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424) 썸네일형 리스트형 7. 25 (토) 후 : 벨베데레의 여름 아침 내내 숙소 주변의 마트 순례를 한 후, 벨베데레의 위치를 캡처로 재확인한 후 드디어 벨베데레로 간다. 오후가 되어도 여전히 한적하고 고요한 빈의 평범한 주택가. 사건 사고 없는 심심함, 정적 속의 활기, 늘 그리웠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제대로 방향 잡아 벨베데레를 향해 걷던 중, 공사 중인 건물을 마주했다. 신축은 아니고 리모델링 정도의 공사인 듯한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장치가 우리와는 확연히 다르다. 돈보다, 경제 개념보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 생명이 먼저인 나라, 원칙이 먼저인 나라다. 15분 정도 걸었을까. 상궁 쪽의 벨베데레 정문이 딱 나타나 주신다. 아침에 떨어지던 빗방울 기운이 아직 남았는지 구름 뭉치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느 새 푸른 하늘이 구름을 밀어내고 있다. 구름.. 7. 25 (토) 전 : 빈 3구 마트, 내 손 안에 새벽 4시도 안 되어 눈을 떴다. 시차 적응이 안 되니 당연하다. 빈의 여름은 서머타임이 적용되더라도 해가 참 길다. 4시 반이 넘으니 하늘이 환해지기 시작한다. 1주일 머물자고 날아온 유럽, 그것도 빈에서만 미적거리려 선택한 이 작은 아파트가 썩 마음에 든다. 카톡으로 남편과 아침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으니,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상갓집에 있다 한다. 그렇구나, 나도 잘 아는 남편 친군데, 서울에 있었다면 나도 그곳에 갔을 텐데 말이지. 새벽부터 허기-혼자 있으니 배만 고프다-가 느껴져, 컵라면도 먹고 치즈 넣은 셈멜도 반 개나 뜯어먹은 후 감자까지 삶았다. 이게 뭐래, 이른 아침부터 뭘 이렇게나 많이 먹어대는 거지. 아침 7시반, 어제 저녁의 Penny에 이어 숙소 근처의 Hofer와 Billa에.. 7. 24 (금) : 빈으로 가는 길 자정이 넘어 눈을 붙였는데, 4시에 눈이 떠졌다. 혼자 있는 낯선 공간이 익숙치 않은 이유. 방음 장치가 전혀 없는 수면실이라 슬리퍼 끄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나처럼 새벽에 눈뜬 인사들이 꽤 있다. 6시가 되자 수면실 전체에 작은 알람소리가 울려퍼진다. 다들 항공기에 탑승할 여행객이니 이런 배려, 괜찮다. 톡으로 서울 가족들과 연락을 하고 수면실 바닥을 살펴보니, 대부분의 룸 앞에 실내화가 자리해 있다. 샴푸, 트리트먼트, 바디워시가 갖춰져 있는 샤워실에 들른 후, 라커에서 짐을 챙겨 8시 전 체크아웃을 한다. 2터미널에서 바라본 하늘이 참 맑고 깨끗하다. 아, 그런데 또 셔틀을 타야 하는구나. 1터미널로 향하는 셔틀버스엔 이른 시각인데도 승객이 가득하다. 8시 35분, 30.5도, 매우 뜨거운 아침이.. 7. 23 (목) : 서울에서 나리타까지 2015년 여름 여행 계획은 2월말, 저렴한 항공권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와 남편친구 부부, 이렇게 넷이 함께 하는 유럽여행이었고 항공권과 숙소, 렌터카를 예약했고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여행 준비를 완벽하게 마치고 설렘 속에 살던 5월, 예기치 않은 일인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다.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심각한 경기 불황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바닥을 헤매는 경기 탓에 동업자인 남편과 남편 친구가 서울을 비울 수 없게 돼버린 것이다. 