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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1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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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1 (목) 전 : 리펄스베이와 스탠리 홍콩 여행 둘째날, 잠시 뒤척이다 눈 뜬 아침, 아주 맑진 않지만 괜찮아보이는 날씨다. 오늘은 홍콩 호텔에서 처음 1박을 한 날이라 일단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해보기로 했다. 유럽에서 여행을 다닐 때는 항상 조식이 포함된 호텔을 예약했었기 때문에 당연히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했었는데, 홍콩 여행을 준비하며 예약사이트에서 본 홍콩 호텔들은 조식이 포함된 호텔이 흔하지 않아 별 선택권이 없었다. 크지 않은 호텔 레스토랑엔 식사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아 조용하고 한산했다. 여유있게 식사를 즐기기엔 딱 좋다. 그러나 레스토랑이 한가한 이유를 우린 금세 알아버렸다. 가격에 비해 다양하지도 맛있지도 않은 음식들. 아, 역시 유럽 호텔 조식이 최고인데 말이다. 9시반, 호텔을 나섰다. 거리엔 중국을 연상..
8. 10 (수) 후 : 침사추이의 고온다습 여행 첫날, 체크인 후 잠시 쉬고 잔 우리는 오후 5시, 호텔을 나섰다. 홍콩 여행의 첫 탐험지는 홍콩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침사추이. 그런데, 헉, 숨이 막힌다. '초고온'은 아닌 것 같은데 '다습'의 차원은 서울과 한참 다르다. 다행히 내리던 비는 그쳤다. 스타페리 선착장으로 가는 도중, 시티투어 2층 버스를 만났다. 뚜껑없는 2층에 앉아있으면 오늘 같은 날, 괜찮을까. 거리엔 빨간 택시들의 물결을 이룬다. 빨간 색 물결을 보면서 홍콩도 역시 중국의 한 도시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스타페리는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이어주는 배로, 홍콩섬엔 센트럴과 완차이에, 구룡반도에는 홍함과 침사추이에 선착장이 있다. 호텔은 완차이에 위치해 있고, 1997년 홍콩 반환식이 열린 홍콩컨벤션센터를 지나면 바로 스타페리..
8. 10 (수) 전 : 홍콩으로 비상하다 오늘 홍콩으로 떠나는 항공기의 출발 시각은 오전 10시 10분이고, 내 기상 시각은 새벽 3시 30분이다. 인천공항으로 가기 전에 잠시 들러야 할 곳이 있기 때문에 조금 빨리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전날엔 여행 준비의 마지막 마무리를 하느라 자정이 넘어 잠자리에 들었기에 새벽 기상을 맞는 몸은 정말 말이 아니었다. 너무 졸려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 채 일어나 짐보따리를 확인하고 우리집 막내녀석의 물건들도 잔뜩 챙긴 후 집을 나섰다. 승용차로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나의 친정, 아들녀석의 외가이며, 바로 우리 막내녀석을 맡길 곳이다. 우리 막내녀석이란 이제 막 1살이 된 우리집 강아지로, 작년 12월에 우리집으로 입양 와서 가족이 되었다. 엄마가 만들어놓으신 호박죽을 맛있게 먹은 후 막내를 맡기고 공..
프롤로그 : 새로운 만남 여름은 정말 어디론가 멀리 떠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피서가 아닌 여름 여행을 떠나고픈, 또 떠날 수밖에 없는 시절이다. 그런데, 떠나고 싶은 그 '어디론가'가 '멀리'라면 상황은 아주 미묘해진다. 항공기로 10시간은 날아가줘야 하는 곳, 즉 유럽이 돼버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이라는 시간과 공간은 꽤나 냉혹하고 위험천만하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때다. 그렇다면, 자신과 타협해야 한다. 비행 거리 짧은, 가까운 곳으로 가자. 그래야 기간을 줄일 수 있으니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아시아가 현답이다. 홍콩에 대해 아는 건 10-20대에 본 홍콩 영화가 전부다. 그렇지만, 제대로 본 홍콩 영화도 몇 편-난 그당시 영화 말고 야구를 보았다- 안 되다보니 오래 전에 본 영화 속 홍콩이기억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