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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22 빈

9월 26일 (월) : 떠나는 마음

Hernals역

새벽엔 비가 내리더니 이내 맑아진 아침.

빵과 우유, 요거트, 사과로 마지막 식사를 한 후, 또 발생한 쓰레기와 재활용품를 치웠다. 

30박을 머물렀는데도 아쉽다. 여행을 잘 마쳤다-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님-는 안도감도 있으나 역시 아쉬움이 더 크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넓고 밝은, 최고의 가성비를 선사해준 숙소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고 캐리어를 들었다.  

 

비엔나 슈베하트 공항

숙소에서 공항 가는 대중교통은 CAT, Oebb 기차, S-bahn, 공항버스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모두 한번씩 환승을 해야 한다.

우린 S-bahn을 타기로 했다. 시간 여유가 있고 비엔나교통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경우에 가장 유리한 방법.

늘 오가던 Hernals역에서 S45를 타고 Handelskai에서 S7로 갈아타면 오래지 않아 빈 공항에 도착한다.

 

오스트리아항공 비즈니스클래스 체크인데스크

15년 전 빈에 살 땐 아담하고 자그마한 공항이었는데, 어느 순간 거대해진 빈 슈베하트 공항이 아직도 어색하다.

인천 출국시에 폴란드항공기과 오스트리아항공기에 탑승했던 것처럼 빈 출국시에도 오스트리아항공과 폴란드항공에 이용한다.

인천에서 출발할 때 바르샤바에서 환승했으나 귀국하는 지금은 부다페스트에서 환승하는 것만 다를 뿐.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비즈니스 라운지

오스트리아항공 비즈니스클래스 체크인데스크에서 금세 수속을 했다. 

3개의 캐리어는 다 위탁수화물로 보내고 2장의 탑승권-부다페스트행과 인천행-을 모두 받았다.

그리고 남은 건 택스리펀. 사실 빈 공항에서 택스리펀 한 적이 한 번인가밖에 없어서 전혀 그 과정이 기억나지 않는다.

빈에 살면서 서울 갈 땐 거주비자 소지자라 택스리펀이 불가했고, 빈을 여행할 때도 그럴만한 물품을 구입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공항의 택스리펀하는 곳으로 갔더니 출국시 EU 마지막 국가에서 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깜빡했다.

 

비즈니스 라운지
비즈니스 라운지

검색대를 통과했으니 라운지에 가서 좀 쉬어볼까. 크지 않은 라운지가 살짝 붐빈다. 

탑승까지 2시간이나 남은 오전 11시. 단출하고 이른 아침식사를 했기에 배가 고프다.

직원이 그릇에 정성껏 올려준 스테이크는 물론 율리우스마이늘 잔에 담긴 커피도, 색색의 토르테도 맛있다.

 

오스트리아 항공 : 캐리어 싣는 중
오스트리아 항공

2-2 좌석 배열의 부다페스트행 오스트리아 항공기는 예정보다 15분 늦게 이륙한다. 

유럽 내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은 2-2배열인 경우엔 옆 좌석만 블록으로 비워둘 뿐 특별한 건 없다.

빈 공항 라운지에서 식사를 한 터라 기내에서 제공된 샌드위치는 채 한 조각도 다 먹지 않았다. 

 

부다페스트
항공기에서 본 부다페스트

출발이 늦었으니 부다페스트에도 15분 연착했다.

인천 행 항공기의 환승 시간이 1시간 40분밖에 안 되는데, 택스리펀도 받아야 하니 조급하다.

출국심사를 마쳤고, 공항 내 면세구역에서 택스리펀을 위한 확인 도장을 받으려면 정해진 장소에서 담당자-해당 장소에 상주하지 않음-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고 한다. 

 

부다페스트 공항

먼저 전화 요청을 완료한 베트남 노부부가 이미 그곳에 있다

남편이 전화를 하자 6-7분쯤 후에 담당자가 나타났는데, 베트남 할아버지가 유창한(?) 헝가리어를 쏟아낸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가져온 영수증은 안타깝게도 택스리펀 불가 판정, 계속 헝가리어를 구사하지만 안 된다고 한다.

 

우린 택스리펀 확인 도장을 문제 없이 받았고, 그곳에서 멀지 않은 창구에서 현금 수령을 원하자 수수료가 거의 30%란다.

게다가 유로화 센트 잔돈이 없다고 포린트 동전를 주는 센스라니, 예전이나 지금이나 부다페스트와는 친해질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