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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오스트리아 기억

겨울, 상트 길겐

고사우제

눈 많이 내리는 오스트리아에 올 겨울처럼 눈이 내리지 않은 건 드문 현상이라 한다.

비엔나에는 12월에 두어번 찔끔 내리더니 그뒤론 무소식. 

 

보름 전 주말, 눈이 그립다는 큰밥돌 말을 따라주기 위해

눈 쌓여있는 잘츠카머구트로 예정 없던 짧은 일정을 만들고 말았다.

그러고보니 겨울 잘츠카머구트는 처음이다. 

 

상트 길겐

겨울답지 않은 기온 탓에 녹아 질퍽거리던 고사우제의 눈.

그런대로 눈 구경에 눈이 즐겁다. 금세 어두워지는 겨울.

 

볼프강제를 끼고 있는 마을 중

늘 스치기만 했던 상트 길겐을 하룻밤 몸 누일 곳으로 정했다.

그런데, 제대로 맞춘 즐거운 장날이다. 

광장과 성당 앞에선 퍼포먼스가 열리고 있다.

광장은 어둠 속 축일을 즐기는 사람들로 메워져 있다.   

 

상트 길겐

흐린 아침이어도 그 공기만은 상쾌하다.

인적 없는 소박한 거리엔 밤이 주고간 빗방울의 잔해만 깔려 있다. 

 

시청사
모차르트 외가

 길겐 마을은 모차르트 어머니의 고향이다.

자그마한 시청사 앞엔 연주에 심취한 모차르트 동상이 있고,

호숫가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모차르트 외가에선

창가에 앉아 호수만 바라보아도 예술적 감흥이 알아서 일어나줄 것만 같다.

자식의 유명세에 부모까지 조명 받는 건 동서양 모두 똑같다.

 

호수의 이 맑디맑은 바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취.

볼프강 호수의 길겐에서 날려보낼 수 없는 기억을 또 지었다.

 

어제, 올 들어 비엔나에 처음 눈이 내렸습니다.

시골 쪽엔 하루 종일 내렸다는데 비엔나엔 쌓일만큼은 아니었어요.

빙판길 미끄럼증이 심한 저도 이번 눈은 반가웠습니다.

어, 지금도 눈발이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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