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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생의 한가운데

이 또한 지나갈까

삶은 파도다.

간격과 세기의 차이가 있을 뿐 늘 파도였다.

잔잔함이 꽤 오래간다 싶으면

신기하리만치 기다렸다는듯 덮쳐누르는 큰 파도가 쏟아진다.

 

난 원인 제공을 하지 않았고 어느 것도 알지 못했는데

삶이 내게 선전포고를 했다.

난 전투를 징글징글하게 싫어하는데

삶은 교묘히 통렬히 난리를 즐긴다.

 

이미 삶이 내 뒤통수를 쳤는데 어쩌겠어.

최선, 아니 차선이라도 건져야 하지 않겠어.

그러나 하릴없는 다짐은

빠진 얼을 제자리에 놓진 못한다.

긴 시간이 필요할 터.

이 또한 지나갈까.

 

근데, 삶은 이미 여러 번

내게 활을 쏘고 창도 날렸었는데,

또다시 어느 날

심연에서 더 큰 파도를 자아내면

그땐 정말 어찌해야 할까.

 

< Wien Augarten. 2019년 7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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