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04~08) (194) 썸네일형 리스트형 왕궁 - 악기 박물관 합스부르크 왕가의 신 왕궁엔 무기 박물관과 함께 악기 박물관이 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둘이 한 곳에 있다는 것이 참으로 기묘하다. 우리를 제일 먼저 끌어들이는 중세의 악기들은 15-16 세기 것들이다. 줄이 있으면 현악기이고 입으로 부는 것은 관악기, 그리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은 건반악기. 이것이 내 악기 분별법의 전부. 악기들이 놓여져 있는 전시실은 시대별로 분류가 되어 있었는데, 음악 문외한이라 시대에 따른 악기의 차이점을 식별할 수 없다. 손때와 낡고 삭은 정도로나 겨우 알아볼 수 있을까. 첫번째는 16세기 오르간. 많이 낡았지만 화려했던 옛 모습을 엿보기는 어렵지 않다. 다음은 17세기, 그다음은 18세기 것들로 공 들인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19세기의 피아노는 피아노 뿐 아니라 의자.. 왕궁 - 무기 박물관 빈 중심에 위치한 왕궁은 650여년 간 오스트리아와 중부 유럽을 지배했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으로, 13세기부터 합스부르크 왕가의 종말이 가까웠던 1913년까지 증축과 개축을 거듭하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복합건물이다. 무기박물관은 1881년부터 1913년까지 지어진 네오바로크 양식의 신 왕궁에 자리잡고 있다. 이 신 왕궁의 2층 테라스에서 히틀러는 1938년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합병을 선포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부르봉 왕가와 더불어 과거 유럽의 축을 이뤘던 합스부르크 왕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신 왕궁의 실내, 마치 전쟁 중인 모습으로 말 탄 기사의 갑옷이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전장을 묘사한 벽면 테피스트리엔 잔인한 전쟁 장면들이 전혀 잔인하지 않은 듯 펼쳐져 있다. 유심히 그리고 세심히 바라보.. 슈툴렉 스키장에서 눈요기가 아닌, 몸 놀리기 목적으로는 처음 찾는 오스트리아 스키장. 지난 번 답사를 마친 셈머링 스키장에 바로 아웃한 슈툴렉 스키장에 이르자, 눈가루들이 연신 인사를 건넨다. 비엔나 남쪽으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그곳 주차장엔 벌써 차들이 그득하다. 스키 장비를 빌리러 대여점에 들렀는데, 대여비용이 만만치 않고보니 우리나라에 고이 모셔두고 온 스키가 아쉽다. 대여점 입구에 전시된 나무 재질의 골동품 같은, 오래된 스키 플레이트가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다. 리프트권을 받고 스키를 챙겨 신은 다음, 이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볼까. 오스트리아는 국토의 2/3가 알프스 자락으로 둘러싸여 있어 겨울엔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 그러다보니 스키장 슬로프는 당연히 쉴 새 없이 퍼부어대는 천연 눈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 시청사 앞의 겨울 며칠 전, 빈 중심가를 승용차로 지나다가 화려한 불빛과 어우러진 모습이 재미있어 차창에 코 박고 구경한 곳이 있었다. 바로 빈 시청사 앞 스케이트장. 낮은 기온이긴 하지만, 스케이트 타기엔 그다지 나쁘지 않은 날씨이다. 오늘은 일요일 오후라 사람들로 정신없이 붐빈다. 스케이트 코스 안내판도 어엿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경쾌한 음악에 몸을 흔드는 사람들도 여기저기. 시청사 광장엔 계절마다 여러가지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요즘 같은 겨울엔 스케이트장과 스케이트 대여소, 음식점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한 나절을 보내도 충분하다. 스케이트장 개장시간은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용 요금은 오후 4시를 기점으로 나누어지는데 4시 이후의 요금이 더 비싸다. 두 남자는 4시 이후 입장권에, 스케이트까지 빌려.. 1월의 끝 지난 주, 한국인들의 작은 음악회가 있었다. 어느 대학 연주홀에서 잔잔하게 진행된, 가곡과 아리아 중심의 성악 콘서트였다. 사실 난, 유독 쇼팽만 좋아할 뿐, 성악이건 기악이건 클래식 음악에 별 관심이 없다. 게다가 작년 봄에 갔던 음악회에선 중간에 연주회장을 뛰쳐나온 전력도 있기에 이번 역시 비상의 경우까지 짐작하고 간 터. 시간이 임박하여 연주홀에 들어가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관객이 되어 자리하고 있다. 간혹 다른 나라 사람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대부분은 우리나라 사람이다. 낯익은 분들과 손인사, 눈인사를 나누다보니 어느 새 시작 시간. 깔끔하게 정비된 무대에서 주인공과 반주자가 첫인사를 한다. 무대 주인공과는 아는 사이, 평상시의 화술과 농담은 사라지고 성악가로서만 무대를 채우고 있다. 잠시 후, .. 오페라와 모차르트 카페 오페라극장 뒤편엔 극장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박물관이 있다. 그곳엔 2차 세계대전 당시 무너진 오페라극장 사진과 재건 중인 1948년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령이었으니 전쟁을 피해갈 수는 없었을 듯. 페허 속에서 국회의사당보다 오페라극장을 먼저 재건했다고 한다. 잠깐 오스트리아 역사 시간. 유럽을 장악했던 합스부르크가는 1867년에 오스트리아 헝가리제국을 형성하였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하여 600년이상 번성하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는 멸망하고 1938년에는 결국 독일에 병합되었다. 2차 대전 후, 4개국에 분할 점령 되었다가 1955년에 주권을 회복하여 영세중립국이 되었다고 한다. 자그마한 박물관 내부엔 오페라극장이 새로 지어진 1955년부터 현재까지의 역사가 그대로 간직되.. 빈 오페라극장에서 오후 들면서 매서워진 일요일, 전날과는 달리 비엔나 중심 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늘 서성이고 지나치기만 했던 그곳엘 추위도 피할 겸 들어가 보기로 했다. 빈 오페라극장은 파리 오페라극장, 밀라노 스칼라극장과 함께 유럽 3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로, 1869년 궁정오페라극장으로 개관하였다고 한다. 현재의 오페라극장 건물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되었던 것을 1955년에 재건한 것이다. 7,8월을 제외한 거의 매일 오페라와 발레 공연이 있으며 극장 내부투어는 하루 2-4번 진행되는데,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로 안내 받을 수 있다. 간혹 내부투어가 없는 날도 있다. 대기 줄에서 한참을 기다려, 제 시간을 넘겨 나타난 영어가이드를 따른다. 입구에서 힐끗거리며 쳐다보던 모습보다는 화려하긴 했지만, 공연과 관객이.. 나에게 묻는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며칠 동안 쨍하게 내리쬐던 햇살엔 미동도 않던 내 마음이, 뿌옇게 흐린 오늘 같은 하늘 아래에선 염치없는 반응을 드러낸다. 어휴, 또 잿빛이군, 정말 으이그, 요즘 이런 식이다. 나보다 늦게 일어나는 겨울 해도 얄밉고, 나를 남의 나라까지 밀고와 밥순이로 추락시킨 큰밥돌(남편)도 얄밉다. 요 며칠, 우유 쏟고 준비물 빼 먹고, 정신력 해이의 정석을 보여주는 작은밥돌마저 얄밉다. 몇 해 전, 10년이나 써온 가계부 10권을 쓰레기더미에 쏟아부은 일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썼던 일기를 결혼 후엔 가계부가 대신했기에 그것은 애환과 희망이 담겨있는 나의, 아니 우리들의 역사였다. 그 소중한 역사를 던져버린 이유는 ..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