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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이야기 2 : 발생의 남발 내가 유럽 대륙을 처음 밟은 것은 2004년 여름이다. 3주간 오스트리아에서 여행하는 일정이었고, 오스트리아와 루체른, 밀라노, 베니스를 여행했다. 2004년 겨울엔 오스트리아 시골에서 6주 동안 생활을 했고 2005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가족이 함께 오스트리아에서 체류했다. 그 이후 2010년에 유럽 땅을 밟았고 2014년부터는 해마다 유럽 국가로 여행을 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2018년 여름에 2주 일정으로 독일남부와 오스트리아를 향유하는 여정인데, 그동안 단 한번도 겪지 않았던 일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 1. 입국 심사 유럽 공항의 입국 심사는 런던을 제외하곤 대체로 여권 확인만 한다. 런던도 '왜 왔니, 얼마나 머물 거야, 호텔은 어디' 정도다. 그런데,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안 하는 입국..
남은이야기 1 : Lufthansa Feedback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항공편이 결항되어 대체항공권을 받았는데, 공항 직원의 잘못으로 항공기에 탑승하지 못했다면 누구든 당연히 항공사에 컴플레인을 할 것이다. 빈에서 프랑크푸르트 가는 항공기가 프푸 공항 보안 문제로 결항되어 빈에서 파리를 경유하는 인천행 항공권을 받았지만 우린 그날 파리에서 출발하지 못했다. 빈 공항 직원의 잘못으로 '항공권 변경'이란 것이 안 되어 탑승할 수 없었던 것이다.늦은 시각이라 모든 업무가 마감되어 숙식을 제공 받지도 못해서 이역만리 파리 공항에서 밤샘 대기를 해야 했다.다음날 아침에 호텔 숙박권과 식시권을 받긴 했으나 그것만으론 부족했다.날아가버린 우리의 소중한 '24시간'에 대해 우린 반드시 보상 받아야 했다. 입국 당일 직접 찾아간 인천공항 루프트한자 사무실에선 컴..
8. 8 (수) : 파리에서 서울로 밤새 잠깐씩 돌아가면서 눈을 붙이긴 했었나 보다. 정신이 잠시 혼미해졌다가 말짱해지기를 반복했으니.새벽 4시반에 다시 찾은 1터미널의 루프트한자 데스크에선 매니저가 오는 6시반에 다시 오라는 말만 던진다.어차피 우리나라 같은(?) 서비스는 기대하지 않았으니 기다리라면 기다릴 수밖에 없다. 다시 찾은 루프트한자의 매니저는 항공권을 확인해주고는 우리 수화물이 어찌되었는지 위층에서 확인하고 오라 한다.수화물 보관소에 문의한 결과, 1터미널에선 알 수 없고 오스트리아항공기에서 내렸으니 2터미널에서 확인해야 한단다.그제서야 루프트한자 매니저는 2터미널에서 셔틀버스로 이동 가능한 호텔 숙박권과 식사권을 내어준다.2터미널까지는 또 셔틀트레인으로 움직인다. 2터미널의 수화물 보관소에 들어가기 위해 인포에 문의하고 기다..
8. 7 (화) : 빈에서만 떠나다 오늘은 빈을 떠나는 날이고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다.그러기에 남아있는 식재료들을 모두 해치워야 하는 날이기도 했다.즉석밥과 즉석짜장, 소시지, 계란은 물론 후식 요거트까지 완벽하게 뱃속에 넣고는 정리정돈까지 완전무결하게 마쳤다. 10시 25분, 숙소를 나선다.37번 트램을 타고 쇼텐토어까지 1정거장을 이동한 후 다시 1번 트램으로 10여분 움직이면 슈베덴플라츠다.구형 트램은 그 정취가 비할 바 없이 멋스럽지만 계단이 있기에 캐리어를 든 여행자에겐 엄청난 고난인데, 우린 운좋게도 빈을 떠나는 날 승차한 두 트램이 모두 저상형 트램이었다.  11시에 출발하는 버스는 이미 슈베덴플라츠 정류장에 대기 중이었다.아, 근데, 버스도 신형인가, 캐리어를 바깥 쪽에 싣고 승차하던 예전의 버스는 사라지고, 버스 안까지 캐..
