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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7 (일) 전 : 다자이후의 빗방울 7시 반에 올려다 본 아침 하늘은 어제와는 달리 잔뜩 흐려있다. 어제처럼 오늘 역시나 세수하고 샤워하는 수질이 서울과는 많이 다르다. 몸에 있는 유분과 수분을 몽땅 빼앗아가는 물, 푸석거리듯 메마름을 느끼게 하는 물이다. 암튼 어제 호텔 조식이 특별히 괜찮지 않았기에 오늘 조식은 호텔 아닌 다른 곳에서 간단하게 먹기로 했다. 텐진역 지하 보도 쪽 입구에서 가까운 롯데리아 앞을 서성이다 어제 보았던 도토루의 아침 메뉴를 선택했다. 메뉴를 고르고 계산을 하면 커피는 즉석에서 내려주고 샌드위치는 곧 직원이 가져다준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도토루 내부엔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샌드위치도 맛있었지만 역시 도토루는 커피가 최고다. 지금은 철수했지만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던 커피브랜드. 다시 호텔로 향하는 텐..
1. 16 (토) 후 : 여기는 캐널시티 100엔 버스는 후쿠오카 최중심가를 운행하는, 말 그대로 100엔짜리 동전 하나로 승차할 수 있는 버스다. 우린 100엔 버스 9번 정류장인 텐진에서 승차하여 4번 정류장인 캐널시티로 향한다.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여 1996년에 세워진 '캐널시티'는 내 눈엔 일단 거대한 쇼핑몰이다. 캐널시티 앞엔 단체여행 온 자들을 위한 관광버스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복잡한 듯하지만 시각적으로 참 예쁜 쇼핑몰인 캐널시티. 그다지 쇼핑에 관심이 없는 우리가 구경하기에도 재미가 쏠쏠한 곳, 덕분에 의류 매장에 한참을 머물러본다. 독특한 구조와 디자인을 자랑하는 이곳에 오니 한국인과 중국인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아주 다양하다. 오르락내리락 왔다리갔다리 하는 동안 만난 물가의 귀여운 강아지 두 녀석, 집에 두고 온 막내녀석..
1. 16 (토) 전 : 텐진에서 노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비해 온 전기찜질팩은 호텔 객실의 침대 옆에 콘센트가 없어서 사용하지 못했다. 다행히 아프지 않은 허리, 7시의 알람을 듣고 내다본 창 밖 하늘은 아주 맑다. 남편도 어제의 감기 기운이 많이 사라진 상태, 이것도 아주 다행이다. 와이파이 빵빵 터지는 객실에 누워 잠시 검색을 하니,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 남편은 택이란다, 앗싸~ 바르고 선하고 순수하고, 또 세상과 간격 있는 곳에 살고 있어 세상의 때와 거리가 먼 '택' 캐릭터, 괜찮지 않은가. 어제 체크인하면서 미리 값을 지불하고 받은 조식쿠폰을 들고, 13층에 자리한 조식당으로 간다. 메뉴는 다양하지 않아도 커피와 버터가 맛있고, 유리창을 통해 비치는 나카스강의 경관이 근사하다. 아침식사를 한 후, 어젯밤엔 어둠 덕에 보지..
1. 15 (금) : 후쿠오카의 밤거리 2016년이 시작되자마자 감기에 걸려 며칠을 앓았고 감기가 거의 나을 무렵엔 기다렸다는듯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힘든 2015년이 지나면서 긴장이 풀려서인지 아님 나이탓인지.감기는 '감기약'이란 기특한 녀석이 2~3일만 제역할을 해주면 금세 백기를 던지는데, 요통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아래쪽 허리뿐만 아니라 다리까지 완벽하게 저려왔다.3개월 넘게 병원을 다녔던 2002년의 통증, 바로 그것이 찾아온 것이었다. 물론 최근에도 약간의 요통이 발생한 적이 있긴 했지만, 잠시 온찜질을 하면 바로 물러가곤 했는데, 이번에 아니다.밤낮으로 찜질팩을 허리 밑에 깔고 살기를 1주일, 후쿠오카 여행 출발 이틀 전에야 차도를 보였다.여행 못 갈 팔자는 아니었나보네. 후쿠오카로 떠나는 1월 15일, 진에어 항공편 출발 시..
떠나기 전 : 새해 첫 여행 유난히도 힘겨웠던 2015년이 지나고 2016년 첫 여행지는 후쿠오카다. 늘 여름여행보다는 짧게 계획하는 겨울여행이지만, 사실 단기비행 노선의 도시 중 딱히 가고 싶은 곳은 없었다. 떠나고 싶은 곳은 항상 멀리 있기에 그곳을 여름여행지로 남겨두자면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이어야 했고 서울보다 춥지 않아야 했다. 그래서 낙점된 곳이 후쿠오카. 정부 자체로만 보면 증오하는 국가지만 오사카 여행에서 보았듯 질서의식은 선진적인 나라. 작년 9월에 국내저비용항공사의 항공권을 예약하고 후쿠오카 텐진 지역의 호텔을 골랐으며 쇼핑할 곳과 식사할 곳을 검색했다. 가깝지만 아주 먼 나라, 이번엔 혼자 아닌 둘이 떠난다.
프롤로그 : 혼자만의 빈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 우여곡절 끝에 훨훨 홀로 날아간 빈은 스스로를 온전히 돌아보기엔 꽤 쓸만한 시간이었다. 2015.07.23~2015.08.01
1. 16 (금) 중 : 스카이테라스에서 소호에서 빅토리아피크 station까지는 택시로 이동했다. 120년 역사를 지닌 피크트램은 가파른 경사를 타고 빅토리아피크 station에서 빅토리아피크까지 오간다. 빅토리아피크는 수많은 여행자가 찾는 홍콩 제1의 명소로, 홍콩의 가장 높은 언덕에서 홍콩을 조망할 수 있다. 12시20분, 대낮인데도 피크트램 승차 줄이 아주 길다. 빅토리아피크는 야경 조망 시간에 많이 붐빈다고 들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아닌가보다. 우린 이미 어제 공항에서 피크트램 편도승차권과 피크전망대 스카이테라스의 입장권을 구입했기에 구입하는 과정 없이 바로 승차줄에서 트램을 기다렸다. 그런데, 무려 30분이나... 거대인파를 두려워하는(?) 우리기에 낮의 피크트램을 선택했는데, 낮이 이 정도면 밤엔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건가...
1. 16 (금) 전 : 미드레벨에서 본 소호 어제 인천공항에서, 또 하이산플레이스에서 고단한 하루를 보냈음에도 7시가 안 되어 눈이 떠졌다. 높은 객실이라도 전망 부실한 창엔 고층아파트 틈으로 바다가 보이고 그 바다 위 하늘은 아주 맑다. 클로즈업홍콩과 홍콩관광청에서 받은 홍콩요술램프 책자를 뒤적이며 오늘의 스케줄을 점검한 후 조식당으로 간다. 이번 홍콩여행에서 묵을 호텔을 늘 애용하던 부킹닷컴 아닌 현대카드프리비아 사이트에서 조식 포함으로 예약했다. 8시10분, 조식당은 아주 깔끔하고 한가로웠다. 거리 쪽 두 벽면은 전면창이어서 환했고 메뉴 또한 다양했고 맛있었다. 식사 중 직원이 테이블로 영수증을 가져오면 서명하는 방법으로 투숙객의 아침식사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10시 20분, 호텔을 나선다. 어제 직접 만든 여행책자를 잃어버렸기에 집 컴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