내가 이리도 서울과 두브로브니크를 분별하지 못하다니 나이가 들긴 드나 보다. 어디서나 잘 자는 남편은 두브로브니크의 새벽에도 푹 숙면 중이다. 오늘도 어제처럼 6시에 숟가락을 들었다. 메뉴는 어제와 차별화된 컵라면, 아주 꿀맛이다. 오늘은 두브로브니크를 떠나 프라하행 항공기를 타는 날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캐리어에 짐을 챙겨넣어 떠날 준비를 대략 마치고는 다시 두브로브니크의 아침 햇살을 만나러 간다. 어제도 버스시각 확인차 들렀던 케이블카 탑승장 앞 버스티켓판매소에서 공항버스 티켓을 구입하고, 또 출발 시각을 확인한 후 마침 그곳에서 판매하는 커피까지 손에 넣었다. 아, 이를 어쩌나, 여기 커피,..
7. 31 (일) 후 : 로칸다 페슈카리아와 카메니체 케이블카에서 내린 우리는 11시 조금 넘은 시각이지만,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구시가 성벽 안으로 들어가 다시 렉터궁전 쪽 작은 문으로 나가면 성벽을 끼고 있는 페리선착장이 있다. 그 항구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는, 아주 널리 알려진 레스토랑인 '로칸다 페슈카리아'의 야외테이블에 앉았다. 항구가 보이고 성벽이 그 곁에 있고 멀리 스르지산에 시야가 닿는 '로칸다 페슈카리아'엔 한글메뉴판이 있다. 물론 한글메뉴판만 특별히는 아니고, 이곳을 찾는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을 위해 다양한 언어의 메뉴판이 준비되어있다, 이미 숙지하여 메모해 온 것-작년 가격-보다 음식의 가격은 조금 오른 듯했다. 크로아티아 최고의 여행지인 두브로브니크는 성벽투어 입장료나 케이블카 탑승료는 물론 레스토랑 음식 가격도 크로아티아 소득..
7. 31 (일) 전 : 스르지산에 가야 할 이유 눈 뜬 시각, 새벽 2시.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시차 적응은 거꾸로 간다. 무려 6시에 햇반과 즉석미역국, 김치, 짜장. 김, 메추리알까지 한식으로 제대로 아침식사를 했다. 서울을 잘 지키고 있는 아들녀석과 톡을 한 후, 7시반에 일찌감치 구시가를 향해 마음을 꾸린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에도 다른 도시나 마을처럼 성당도 있고 궁전도 있고 또 광장도 있다. 그런데 사실, 두브로브니크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유적들에 이상하리만큼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저 플라차대로를 거닐고 싶었고, 아드리아해를 바라보고 싶었고, 성벽과 바다의 조화를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 구시가 오래된 돌바닥 위에 이른 아침부터 고양이 두 녀석이 평온한 휴식 중이다. 이 도시의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길고양이들은 서울의 길고양이와는 달..
7. 30 (토) 후 : 로브리예나츠의 푸른 오후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또 KONZUM엘 들러 아침에 마시지 못한 아이스커피를 구입했다. 그런데, 이 콘줌의 가격체계가 좀 기이했다. 바코드를 대면 명시된 가격보다 더 비싸게 찍히는데 그 가격에서 할인을 해주는 것이다. 할인율은 계산원 뜻대로. 물과 음료를 사기 위해 이곳엘 들를 때마다 계속 그러했는데, 어찌된 건지 혹 우리가 착각을 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건지. 커피를 마시고 캔맥주도 마시며 쉬고 또 쉰 우리는 오후 2시, 숙소 근처의 피자리아 타바스코로 향한다. 타바스코 옆 계단을 올라가면 스르지산 전망대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있다. 케이블카는 내일 탈 예정. 야외테이블에 앉아 라자냐, 타바스코피자와 함께 오주스코 레몬맥주, 오주스코 생맥주를 주문했다. 생각보다 야외는 더웠는데, 아, 맥주가 싱거..
7. 30 (토) 전 : 성벽 위를 거닐다 남편과 동행하여 유럽 대륙을 찾은 것은 6년 만이다. 2009년 1월 귀국 후, 2010년에 가족 셋이 뮌헨과 빈에 다녀왔고 2014년엔 아들과 함께, 작년엔 나혼자 비엔나 나들이를 했다. 베니스 갈까. 11일간의 여정을 처음 계획할 때 IN 예정이었던 도시는 베니스였다. 그런데, 7월의 베니스는 숙소가 너무 비쌌고, 게다가 2004년 여름에 겪은 고온다습 때문에 선뜻 항공권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럼, 두브로브니크 어때. 꽃누나에서 봤던 거기 말야. 우리 크로아티아엔 북부 오파티아밖에 안 가봤잖아. 처음에 고려했던 '베니스-잘츠-빈'의 여정은 '두브로브니크-프라하-빈'으로 변경되었다.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의 최남단 도시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 '아드리아해의 진주'다. 구시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
7. 29 (금) 후 : HI, 플로체 게이트 7시, 핀에어 항공기는 시외버스터미널 규모의 두브로브니크 공항에 우릴 내려주었다. 입국심사를 마친 후, 수화물로 부친 캐리어도 바로 나와주었으니 이제 숙소로 갈 일만 남았다. 버스를 타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가는데 무언가 이상해 살펴보니 뒷바퀴 위쪽에 살짝 금이 가 있는 것이다. 컴플레인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일단 약간의 환전-20유로=140쿠나-을 하고 대기 중인 버스에 올랐다. 공항버스 요금은 40쿠나. 기사에게 직접 80쿠나를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았다. 정보대로 버스 왼쪽에 앉았는데, 버스는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아찔한 속도로 내달린다. 30여분을 달렸을까. 우리는 여행객 그득한 필레게이트 정류장에 내렸다. 우리가 예약한 아파트는 플로체게이트 근처에 있다. 아파트 주인이 이메일로 알..
7. 29 (금) 전 : 두브로브니크 가는 길 남편과는 6년만에 떠나는 유럽,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어제 아니, 오늘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누웠으니 몸은 당연히 천근만근이다. 어제는 재건축조합사무실에 들러 동호수배정에 관련된 서류를 제출하고, 집 청소와 빨래를 하고는 서울에 남아있을 아들녀석의 반찬거리를 챙기느라 몸이 둘이라도 모자란 날이었다. 퇴근하면 함께 짐을 싸자는 남편의 의견 덕에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던지는 말, 오후에 친구가 부친상을 당했고 다른 친구들은 내일 장례식장에 갈 예정인데 자신은 갈 수 없으니 마음이 편치 않단다. 내일은 비행기 타야 하는데 당근 못 가지, 그럼 지금 얼른 다녀오면 되잖아. 다시 집을 나섰던 남편은 11시반에 귀가했고 캐리어 점검까지 다 마치고 나니 무려 새벽 1시였다. 공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