8. 6 (월) : 카페 사허 그리고 프라터 눈 뜨자마자 부스스한 얼굴로 BILLA에 들러 내일 아침까지 필요한 물과 맥주, 치즈소시지를 구입했다.그리고 8시, 가장 중요한 일인 항공 온라인체크인을 위해 루프트한자 앱을 열었더니 아직 오픈 전이다. 그런데 2-3분 후 혹시나하고 수언니가 접속한 루프트한자 앱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래 웹체크인은 출발 23시간 전부터지만 늘 그랬듯 23시간도 훨씬 더 남은 시각임에도 웹체크인이 가능한 것이다.우린 프랑크푸르트에서 인천까지 가는 712편의 44AC와 43DEF, 이렇게 맨 앞 최고의 5좌석을 확정했다.  어제보다는 훨씬 서늘해진 아침, 카페 Sacher에서 분위기 있고 우아하게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1832년 오픈한 카페 사허엔 황제가 즐겨 먹었다는 초코케이크인 사허토르테가 아주 유명하다.이른..
8. 5 (일) : 글로리에테와 벨베데레 '아름다운 샘'의 뜻을 지닌 쉔브룬 궁전은 1569년에 건축하기 시작하여 현재 1,441개의 방을 지닌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으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다.빈을 여행하는 모든 이들이 빼놓지 않는 곳, 우리도 빼먹지 않기로 했다.  쉔브룬 내부는 물론 그냥 통과다.다른 성(城)과 궁(宮)을 이번 여행에서 꽤나 입장하기도 했고 또 대부분 쉔브룬 내부 관람 경험이 있으니까.쉔브룬 중 오늘 들를 곳은 쉔브룬 정원 끝 언덕에 솟아있는 전승기념비인 글로리에테다.글로리에테까지 이 여름 볕 아래 당연히 걸어 올라갈 순 없으니 선택은 파노라마트레인이다.그러나 꼬마기차인 파노라마트레인에 오르자 내부가 너무 덥다.기차 안에 당연히(?) 에어컨이 없고, 게다가 창의 크기마저 아주 작으니 불어오는 바람마저..
8. 4 (토) : 미술사박물관과 빈 중앙묘지 공사 중인 오페라하우스에서 미술사박물관까지 가는 길에 왕궁 정원이 있고 그곳엔 모차르트가 산다.모차르트 조각상과 높은음자리표 근처 나무그늘 아래서 아침부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뙤약볕 아래와는 달리 정말 시원하고 서늘했으니까. 미술사 박물관에 여러 번 입장했지만 한국어 오디오가이드-예전엔 없었음-를 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그리고 테세우스 조각상이 조망되는 2층 기둥 쪽엔 클림트 그림이 있는데, 그림을 근접해서 감상할 수 있게 단을 설치한 것도 역시 처음 보았다. 3년 전엔 없던 설치물이니까.미술사 박물관엔 오래 머물지 못했다. 대충이라도 둘러보려면 하루는 족히 걸릴 터인데, 우리가 머문 건 두 시간 남짓.그러다보니 보려고 했던 회화 전시실은 반의 반도 못 둘러본 상황. 아쉽지만-여러..
8. 3 (금) : 카페 첸트랄과 훈더트바써하우스 아침을 알리는 알람에 눈을 떴다.에어컨 기온을 낮추려고 밤새 두어 번 몸을 일으켰으니 아주 가벼운 아침은 아니다.우리가 머무는 복층아파트의 2층은 전체 건물 중 맨꼭대기인데, 낮동안의 열기가 완전히 식진 않은 건지 아니면 빈에도드디어 열대야라는 불청객이 나타난 건지, 밤에도 서늘한 기운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SPAR보다 숙소에서 훨씬 가까운 BILLA엘 들른 후 10시, 길을 나선다.  빈의 가장 유명한 카페인 '첸트랄'은 1868년에 오픈하였다.10시 30분에 예약-남편 찬스-되어 있기에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한 카페 내부에 오래된 아저씨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이 밀랍인형은 잠자는 시간 빼고는 모든 시간을 카페 첸트랄에서 보냈다고 하는 작가 알텐베르크라고 한다.첸트랄은 20세기 초, 예술가와 학자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