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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22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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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4 : 레스토랑 Klischee 빈에서 30박 머무는 동안, 첫 숙소에서 10박을 두번째 숙소에서는 20박을 지냈다. 'Klischee'는 두번째 숙소 근처의 동네 레스토랑이다. 두번째 숙소는 빈 17구에 맞닿은 16구에 자리해 있었는데, 'Klischee'는 16구에 바로 붙어있는 17구에 있다. 9월 8일과 12일, 낮에만 두 번 방문했고 두 번 다 야외에 앉았다. 이후 저녁에 한 번 더 방문해서 Zwiebelrostbraten-쇠고기+튀긴양파와 소스-을 먹으려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가지 못해 아쉽다. 비엔나 레스토랑은 평일 점심 메뉴를 별도로 제공하는 곳이 많은데, Klischee도 마찬가지다. 우린 두 번 모두 점심 메뉴를 주문했고, 두 번 다 잘츠부르크 맥주 Stiegl을 주문했다. 9월 8일엔 맑은 야채 수프에 이어 호박 ..
부록 3 : 카페 Dommayer 빈 13구에 위치한 카페 Dommayer엔 8월 29일과 9월 20일, 2번 방문했다. 이곳은 요한슈트라우스 2세(1825~1899)가 자신의 악단으로 첫 공연을 한 곳이다.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 1세는 아들들, 특히 자신의 이름을 물려받은 장남이 음악가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 장남을 은행가로 성공시키기 위해 뒷바라지를 했고, 요한은 아버지 기대에 부응하여 최상위권의 학교 성적을 유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요한은 아버지 몰래 어머니의 후원으로 음악 공부를 하고 있었고 19세에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악단'을 설립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인맥을 동원하여 아들의 음악 활동을 차단했고 빈의 모든 공연장에서 연주할 수 없게 하였다. 결국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아버지 손길이 닿지 않은 '돔마이어'에서 첫 공연을 ..
부록 2 : Lainzer Tiergarten과 Hermesvilla 매월 첫 일요일엔 비엔나시에서 운영하는 빈 뮤지엄의 입장이 대부분 무료다. https://www.wienmuseum.at/en/locations 우리가 9월 첫 일요일에 선택한 가장 중요한 빈 뮤지엄은 Hermesvilla이다. Hietzing역에서 56B버스를 타고 20여분 후 Lainzer Tor에 내리면 Lainzer Tiergarten 앞에 다다른다. 라인처 티어가르텐은 24km²(약 726만평)가 넘는 광활한 지역으로, 합스부르크 황실의 사냥터였다. 현재는 라인처 티어가르텐-동물원이란 뜻-은 야생동물보호지역이며, 이곳의 한편에 헤르메스빌라가 자리잡고 있다. 휴일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라인처 티어가르텐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우리를 반겨주는 풀밭과 신록 그리고 그 위를 뛰어노는 사슴들. 예쁜 ..
부록 1 : LOT 비즈니스클래스, 그후 여행 에필로그를 LOT로 시작해야 하다니. 하지만, 귀국 후 LOT에 Claim한 스토리를 마무리해야 다른 즐거웠던 이야기를 기분좋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LOT에 관한 언급은 이번이 마지막이고 다시는 안할 테니 말이다. 귀국 직후, LOT 홈피 Claim을 통해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좌석 조절 장치의 고장, 관리 부실, 승무원의 거짓말과 기만, 승객으로서의 불편과 심정 등을 자세히 기재하여 전송했다. 한 달 반 후에 날아온 답장엔 의례적인 유감과 사과 그리고 1년 이내 LOT를 이용할 경우 20% 할인쿠폰을 제공한다는 것이 다였다. 난 메일을 확인하면서 바로 알아차렸다. 얘네들은 이게 방침이구나. 다시는 자기네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을 것을 이미 알고 있구나. 난 다시 남편의 고통스러웠던 ..
