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표류/2020 베네치아·피렌체·로마

(15)
1. 15 (수) 전 : 우피치 미술관 투어 피렌체 아파트의 단점은 두 가지다. 출입문 열쇠가 하나밖에 없는 것, 또 3개의 침실에 있는 더블침대 중 두 개가 더블보다 너비가 좁은 세미더블이라는 것이다. 아르노강이 가까운 점,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점, 리모델링으로 실내가 깔끔한 점, 2개의 화장실에 샴푸와 비누가 비치된 점, 식기가 잘 갖춰진 점, 세탁기와 식기세척기가 있는 점은 모두 장점이다. 난 이곳의 단점인 좁은 침대 대신 거실 소파를 선택했다. 소파베드라 널찍해서 취침용으로도 최적. 오늘 오전엔 우피치 미술관 투어가 예약돼 있어 8시 10분에 길을 나선다. 투어 예약은 내가 했지만, 내 담당인 베네치아 여행을 다 마쳤기에 피렌체부터는 좀더 가볍게 다닐 수 있다. 우피치 투어는 여행 카페에서 인기 있는 인디고트래블에 신청했다. 투어를 받지 ..
1. 14 (화) : 베네치아에서 피렌체로 늦은 과음 덕에 몸을 일으키기 살짝 버거운 아침, 베네치아의 마지막 일정이 기다린다. 오전에만 여는 리알토 수산시장을 가보기로 한 것. 어제 들렀다면 해산물을 구입해 맛난 요리를 해먹었겠지만 오늘은 이 도시를 떠나는 날이니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식전부터 서둘러 도착한 수산시장이 조용하고 고요하다. 너무 이른 시각인지 문 연 가게도 적고, 흥정하는 손님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판매대 위의 생선과 해산물이 우리나라 시장의 그것들과 다르지 않아 친근하다. 리알토 수산시장엔 해산물도 싱싱했지만 과일과 꽃도 아주 화사하다. 빛깔이 곱고 예뻐서 눈길을 사로잡더니 게다가 착하기까지 한 꽃값. 시장을 등지고 바라보는 새벽 대운하의 분위기가 촉촉해서 참으로 근사하다. 숙소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챙긴 후 10시..
1. 13 (월) : 리도 그리고 산마르코 베네치아 여행 내내 날이 참 좋고, 오늘은 자몽과 오렌지가 있어 상큼하기까지 한 아침이다. 그제 오픈시각을 비껴 다다르는 바람에 내부를 외면했던 산타마리아델라살루테 성당이 첫 행선지다. 1번 바포레토 타고 살루테 선착장 도착. '아카데미아 다리 위에서 보는 살루테 성당'은 베네치아를 소개하는 사진이나 영상에 단골로 등장하는 광경인데, 그 정경은 그제 보았으니 오늘은 페스트를 구원한 살루테만 보는 걸로. 은은하고 푸른 팔각형 돔 아래 숨겨진 살루테 성당은 늘 장엄하면서도 온화하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새기며 예수의 제자상을 마주했고 티치아노와 틴토레토의 제단화를 만났다. 선택의 기로였던, 1번 바포레토의 종착지인 리도섬엘 다함께 가기로 했다. 베니스 영화제가 개최되는 곳이고 또 베네치아 섬들 중 유일하게..
1. 12 (일) : 부라노와 무라노 6시반에 눈을 떴으니 벌써 완벽 시차 적응인가, 너무 훌륭한 걸. 어제처럼 오늘도 매우 맑음, 숙소에서 가까운 F.te.Nove 선착장까지 산만함을 안고 슬슬 걸어간다. F.te.Nove는 부라노섬과 무라노섬으로 향하는 12번 바포레토의 출발점이다. 10시 10분에 출발하는 12번 수상버스는 10시 50분, 부라노에 우릴 하선시켰다. 이 섬의 찬란한 빛깔의 유래는 다들 알다시피, 안개 잦은 이 마을에 어업을 생계로 했던 마을 남자들이 바다에서 마을로 돌아올 때 자신의 집을 잘 찾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집집마다 칠해진 화려한 색채는 이제 부라노의 상징이 되었다. 부라노행 바포레토엔 사람들이 많은 듯했는데, 예상보다 마을은 한적하다. 늘 그랬듯 우린 여기저기 배경을 바꿔가며 단체(?)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
1. 11 (토) : 리알토와 아카데미아, 산조르조 밤인지 새벽인지 두세 번 눈을 떴다가 새벽 3시반, 정신이 말짱해졌다. 시차 적응의 수순이 시작된 것. 영후배도 일찍 기상했고 그 덕에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여전히 너무너무 춥다. 어젯밤 실내가 16.5도였는데 몇 시간이 흐른 새벽에도 기온이 거의 그대로다. 패딩 점퍼를 입고 잔 언니도 있을 정도니 관리인에게 연락을 해야 하나. 일단 아침을 한식-여행 내내 우리의 아침은 한식-으로 챙겨먹고 9시반, 리알토다리 쪽으로 움직인다. 리알토 다리까지 천천히 걸으며 맑고 푸른 하늘을 만끽하다가 만난 DFS 면세점의 전망대. 작년 2월엔 예약할 필요-우린 물론 인터넷 예약-없이 한산했기에, 이번에도 오르려 시도했으나 의외로 줄이 길어 예약자 아니면 안 된다는 직원 말에 포기. 오늘이 토요일이라서인가...
1. 10 (금) : 서울에서 베네치아까지 새벽 4시반, 전날 챙겨둔 캐리어에 몇 가지를 더 보태고 운짱을 자처한 남편과 함께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12월 초에 이전 집 근처로 이사를 한 터라, 이사 전에 늘 타던 공항버스 정류장까진 거리가 있어서-도보 10분- 차라리 인천공항까지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다른 노선의 공항버스를 타기로 한 것이다. 정류장에 도착해 남편에게 손을 흔든 후 예상보다 승객 많은 버스에 올랐고, 몇 정거장 후 같은 버스에 올라온 영후배를 만나 도란거리며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먼저 도착한 우리는 미리 주문한 유심을 수령했고, 6명이 다 모인 후엔 여유있게 출국 수속을 했다. 1월, 여행 성수기는 아닌 듯한데 검색대는 바글바글하다. 흐린 하늘, 요 며칠 신통치 않던 허리와 다리가 탑승 전부터 부실함을 드러낸다. 10시..
2020년 1월 여정 2017년 스페인, 2018년 독일 오스트리아에 이어 6명이 뭉쳐 또다시 날아가는 유럽, 이번엔 겨울 이탈리아다. 2019년 1월 10일~1월 22일 1월 10일~1월 14일 베네치아(4박) 1월 14일~1월 18일 피렌체 (4박. 1월 16일 아씨시) 1월 18일~1월 21일 로마 (3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