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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5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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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5 : 트램 홍콩 트램을 보면서 1980년의 홍콩 영화가 떠올랐다. 엄청난 마니아를 낳았던, 홍콩 느와르 전성기였던 그때, 홍콩 영화는 많은 이들의 로망이었다. 홍콩 영화 속에서 트램을 본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수십 년이 지나 그 영화의 배경인 진짜 홍콩에서 트램을 타며 왜 난 1980년대를 떠올리고 영화를 떠올릴까. 그 시대와 홍콩영화가 공통점을 지닌 채 그리움에 묻어 오버랩되고 있는 걸까.
번외 4 : 전망 센트럴의 스카이테라스는 홍콩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2010년 여름의 홍콩에선 더위 탓에 포기했던 곳이다. 피크트램을 타고 올라가면서 본 전망, 그리고 피크전망대에서 스카이테라스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의 전망. 360도 조망권을 자랑하는 스카이테라스. 하늘 높은 줄 아는 고층빌딩들이 가득하다. 이곳이 홍콩섬이니 좁은 바다 저편에 보이는 곳은 구룡반도. 360도 조망이기에 이런 안온한 자연도 선사한다. 같은 바다라도 여긴 참 평화롭다.
번외 3 : 음식 2015년 1월의 홍콩여행,아프고 힘들었다. 2015년이 던져줄 고난의 시작이었던 듯. 떠나기 전, 여행 테마는 분명 먹거리였는데, 첫날 먹거리가 전부였던. 딤섬전문점인 '팀호완' 노스포인트점,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북적거리던 로컬맛집이다. 춘권, 하가우, 쇼마이, 비비큐포크번, 모두 다 맛있었다. 게다가 가격도 아주 착하다. 코즈웨이베이의 하이산플레이스에 자리한 何洪記 (호흥게이)에서 먹은소고기볶음면과 완탕면, 두 가지 다 환상적인 맛이다. 커피를 밖에서는 자주 즐기지 않는, 특히 여행지에선 더더욱 그러한 커피숍에서 커피 마시기를 홍콩에서 두 번이나 시도했다. 스타의 거리 스타벅스와 홍콩공항의 카페 데코.
번외 2 : 소호 그래도 소호다. 홍콩만으론 아쉽다해도 소호가 주는 이국적인 풍광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소호엔 그 옛날 우리들의 로망인 중경삼림도 있고 California dreaming도 있다.
1. 18 (일) : 첵랍콕의 카푸치노 남편 말에 의하면 내가 밤새 기침을 하고 신음소리를 내고 코골이를 했다고 한다. 어제 초저녁부터 잠들었던-물론 나도 계속 잠- 남편은 자정 무렵에 깨어 다 먹지 못하고 남아있던 초밥을 다 드셨단다. 감기약을 먹어야 했기에 입에선 당기지 않았지만, 식당으로 가서 여행 마지막날의 식사를 했다. 조식이 참 맛있는 곳인데, 사진에 보이는 딱 한 접시밖에 못 먹었다니-사실은 저마저도 다 못 먹음- 지금 생각해도 아깝다. 홍콩 감기에 걸리다니, 여행하면서 이렇게 많이 아파본 건 처음이었다. 여행지에 집중하지 못한 탓인지, 서울과 홍콩의 기온 탓인지, 그다지 깨끗하지 못한 홍콩 대기 때문인지. 8시가 넘어 체크아웃을 한 후,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호텔이 위치한 포트리스힐은 홍콩중심가는 아니었어도 여행하기에 불..
1. 17 (토) 후 : 홍콩 감기에 걸리다 오후 1시가 넘어 점심식사를 위해 들어간 피자익스프레스는 복잡하고 자리가 없었다. 스탠리플라자'라고 쓰인 공간에도 딱히 입맛 당기는 게 없어, 홍콩 중심부인 센트럴에 가기로 했다. 스탠리에서 센트럴 가는 6번 버스는 정말 다행히도 2층 버스가 아니었다. 버스에서 내려 센트럴 IFC몰로 들어가본다. 뭐 요기할 만한 게 있겠지 하며 여기저기 둘러보고 살펴봤지만, 마음에 와닿는 곳이 없었다. 그때 이미 우린 알아챘어야 했다. 내 몸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정신으로 신체를 압박하고 있었지만, 몸은 이미 음식에 대한 날카로움으로 그 상태를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지치고 힘들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채로 바닷바람을 맞는 게 아니었나보다. 트램을 타고 숙소로 가서 그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게 나을 ..
1. 17 (토) 전 : 스탠리에 부는 바람 6시, 눈은 떠졌으나 어젯밤부터 심상치 않은 몸 상태가 아침까지 이어지는 듯하다. 나른하면서도 몸이 후끈거리는 몸살 증세가 기침과 함께 몰려온다. 아침 식사를 하고는 잠시 호텔 건물 밖에 나갔는데, 남자 고등학생이 무언가를 주려다 외국인인 것을 알고는 멈칫한다. 살짝 서늘한 날씨, 다시 객실에 들러 가방을 챙겨들고는 호텔 근처의 기화병가로 간다. 센트럴 같은 번화가에 위치한 기화병가보다는 아주 작은 규모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듯하다. 기화병가에서 구입한 다양한 쿠키와 빵은 거의 선물용이다. 홍콩의 쿠키는 우리나라 것과 비슷한 맛이지만, 빵이나 케이크는 정확히 표현할 순 없으나 우리 빵과는 확실히 다르다. 독특한 향일 수도 있고 무언가 뒤섞인 묘한 맛일 수도 있는데, 우리가 미식가도 전문가도 아니니 제대로..
1. 16 (금) 후 : 침사추이 그리고 몽콕 50분간의 질주에서 벗어난 우리는 센트럴 페리선착장으로 향한다.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눈 앞에 보이는 바다를 따라 걸으면 금세 페리선착장이다. 홍콩섬과 구룡반도 사이의 좁은 바다를 이어주는 페리는 센트럴에서 침사추이를 오가는 코스는 물론, 완차이와 침사추이를 운행하는 노선도 있다. 2010년 여름에 홍콩을 여행했을 땐 숙소가 완차이였기에 완차이-침사추이 노선을 두어번 탔었다. 10-15분간의 짦은 뱃길, 규모가 크지 않은 도시에 반도와 섬을 오가는 낭만적인 바닷길이 있다니. 서울이, 아니 다른 도시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분명 우리는 이곳에 긴 교량을 건설했을 것이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기술력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과 자만심을 오래도록 드러내지 않았을까. 잔잔한 바다를 건너면 홍콩의 최중심인 침사추이다. 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