9월 27일 (화) : LOT의 만행 LOT폴란드항공은 이름처럼 폴란드 국적 항공사다. 허브공항은 폴란드 바르샤바이고, 준 허브공항인 부다페스트와 인천 사이의 직항을 운항한 건 2019년 하반기 즈음일 것이다. 이번 여행의 항공권은 2022년 2월에 예약했다. 사실 2021년에 예약해둔 로마-피렌체-빈 일정인 아시아나+LOT마일리지항공권 중 아시아나항공권이 2022년 1월에 강제취소되었다. 로마 직항 항공기를 6월초에 띄우지 않는다-6월말부터 운항-는 것이다. 팬데믹은 끝을 보이지 않았기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결국 8-9월 빈만 왕복하는 LOT+오스트리안을 마일리지로 발권했다. 2019년에 경험한 LOT비즈니스가 괜찮았기에 선택했다. 탑승 시각이 임박한 인천 행 LOT항공기의 탑승구 앞, 인파가 어마어마하고 길게 늘어선 줄도 어마어마하다..
9월 26일 (월) : 떠나는 마음 새벽엔 비가 내리더니 이내 맑아진 아침. 빵과 우유, 요거트, 사과로 마지막 식사를 한 후, 또 발생한 쓰레기와 재활용품를 치웠다. 30박을 머물렀는데도 아쉽다. 여행을 잘 마쳤다-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님-는 안도감도 있으나 역시 아쉬움이 더 크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넓고 밝은, 최고의 가성비를 선사해준 숙소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고 캐리어를 들었다. 숙소에서 공항 가는 대중교통은 CAT, Oebb 기차, S-bahn, 공항버스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모두 한번씩 환승을 해야 한다. 우린 S-bahn을 타기로 했다. 시간 여유가 있고 비엔나교통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경우에 가장 유리한 방법. 늘 오가던 Hernals역에서 S45를 타고 Handelskai에서 S7로 갈아타면 오래지 않아 빈 공항에 도..
9월 25일 (일) : 마지막 산책 서울 출발 전날은 설레기 그지없는데 빈을 떠나기 전날은 아쉽기 그지없다. 2009년 귀국 이후 2022년까지 빈에 7번-남편은 4번- 왔으니, 빈 떠나는 걸 한두 번 해보는 것도 아니고 곧 또 빈에 올 게 뻔한데도 말이다. 마지막 남은 신라면에 쫀쫀한 수제비 반죽을 넣은 아침식사를 마친 뒤 1차 냉장고 정리를 했다. 늘 그랬듯 건물 0층 쓰레기장에 일반쓰레기와 폐지를 버리고, 거리의 재활용품 배출 장소에 플라스틱과 캔을 넣었다. 9월의 흔한 흐린 날. 일요일의 트램은 우릴 1구 Schwedenplatz에 내려놓았다. 여객선 선착장이 있는 도나우 운하 주변은 링슈트라쎄와는 달리 현대식 고층건물들이 많다.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도시니, 올드타운에서 멀어질수록 새 집과 높은 건물이 많아지는 건 당연한 현..
9월 24일 (토) : 9월의 Augarten 기분 좋게도 며칠째 환하게 맑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토요일. 이상하게도 빈에서는 주말에는 구시가나 공원에 가야 할 것만 같다. 그렇다면 3년 전에 여행 왔을 때 좋았던 기억 가득한 아우가르텐 Augarten으로 가 보자고. 빈 2구에 자리잡은 아우가르텐은 오래 전엔 도나우강이 범람하는 지역이었다고 한다. 사냥터나 별장지로 쓰이기도 했고, 지금은 시민들의 안식처인 평온한 공원이다. 이곳은 출입문이 여러 곳인데, 한 입구를 따라 들어가보니 자그마한 밭 주변에서 상추류 모종을 판매하고 있다. 저기 낯익은 출입문 쪽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단풍이 익어가는 나무가 호위하고 있는 익숙한 길을 따라가면 아우가르텐 도자기 박물관이 보인다. 실용적이고 가격 착한 그문덴 도자기에 비해 아우가르텐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