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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3 오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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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 (금) 후 : 도톤보리의 밤 # 난바는 정말 복잡해 난카이선의 종착역인 난바역의 규모는 무시무시했다. 난카이선은 물론 긴테츠선과 여러 개의 지하철 노선에 쇼핑몰까지 뒤엉켜 어디가 어딘지 도무지 알아챌 수가 없었다. 도톤보리에 있는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선 난바 지하철역 14번 출구로 나가야 하는데 14번 출구를 찾을 수가 없어서 일단 땅 위로 올라서기로 했다. 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그때 눈 앞에 나타난 마루이 백화점. 도톤보리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갔지만 이후엔 도저히 알 수 없는 길. 약도를 보고 확인하며 이동하다가, 두 번이나 길을 물어 도톤보리를 찾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두 개의 쇼핑 상점가를 쭉쭉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길이었다. 저녁 8시 20분 체크인, 유흥가 한복판에 있는 호텔 5층에 들었다. 작다작은 객실..
1. 11 (금) 전 : 오사카, 그곳으로 # 일본은 안 갈래요 이번 여행의 일정은 3박 4일이고, 행선지는 오사카와 교토이며 여행 인원은 셋이 아닌 둘이다. 우리가 여행하는 동안, 작은밥돌은 집을 지키고 학원을 지키고 똘이를 지키기로 했다. "유럽이라면 몰라도 일본은 안 갈래요. 엄마 아빠만 다녀오세요." 일본 저가항공사인 피치항공 홈페이지에서 오사카행 항공권을 예약하면서 작은밥돌에게 여행 의향을 물었었다. 짧은 기간이라 충분히 혼자 있을 수 있고, 곧 수험생이 되기에 학원을 등질 수도 없으며 또한 똘이도 돌봐야하는 등 갖가지 이유로 작은밥돌은 흔쾌히 남는자가 되기로 했던 것이다. 출발하는 날, 캐리어에 짐을 챙겨넣고, 또 작은밥돌이 먹을 음식도 만들어야 했기에 오전 시간은 후딱 지나가 버렸다. "학원 잘 다녀오고, 밥 잘 챙겨먹어. 그리고 똘..
떠나기 전 : 이제는 # 정말 떠나고 싶었다 정말 떠나고 싶었다. 아주 길게, 아주 멀리, 아주 오래오래~ 현실이란 녀석과 타협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렇게 무책임한 행위를 할 순 없었기에 아주 짧게, 아주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했다. 막연히 기웃거리다 내 눈에 딱 걸린 피치항공! 작년 봄부터 우리나라에 취항한 일본 저가항공사로, 우리나라에선 오사카로만 운항하고 있다. 피치항공은 최저의 운임을 제공하는 대신 예약시 카드 결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좌석 지정이나 수하물 위탁에도 별도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특가로 나온 항공요금은 세금조차 환불되지 않는다. 그러니, 무조건 가야 하는 것이다. 사실 오사카엔 2년 전 겨울에 가려 했었다. 그때 일본여행 카페에 가입도 하고 가이드북도 샀었는데, 여러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