단번에 유럽항공권을 포기한 세 사람과는 달리 난 항공권 취소를 계속 늦췄고 마침내 혼자 떠나기로 했다. 다만, 여행기간 내내 빈에서만 머무는 일정으로 변경했는데, 항공권의 in과 out이 빈이었기에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항공권은 아시아나를 타고 .. 번외 2 : 다자이후의 스시에이 다자이후에서 식사할 곳을 검색하다 눈에 걸린 '스시에이' 후기도 많고 평도 괜찮아 선택했다. 다자이후에 도착하자마자 '스시에이'로~ 가벼운 아침식사로 시장기가 있었고, 오픈 전에 도착하면 오픈 시각까지만 기다리면 되니까. 점심 메뉴는 11시부터 14시까지 주문할 수 있다. 토요일인데도 점심 메뉴 주문이 가능했다. 10시 55분, 1등으로 식당에 입장했고, 다른 사람들도 바로 이어 들어왔다. 1,300엔 점심 메뉴엔 스시는 물론 계란찜과 국, 커피까지 제공된다. 스시는 중상, 계란찜은 최고, 커피는 중하~ 식사 마친 후에 보니 식당 앞에 대기자 수가 꽤 많았다. 다자이후 역에서 도보 5분 거리다. 번외 1 : 후쿠오카 전리품 쇼핑을 즐기지 않는 우리지만 후쿠오카여행에서 빈손은 어불성설. 그러나 다른 여행객들에 비하면 초라하기 이를데없는 미약함! 후쿠오카 텐진의 '세가미 드럭스토어'에서 면세처리한 후 밀봉해준 하나의 덩어리, 일본 내에선 열지 말라는 말을 철석같이 지킴~ 서울 와서 풀어놓으니 참 별거 없지만 우리 막내녀석 간식도 챙겨왔다. '돈키호테'까지 가서 구입한 치로루초코 녹차맛~ 역시나 탁월한 선택! 1. 18 (월) : 짧은 여행의 끝 어젯밤 11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고 오늘 아침의 알람은 6시였지만, 새벽 4시 무렵부터 계속 뒤척였다. 아침 9시 25분 출발 항공기 시각에 늦을까 염려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3년전 오사카 여행에 비하면 양반이구만, 그땐 아마 7시 50분 출발이었지. 더이상 비가 내리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우리는 6시반 경 체크아웃을 한 후 나카스가와바타 역으로 향한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빗방울은 계속 떨어졌고, 이른 시각인데도 지하철엔 사람들이 가득하다. 공항역에 내려 셔틀버스 이동 후 국제선터미널 진에어 체크인데스크를 찾았으나, 출발 2시간전 오픈이고, 현재시각 7시20분이라 아직 오픈전이란다. 오픈하지도 않은 데스크 옆으로 길게 늘어선 줄은 진에어 대기줄이란다. 그리고 줄 선 진에어 승객들을 대상으로 검색대.. 1. 17 (일) 후 : 모모치해변 그리고 텐동 다자이후 산책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후쿠오카 텐진, 내일이면 서울로 돌아가야 했기에 오늘 남은 시간은 알차게 써야 했다. 비는 그치지 않았지만, 버스-아마도 305번-를 타고 예정대로 모모치 해변과 후쿠오카 타워로 향한다. 지도상으론 멀지 않아보였는데, 텐진에서 모모치 해변 앞까지 20분 이상 소요된 듯했다, 쏟아지는 빗줄기 덕에 후쿠오카 타워 전체를 카메라에 담아내는 건 불가능했다. 흐린 날씨를 조망하기 위해 타워라기보다는 건물 같았던 폭삭 젖은 후쿠오카 타워에 올라갈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타워 출입구 주변의 실내 기념품점엔 후쿠오카 타워 모형조차 없었던 허망함이라니. 모모치 해변의 전망 좋은 리조트는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는지 일반인은 출입금지였다. 겨울이라 그런지 늘 그러한 것인지, 분위기 잡을 우..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