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표류/2018 뮌헨·잘츠부르크·빈

(21)
8. 6 (월) : 카페 사허 그리고 프라터 눈 뜨자마자 부스스한 얼굴로 BILLA에 들러 내일 아침까지 필요한 물과 맥주, 치즈소시지를 구입했다. 그리고 8시, 가장 중요한 일인 항공 온라인체크인을 위해 루프트한자 앱을 열었더니 아직 오픈 전이다. 그런데 2-3분 후 혹시나하고 수언니가 접속한 루프트한자 앱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래 웹체크인은 출발 23시간 전부터지만 늘 그랬듯 23시간도 훨씬 더 남은 시각임에도 웹체크인이 가능한 것이다. 우린 프랑크푸르트에서 인천까지 가는 712편의 44AC와 43DEF, 이렇게 맨 앞 최고의 5좌석을 확정했다. 어제보다는 훨씬 서늘해진 아침, 카페 Sacher에서 분위기 있고 우아하게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1832년 오픈한 카페 사허엔 황제가 즐겨 먹었다는 초코케이크인 사허토르테가 아주 유명하다...
8. 5 (일) : 글로리에테와 벨베데레 '아름다운 샘'의 뜻을 지닌 쉔브룬 궁전은 1569년에 건축하기 시작하여 현재 1,441개의 방을 지닌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으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다. 빈을 여행하는 모든 이들이 빼놓지 않는 곳, 우리도 빼먹지 않기로 했다. 쉔브룬 내부는 물론 그냥 통과다. 다른 성(城)과 궁(宮)을 이번 여행에서 꽤나 입장하기도 했고 또 대부분 쉔브룬 내부 관람 경험이 있으니까. 쉔브룬 중 오늘 들를 곳은 쉔브룬 정원 끝 언덕에 솟아있는 전승기념비인 글로리에테다. 글로리에테까지 이 여름 볕 아래 당연히 걸어 올라갈 순 없으니 선택은 파노라마트레인이다. 그러나 꼬마기차인 파노라마트레인에 오르자 내부가 너무 덥다. 기차 안에 당연히(?) 에어컨이 없고, 게다가 창의 크기마저 아주 작으니 불어오는..
8. 4 (토) : 미술사박물관과 빈 중앙묘지 공사 중인 오페라하우스에서 미술사박물관까지 가는 길에 왕궁 정원이 있고 그곳엔 모차르트가 산다. 모차르트 조각상과 높은음자리표 근처 나무그늘 아래서 아침부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뙤약볕 아래와는 달리 정말 시원하고 서늘했으니까. 미술사 박물관에 여러 번 입장했지만 한국어 오디오가이드-예전엔 없었음-를 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테세우스 조각상이 조망되는 2층 기둥 쪽엔 클림트 그림이 있는데, 그림을 근접해서 감상할 수 있게 단을 설치한 것도 역시 처음 보았다. 3년 전엔 없던 설치물이니까. 미술사 박물관엔 오래 머물지 못했다. 대충이라도 둘러보려면 하루는 족히 걸릴 터인데, 우리가 머문 건 두 시간 남짓. 그러다보니 보려고 했던 회화 전시실은 반의 반도 못 둘러본 상황. 아쉽..
8. 3 (금) : 카페 첸트랄과 훈더트바써하우스 아침을 알리는 알람에 눈을 떴다. 에어컨 기온을 낮추려고 밤새 두어 번 몸을 일으켰으니 아주 가벼운 아침은 아니다. 우리가 머무는 복층아파트의 2층은 전체 건물 중 맨꼭대기인데, 낮동안의 열기가 완전히 식진 않은 건지 아니면 빈에도 드디어 열대야라는 불청객이 나타난 건지, 밤에도 서늘한 기운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SPAR보다 숙소에서 훨씬 가까운 BILLA엘 들른 후 10시, 길을 나선다. 빈의 가장 유명한 카페인 '첸트랄'은 1868년에 오픈하였다. 10시 30분에 예약-남편 찬스-되어 있기에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한 카페 내부에 오래된 아저씨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이 밀랍인형은 잠자는 시간 빼고는 모든 시간을 카페 첸트랄에서 보냈다고 하는 작가 알텐베르크라고 한다. 첸트랄은 20세기 초, 예술가..
