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지 어느 덧 3개월이 지나갑니다.
이사하고, 복직하고, 연수 받고...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모를 만큼 정신이 없었어요.
밥돌들도 직장과 학교로, 매일 분주한 나날들입니다.
남의 나라로 떠나기 전 30년도 더 살았던 내 나라인데,
거리에서 시도 때도 모르고 울려대는 경적소리에,
실컷 부딪쳐 놓고도 모른 체 시치미 뚝 지나치는 인심에,
여기저기서 터지는 부산스러운 비속어에,
아직도 한 번씩 고개가 돌아가는 걸 보면,
잠시 동안의 타국 생활에서 체득한 인간의 적응력은
상상을 뛰어넘나 봅니다.
타지에서 보지 못했던 벚꽃이 활짝 웃으며 인사하나 싶더니
어느 새 꽃잎이 거의 떨어져 아쉽기만 합니다.
그런데, 마음 한 구석, 유럽의 봄과 여름이 그립네요.
아니, 그곳에서 누렸던 여유와 추억이 그립다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