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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기억이 머무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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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기억의 심장을 들추어보면 모두가 순수했던 그때 영혼만 남은 여배우에에게 꽃을 선사하고 화려한 물고기들에게 눈짓을 보내고 바다의 초상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던 그때 그 시절 그 마음으로 다신 돌아갈 수 없는 걸까.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건 변할 수밖에 없는 걸까. 더없이 행복했던 9년 전 늦가을의 모나코....
몬트제 '달의 호수'라는 이름의 몬트제. 영화 같은 정경을 보여주듯 '사운드오브뮤직' 속 성당이 있는 곳. 볼수록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곳. 다음엔 꼭 새벽하늘을 오래도록 보고 싶은 곳....
아이젠슈타트 발길 놓을 곳을 찾다가 빈에서 50km거리의 아이젠슈타트로 향한다. 아이젠슈타트는 원래 헝가리의 영토였다가 1921년에 오스트리아 땅이 되었다고 한다. 하이든(1732~1809)의 후원자였던 에스터하지 가문의 본고장이다. 푸른 하늘과 잿빛구름이 밀당을 하던 2006년 8월의 기억....
락센부르크 수도 빈으로부터 25km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 락센부르크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궁전인 락센부르크 성에 가기 위해선 성을 둘러싼 해자 같은 호수를 건너야 한다. 2008년 6월, 내 속의 밥통이 편치 않던 어느 날, 락센부르크 성에 가기 위해 우리는 호수를 건네주는 느릿한 배를 탔었다. 쨍하고 맑지는 않았어도 초여름 햇살이 참으로 따스했던 락센부르크에서의 하루....
레츠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인 레츠에 가게 된 건 우연이었다. 힘든 숙제를 끝내고 드라이브를 나섰다가 차가 멈춘 곳이 바로 레츠였다. 작은 행복이 숨어 있을 것만 같은 곳, 어디에 앉아있어도 햇살이 가득하던 곳, 시간이 멈췄던 2006년 6월의 기억....
피렌체 피렌체를 흐르는 아르노강에는 베키오 다리가 놓여있고, 베키오 다리에서 아주 가까운 어느 어귀에선 그리스로마신화 속 주신(酒神) 디오니소스의 조각상을 만날 수 있다. 중세를 지나 인간 중심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면 이 거리의 디오니소스보다 더 신적인 천재들이 탄생하는데, 그 중심이 바로 피렌체였다. 그리고,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무대가 된 곳도 피렌체다.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이 품었던 오해가 애잔한 화해로 바뀌는 배경엔 두오모가 있고, 남자 주인공이 자전거로 달리는 강변엔 베키오 다리가 보이고, 번잡하지 않은 거리 한쪽엔 주인공을 위한 음악이 물결치고 있었다. 떠올리면 따스하면서도 심장에 울림을 주는 도시, 사면에 뿌려진 꽃 같은 도시, 첼로 소리가 비처럼 쏟아질 것 같은 도시, 그래서 거리 벤치에 ..
프라하 우리가 처음 프라하를 여행한 것은 오스트리아에서 생활한 지 한 달만인 2005년 4월이었다. 빈이 아닌 빈 북쪽의 작은 마을, 체코 국경까지는 불과 20여 분밖에 걸리지 않은 시골 마을에 살 때였다. 검색을 통해 프라하의 환하고 깔끔한 한인민박집에 예약을 했고, 친절한 주인장 덕에 즐거운 여행을 했었다. 그리고 그해 7월에도 프라하엘 갔고, 빈으로 이사한 후인 2006년 5월과 7월, 9월에도 프라하엘 다녀왔다. 5월엔 시부모님과, 7월엔 가장 친한 친구 가족과 함께, 9월엔 친정부모님과 함께였다. 프라하가 연인의 도시, 사랑의 도시, 또 아련한 중세의 도시가 된 계기로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을 빼놓을 수 없다. 2005년 가을에 방영된 '프라하의 연인'에는 프라하의 구시가가 꿈결처럼 고스란히 드러난..
포이스도르프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포이스도르프에 있는 골프장, 남편은 가끔, 나와 아들녀석은 아주 가끔 가던 곳~ 골프는 물론 온갖 운동과는 전혀 관련없는 내가 여길 좋아했던 이유는 푸르름 때문이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만으로 만든 야외 연습장과 골프장은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호흡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 이 멋진 레스토랑이다. 실내도 물론 멋스럽지만, 골프장이 보이는 야외는 정말 운치 있다. 음식도 아주 맛있지만, 함께 곁들이는 맥주 -이 지역의 맥주- 한 잔은 말이 필요없는 금상첨화였다. 근데, 곁들였던 것 맞나, 혹, 맥주가 '주(主)'는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