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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7 프푸·하이델·콜마·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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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2 : 움직이는 성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된 곳, 어느 골목을 걸어도 동화 같은 곳, 평화와 안온이 넘치던 곳, 스트라스부르보다 내 마음을 더 잡아당긴 곳. 2017년 여름, 즐거움과 기쁨을 선사해 준 콜마르.
기억 1 : 별이 빛나는 밤 빈센트 반 고흐의 화면은 그의 삶처럼 울퉁불퉁하다. 그의 그림엔 격정과 고통이 손에 닿을 듯 표출되어있다. 다시 오르세를 찾은 이유...
8. 12 (토) : Au revoir, 파리 비 내리는 아침, 서울로 톡을 하고 짐을 꾸렸다. 숙소를 떠나 공항으로 출발하는 10시 20분, 다행히 비는 그쳤다. 숙소에서 공항까지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Chatelet Les Halles역에서 RER B를 타는 것이다. 환승 없이 35분이면 공항에 후딱 다다를 수 있다. 그런데 도착한 Chatelet Les Halles역이 매우 어수선하다. 파리 교통국 조끼를 착용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승객들에게 교통 안내를 하고 있다. 공항 가는 방법이 프랑스어로 적힌 작은 쪽지를 건네며 현재 공항 가는 RER선의 몇 개 역이 폐쇄되어 Chatelet Les Halles역에 RER B가 운행하지 않으니 RER D를 타고 생드니역까지 가서 정차해있는 버스를 타라고 한다. 그리고 Parc de Expositions..
8. 11 (금) 후 : 파리의 오후 오랑주리에서 개선문까진 지하철 1번선으로 움직인다. 파리는 서울의 1/6에 불과해서 걷는 걸 좋아하고 체력만 따라준다면 몽마르트르를 제외한 대부분의 명소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우린 짧은 거리 도보도 무리인 나이가 되었기에 몇 년 전부터 도보는 꼭 필요할 때만 애용한다. Charles de Gaulle – Étoile역은 개선문 바로 아래에 있다. 역을 빠져나오면 관광객과 자동차들로 둘러싸인 개선문이 거짓말처럼 바로 눈 앞에 출현한다. 개선문이 위치한 샤를드골에투알 광장은 샹젤리제 거리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이다. 이곳에서부터 콩코드 광장까지의 긴 대로가 바로 샹젤리제인데, 2km에 이르는 이 거리엔 5개의 지하철역이 있다. 체력만 허락한다면 콩코드 옆 오랑주리에서부터 샹젤리제를 걸으며 천천히 개선문까지..
8. 11 (금) 전 : 수련은 오랑주리처럼 서늘한 아침, 서울의 아들녀석과 톡-어제 엄마 방문-을 한 후 아침식사를 차렸다. 바게트와 사과, 샐러드, 올리브, 커피와 우유 등을 탁자 위에 올리니 근사한 프랑스식 petit-déjeuner다. 숙소를 나섰다가 핸드폰을 두고 나와서 혼자 아파트엘 다시 들어갔는데, 나오기 직전 혹시나 하고 내일 출발 항공편의 웹체크인을 시도했더니 오호라, 된다. 루프트한자는 출발 23시간 전부터 무료 좌석지정 및 온라인체크인이 가능한데, 그시각까진 몇 시간 남아있지만 모두 가능했다. 구역별로 맨 앞좌석은 앞 공간이 넓기에, 항공기 전체론 뒤쪽이긴 해도 구역에선 맨 앞이라 88열을 찜하고 체크인 완료! 9시 반 다시 길을 나선다. 첫 일정은 지하철 1번선 콩코드역 근처에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 역사적인 의미를 떠나, 내..
8. 10 (금) 후 : 루브르의 밤 비가 쏟아지는 지하철 역 앞에서 궁리를 하다가 생제르망 대신 일단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내일 가려 했던 숙소 근처의 Leon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이다. 오늘 생제르망 거리엘 간다해도 비 때문에 그곳의 정취를 즐기기엔 무리일 테니까. Les Halles역에서 숙소까지 뛰어들어간 우린 바로 우산을 챙겨들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Leon으로 향했다. 어허라, 평일 점심인데, 게다가 관광지 한복판도 아닌데, 의외로 거의 만석인 Leon 내부. 퉁명스럽고 연로한 백인서버에게 샐러드와 메인요리 그리고 후식이 함께 나오는 점심 메뉴를 주문했다. 브뤼셀에 본점을 둔 홍합전문점 Leon은 파리 곳곳에 여러 지점이 있는데, 3년 전 아들과 파리에 왔을 땐 샹젤리제 지점에서 식사를 했었다. 천천히 점..
8. 10 (금) 전 : 센강 따라 오르세로 열차가 지하철역으로 들어오는 진동에 숙소 건물이 오들오들 떨린다. 지하철역과 건물 간 거리가 아주 가깝진 않은데, 진동이 이렇게 깊이 느껴지는 건 건물 아래로 선로가 깔려있기 때문일 듯. 아주 오래된 건물이긴 해도 전동차의 진동이 이렇듯 강하게 전달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독일에 가까운 국경도시 콜마르보다 훨씬 서쪽에 위치한 파리는 콜마르보다 해가 더 늦게 뜨고 더 늦게 진다. 흐린 아침, 식사 후 창을 여니 바깥에서 불어드는 바람이 여름답지 않게 아주 서늘하다. 오늘 오전 일정은 오르세 미술관 관람이고, 숙소에서부터 천천히 걸어도 15~20분이면 충분하니 도보로 움직인다. 9시 조금 넘은 시각, 오르세 가는 길에 펼쳐진 웅장한 루브르 박물관과 그 입구인 유리피라미드 앞의 엄청나게 긴 줄. 파리 방문..
8. 9 (목) 후 : 세 번째 파리, 그 험난함 유럽숙박 사이트인 Waytostay를 통해 아파트 예약을 한 건 딱 두 번이다. 2015년 여름에 빈 아파트에서 7박을 했고 이번 2017년 여름엔 파리 아파트를 빌려 3박을 했다. Waytostay는 예약금으로 전체 숙박비의 30~50%를 지불하고 나머지 비용은 숙박할 때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예약을 취소할 경우 그 시기에 따라 예약금의 전부 또는 50%를 Waytostay 포인트로 돌려준다고 한다. 2015년에 빈 아파트를 아주 쾌적하게 이용했고, 이번 여행을 앞두고 부킹닷컴에서 파리 13구의 체인 아파트호텔을 예약해 두었다가 Waytostay에서 위치 좋고 평점 좋고 가격까지 착한 이 아파트로 변경 예약하게 되었다. 리뷰에도 썼지만 이 아파트엔 전기렌지가 없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게 없다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