8. 2 (목) :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떠나는 잘츠부르크의 마지막을,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기로 한 아침이다. 난 수언니와 둘이서 구시가엘 다시 가기로 했다. 꼭 들어가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서 아직 잘츠부르크 대성당엘 들르지 않았기에, 또 빠른 시일 안에 잘츠부르크엘 다시 올 것 같진 않기에 대성당 안에 한번은 들어가 주어야 했다. 호텔에서 멀지 않은 미라벨 광장으로 향하던 중, 어느 광장에 장이 서 있다. 유럽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이지만 그래도 장터 구경은 재미나다. 과일, 채소, 빵, 치즈는 물론 꽃, 가방, 의류, 소품까지 온갖 식료품과 생활용품이 총출동했다. 미라벨 광장을 스치듯 지나 잘자크강을 건너면 구시가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여름 오후의 활기 대신 인적 적은 아침의 고요함이 참 마음에 든다...
8. 1 (수) : 상트길겐 그리고 몬트제 여행 내내 맑고 뜨거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호텔 근처의 Kiesel 버스정류장엔 잘츠 시내버스와 근교로 가는 포스트버스가 함께 정차한다. 우린 잘츠카머구트의 상트길겐으로 가는 150번 Postbus에 올랐다. 종점인 중앙역에서 출발해서 다다른 버스라 이미 2/3쯤의 좌석에 승객들이 들어차 있다. 잘츠부르크 동쪽에 자리한 '잘츠카머구트'는 2,000m이상의 산과 70여개의 호수로 이루어진 지역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선사 시대부터 암염을 생산하였고, 잘츠부르크와 함께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배경이 되었다. 잘츠에서 1시간을 달려 상트길겐에 도착한 우린 먼저 케이블카를 타고 1520m에 자리한 츠뵐퍼호른에 오른다. 낡은 케이블카는 60년 넘은 장구한 역사와 더불어 약간의 고소공포증을 건네주고 있다. 볼..
7. 31 (화) : 헬브룬과 호엔잘츠부르크 어제 저녁에 개시한 24시간짜리 잘츠부르크카드를 부지런히 써 줘야 하는 날이다. 7시에 내려간 조식당엔 예상 외로 한국인들이 꽤나 많다. 패키지여행자를 위한 호텔-규모가 작고 역에서 가까워-은 아닐테고, 한국인의 호텔 리뷰도 거의 없었는데, 이상하다. 8시 25분, 길을 나선다. 여행 기간 중 가장 일찍부터 움직인 날이다. 호텔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25번 버스에 올라 9시 10분, 오늘의 첫 일정지인 운터스베르크 앞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로 오른 1776M 운터스베르크의 탁 트인 경관은 너무나 근사했다. 잘츠카머구트는 호수와 산이 어우러져 맑고 아름다운 정경이라 한다면 운터스베르크는 웅장하고 강인한 경관이다. 조금 걸어 움직이다가 꼭대기(?)를 거절-둘만-하고 자리잡은 운터스베르크 야외카페에서 마신 음료는..
7. 30 (월) : 뮌헨에서 잘츠부르크로 뮌헨의 마지막 밤을 불사르다보니 잘츠로 가는 오늘 아침, 힘겹다. 떠나기 전까지 난 무조건 휴식이고, 다른 사람들은 마트엘 들러 페트병 반납을 한 후 드럭스토어에서 쇼핑도 했다고 한다. 11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중앙역의 자동발매기에서 바이에른티켓을 구입한 후 스시 가게에서 초밥도시락을 구입했다. 그리고는 플랫폼에서 잘츠 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초밥을 먹는데, 아차차, 잘츠 가는 기차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같은 플랫폼의 다른 기차 뒤쪽에서 아까부터 이미 대기 중이란다. 허겁지겁 뛰어오른 기차 내부엔 우리 5명이 함께 앉을 자린 없었기에 비어있는 좌석에 둘씩 셋씩 나누어 앉았다. 11시 50분에 뮌헨을 출발한 기차는 13시 40분,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도착하였다. 중앙역 인포에서 24시간 잘츠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