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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오스트리아 기억

왕궁 - 악기 박물관

왕궁

합스부르크 왕가의 신 왕궁엔 무기 박물관과 함께 악기 박물관이 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둘이 한 곳에 있다는 것이 참으로 기묘하다.

우리를 제일 먼저 끌어들이는 중세의 악기들은 15-16 세기 것들이다.

 

15-16세기 악기

줄이 있으면 현악기이고 입으로 부는 것은 관악기, 그리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은 건반악기.

이것이 내 악기 분별법의 전부.

 

악기들이 놓여져 있는 전시실은 시대별로 분류가 되어 있었는데,

음악 문외한이라 시대에 따른 악기의 차이점을 식별할 수 없다.

손때와 낡고 삭은 정도로나 겨우 알아볼 수 있을까.

 

첫번째는 16세기 오르간.

많이 낡았지만 화려했던 옛 모습을 엿보기는 어렵지 않다.

다음은 17세기, 그다음은 18세기 것들로 공 들인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16세기 오르간
17세기 오르간
18세기 오르간

19세기의 피아노는 피아노 뿐 아니라 의자까지 화려한 문양으로 빛난다.

전시실 한쪽엔 관람객의 연주를 위한 20세기 초반에 제작된 피아노가 놓여있는데,

관리인이 웃으며 연주를 권한다.

초등학교 때 멈춘 허드레한 실력으로 건반을 눌러보려니, 손이 멋대로 움직인다...

 

19세기 제작 피아노
19세기 제작 피아노

18세기 합스부르크 왕가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마리아 테레지아의 피아노와

그녀의 딸인 마리 앙투아네트가 1760년대에 쓰던 피아노가 보이고,

19세기 브람스가 사용했던 검은 빛의 고전적인 피아노도 어둠을 뚫고 있다.

 

18세기 마리아테레지아 피아노
18세기 마리앙투아네트 피아노
19세기 브람스의 피아노

18-19 세기에 사용했던 트롬본, 호른, 오보에 등 다양한 모습의 관악기들이다.

아래의 구렁이형태 악기-물론 관악기-의 정체는 모름~

 

18-19세기 관악기

더블베이스, 첼로, 바이올린 등은 17-18 세기 것들이고

아래 만돌린은 18-19 세기에 이탈리아와 체코에서 제작되고 사용되던 것이라 한다.

 

17-18세기 현악기
18-19세기

그리고 독특한 빛깔과 모양을 자랑하는 기타들은 17세기 것들이다.

특히 더블기타는 17세기말 파리에서 쓰던 것이고 나란한 세 하프는 18세기 것.

 

17세기 기타
17세기 기타
18세기 하프

역시 역시 무기보다는 악기가 다사롭다. 한없이 부드럽다.

그리고, 보너스로 나타나는 얘들은 에페소에서 발굴된 로마시대 유적 유물들이다.

박물관 아래층에 전시되어 있어 잠시 감상.

 

왕궁은 아름답다.

유럽을 호령하던 당시에 건립되었으니 내부는 더할수없이 호화롭다.

영원히 화려할 것만 같았던 이곳도 세월 지난 지금은 아련한 그림자만 남았으니.

 

살아가는 매순간을 사랑해야 한다는 범상한 진리만이

서늘한 겨울 심장을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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