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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6 두브로브닉·프라하·빈

8. 4 (목) 후 : 도나우젠트룸의 추억

숙소에서 보이는 모습

1시 반, 휴식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다시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는 빈 2구에 위치해 있어서 오페라하우스, 국회의사당, 시청사, 슈테판성당, 왕궁, 미술사박물관, 알베르티나 미술관 등이

몰려있는 구시가는 물론 도나우강이 있는 22구로 이동하기도 아주 편리하다. 

물론 3구의 벨베데레, 11구 중앙묘지, 13구의 쉔브룬과 19구의 빈숲으로 움직이기도 매우 좋다.

2구는 빈의 최중심인 1구 바로 동쪽에 인접한 지역으로, 1구를 둘러싸고 있는 4,5,6,7,8,9구에 비해 3구와 함께 면적이 넓다.

 

숙소의 빵빵한 와이파이로 한국에서 벌어지는 프로야구 중계를 시청하고 또 낮 맥주도 마셔주고 잠시 낮잠도 자면서 맘껏 최선을 다해

쉰다. 조금 더운 날이지만 습도가 낮고 또 숙소엔 키큰 선풍기가 있었기에 휴식을 취하기엔 더할나위없이 좋다.

 

U1 Kagran역의 복합쇼핑몰 도나우젠트룸
U1 Kagran역의 복합쇼핑몰 도나우젠트룸

5시반, 이제 우리의 추억이 살아있는 공간인 도나우젠트룸으로 간다.

빈에서의 4년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Donauzentrum은 한마디로 복합문화쇼핑몰이다.

마트가 있고 음식점과 카페, 각종 상점-옷, 장신구, 화장품, 문구, 주방용품, 드럭스토어 등-은 물론 영화관까지 갖추고 있다.

아들 학교가 있던 U1 Kagran역에 위치해 있어 하교할 땐 아들과 함께 수없이 들나들던 곳이었고 기온 높은 여름이나 추운 겨울엔

특히 유용한 공간이었다.

 

요즘엔 무료와이파이마저 아주 빵빵하다.

카그란역쪽 출입문으로 들어가면 리모델링-2010년-전엔 없었던 스타벅스가 위아래층을 차지하고 있다.

우린 구름다리를 건너 아직 그자리에 있어준 추억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맛있는 이탈리안 아이스크림을 손에 넣었다.

역시 이 맛이야.

 

도나우젠트룸 내부의 대형마트 Interspar
도나우젠트룸
스타벅스

C&A에서 남편 바지를 구입하고 Libro에선 펜과 연필을 고르고, INTERSPAR에선 식료품과 잡동사니들을 구입했다.

시원하고 와이파이 훌륭하여 서울로 톡하기 좋고 볼거리 살거리마저 많으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돌아다닌다.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도 먹고 쉴 수 있지만, 쇼핑몰 내부 여기저기 편히 쉴 수 있는 벤치가 많고 무엇보다 화장실도 무료니,

쇼핑과 휴식엔 정말 최적의 공간이다. 슈테판플라츠에서 U1로 10분밖에 안걸리니 빈에서 오래 머문다면 가볼만한 곳이다.

 

U1 노선
체리, 복숭아, 주커멜론, 맥주, 감자샐러드

숙소로 돌아오는 길, Kagran역 앞에 누추한 차림으로 구걸을 하는 거지가 둘이나 있다.

아까 아침에 숙소 앞 Vorgartenstrasse역에도 중동쪽에서 온 듯한 거지를 보았는데, 빈에 살 땐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옛날엔 슈테판성당 앞에만 구걸하는 사람이 있었으니까.

 

숙소로 돌아와 어제 오늘 PENNY와 EUROSPAR, INTERSPAR에서 구입한 먹거리들을 늘어놓고 보니 아주 뿌듯하고 재미나다.

오스트리아는 먹고사는 데, 그러니까 마트나 시장에서 판매하는 식료품값이 국민소득에 비해 아주 저렴하다.

빵과 우유, 커피, 과일, 양파, 감자, 고기 등 농축산물의 연중 가격변동이 없으며 해가 바뀐다고해서 물가가 팍팍 오르지 않는다.

또한 LIDL, HOFER, PLUS 같은 저렴한 상품 위주의 마켓-물론 품질이 저렴한 건 아님-부터 SPAR와 BILLA 등의 마켓까지

선택의 폭이 아주 넓다.

 

예전에 빈에 살 때 HOFER, PENNY에선 유제품과 농산물을 많이 구입했고 커피와 맥주, 공산품은 SPAR를 주로 이용했다.

특히 맥주와 커피는 가격과 품질 모두 SPAR가 단연 최고다.

 

저녁식사 겸 안주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저녁, 테이블 위에 안주거리들을 펼쳐놓고 맥주를 곁들인다.

느슨한 밤, 더위는 나른하게 흩어지고 자정 넘긴 말간 하늘엔 별이 총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