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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동유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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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1 : 봄비 속 브라티슬라바 1 어젯밤부터 흩뿌리던 비가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파와 강설 예보가 있던 터라 눈 아닌 비는 기뻐야 하는데 오랜만에 국경 넘을 계획이라 사실 반가운 비는 아니다. 게다가 3월 마지막 주 일요일은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일광절약 시간제(서머타임)가 시작되는 날. 10월 말엔 다시 덤으로 찾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오늘은 1시간을 통째 도둑 맞은 아침이다. 멀지 않은 곳으로의 여정이라 떠나는 휴일답지 않게 느긋한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서니 벌써 11시가 넘었다. 여전히 비는 부슬거리고 거리는 더없이 한산하다. 오늘은 슬로바키아 수도인 브라티슬라바로 간다. 슬로바키아 전체 인구 540만명 중 46만여명이 모여 살며, 오스트리아 빈으로부터 동쪽으로 60km정도 떨어져 있다. 슬로바키아는 1918년 편..
체코 : 프라하의 무지개 7월 19일, 프라하에 일이 있어 아침부터 남편과 함께 움직였다. 비는 오락가락하고 프라하 초입부터 교통체증이 엄청나다. 예상시간을 넘겨 일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카를교를 건너는데, 여행 성수기라 그런지 지난 봄보다 3배는 더 될 것 같은 인파~ 좁은 거리엔 온 세계 사람들로 북적대고 한국인들도 줄줄이...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오후~ 차창 밖으로는 비가 쏟아지고, 비 그친 저편에 보이는 쌍무지개. 정말 오랜 만에 보는 무지개다. 왠지 좋은 일들이 생길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
체코 2 : 프라하의 봄 2 아침 7시, 눈이 떠졌다. 창 밖엔 가느다란 봄비가 뿌리고 있다. 아래층 식당에서 한식으로 준비된 식사를 하는 동안 20대 아가씨 하나가 식당으로 들어온다. 혼자서 유럽을 다니는 대단하고 용감한 여인네, 우리에게 오스트리아에 대해 물어본다. 9시, 숙소를 나섰다. 행선지는 프라하 성이다. 흩뿌리던 비가 그치니 광장은 한적하고 맑다. 어제 지났던 카를교를 건너 프라하 성 쪽으로 걸어갔다. 어제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체코어로 된 표지들이 오늘은 제법 익숙하다. 블타바강 왼쪽 언덕에 위치한 프라하 성은 9세기에 요새로 처음 건립했는데, 현존하는 중세의 성 중 가장 큰 규모다. 성 입구를 지키는 부동자세 근위병의 모습이 동화 속에서 막 걸어나온 듯하다. 비 흩날리는 프라하 성, 웅장한 성비타 성당, 정성스럽게 ..
체코 1 : 프라하의 봄 1 4월 16일 토요일, 오늘은 체코의 프라하로 짧은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며칠 전, 인터넷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프라하 민박집에 1박 예약을 해 놓은 상태. 전날 저녁 비엔나 한인성당에서 주관하는 작은 음악회에 남편 친구 부부와 함께 참석한 후, 선배와 뒤풀이까지 마치고 오느라 새벽 1시반에 귀가하는 바람에 원래 예정했던 출발 시간을 훨씬 넘긴 아침 8시 30분이 돼서야 집을 나섰다. 먼저 비엔나 쪽으로 차를 달렸다. 홀라브룬 근처에 있는 주유소에 도착해서 주유를 하고, 고속도로 통행권(비그니테)도 구입한 뒤 커피도 샀다. 이정표를 보며 프라하 방향으로 계속 달렸고 낮 12시, 드디어 국경을 넘었다. 두 나라 국경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표정이 대조된다. 물론 딱딱하고 근엄한 얼굴이 체코 쪽이다. 국경을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