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표류/2015 빈

(19)
7. 24 (금) : 빈으로 가는 길 자정이 넘어 눈을 붙였는데, 4시에 눈이 떠졌다. 혼자 있는 낯선 공간이 익숙치 않은 이유. 방음 장치가 전혀 없는 수면실이라 슬리퍼 끄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나처럼 새벽에 눈뜬 인사들이 꽤 있다. 6시가 되자 수면실 전체에 작은 알람소리가 울려퍼진다. 다들 항공기에 탑승할 여행객이니 이런 배려, 괜찮다. 톡으로 서울 가족들과 연락을 하고 수면실 바닥을 살펴보니, 대부분의 룸 앞에 실내화가 자리해 있다. 샴푸, 트리트먼트, 바디워시가 갖춰져 있는 샤워실에 들른 후, 라커에서 짐을 챙겨 8시 전 체크아웃을 한다. 2터미널에서 바라본 하늘이 참 맑고 깨끗하다. 아, 그런데 또 셔틀을 타야 하는구나. 1터미널로 향하는 셔틀버스엔 이른 시각인데도 승객이 가득하다. 8시 35분, 30.5도, 매우 뜨거운 아침이..
7. 23 (목) : 서울에서 나리타까지 2015년 여름 여행 계획은 2월말, 저렴한 항공권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와 남편친구 부부, 이렇게 넷이 함께 하는 유럽여행이었고 항공권과 숙소, 렌터카를 예약했고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여행 준비를 완벽하게 마치고 설렘 속에 살던 5월, 예기치 않은 일인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다.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심각한 경기 불황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바닥을 헤매는 경기 탓에 동업자인 남편과 남편 친구가 서울을 비울 수 없게 돼버린 것이다. 단번에 유럽항공권을 포기한 세 사람과는 달리 난 항공권 취소를 계속 늦췄고 마침내 혼자 떠나기로 했다. 다만, 여행기간 내내 빈에서만 머무는 일정으로 변경했는데, 항공권의 in과 out이 빈이었기에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항공권은 아시아나를 타고 ..
프롤로그 : 혼자만의 빈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 우여곡절 끝에 훨훨 홀로 날아간 빈은 스스로를 온전히 돌아보기엔 꽤 쓸만한 시간이었다. 2015.07.23~201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