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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오스트리아 기억

안녕, 버디베어

더할 수 없이 청명한 가을의 주말~ 

마음으론 멀리 쏘다니고 싶은데, 바쁜 큰밥돌 일과에 맞추려니 몇 시간도 감지덕지다. 

비엔나 1구 칼스교회 광장에서 열리는 버디베어 전시회를

마지막날 오후에야 찾아보는 이 게으름의 극치.

  

입구엔 전시 안내 입간판 둘이 어여쁘게 나란히 서 있다.

9월 1일에 개장했으니 한 달이 넘었네~ 

 

2002년 베를린에서 시작된 버디베어 전시회는

유엔 회원국 124개국 124명의 예술가들이 조국의 혼을 담아 제작한 곰 조형물을 전시하여

세계 극빈 지역 어린이를 돕기 위한 기금 조성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한다.

 

홍콩, 이스탄불, 동경, 시드니 등에서도 전시를 했으며

서울에선 2005년 올림픽공원에서 버디베어 전시회가 개최되었다고 한다.

전시장 입구의 대표 곰돌이가 들고 있는 건 역시 사랑, 인류애.

 

 광장 앞 연못가에, 같은 형상이지만 다른 개성과 빛깔을 지닌 버디베어들이 정연하게 서 있다.

그런데, 왠지 손들고 벌 서는 느낌인 건.

 

중국 곰, 칠레 곰, 루마니아 곰.

 

그리고 일본 곰, 이탈리아 곰도 보이고...

 

푸른 에게 해 분위기 제대로 나는 그리스 곰과 아프리카 추장 차림의 가나 곰.

 

폴란드 곰부터 알록달록 곰돌이들의 잔치~

 

가슴에 아라비안나이트를 품은 이라크 곰,

비너스와 에펠탑의 화려함을 과시하는 프랑스 곰~

 

의리 넘치는 친구처럼 함께 벌 서고 있는 우리나라 곰과 북한 곰이다.

 

앞태 못지 않게 뒤태도 멋지고~ 

작은밥돌이 외친, 주몽이다!

고구려 고분 벽화도 우리나라 금빛 곰의 등에 그대로 살아있다.

 

모든 곰돌이들이 환웅와 웅녀처럼 다가오는 기분 좋은 착각,

꽃들 덕에 봄인지 가을인지 계절마저 흐릿흐릿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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