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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9 뮌헨·인스브루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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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5 (목) 전 : Café Museum과 Zollamssteg 6시반, 알람이 울린다. 오스트리아 국영방송인 ORF2 TV에선 오늘과 내일 낮 기온이 올 여름의 최고에 이를 것이라 한다. 몇 년 사이 급격히 빨라진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중서부 유럽의 여름 기후는 남부 유럽 못지 않게 뜨겁다. 다만 뜨거워진 기온에 비해 냉방 시설이 확충되지 않은 탓에, 낮엔 어딜 가나 덥다. 8시 반, 숙소 앞에서 5번 트램을 타고 바로 다음 정류장인 Am Tabor에 내렸다. 우린 내내 Am Tabor엘 자주 갔는데, Spar가 있고 또 구시가로 한번에 이동할 수 있는 2번 트램 정류장이기 때문이다. 트램의 매력인 느린 이동이 선사하는 거리 풍경 감상과 더불어 Am Tabor에서 슈베덴플라츠까지 8분, 칼스플라츠까지는 16분이면 단번에 가는 2번 트램을 탈 수 있으니 마땅히 매일 ..
7. 24 (수) 후 : Josefsplatz의 국립도서관 Josefsplatz의 건물에 Österreichische Nationalbibliothek라 쓰여있고 화살표를 따라 갔는데도 입구가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Josefsplatz1'이라는 주소를 맵으로 찍고 움직이자 국립도서관 입구가 제대로 나온다. 알고 보니 같은 건물의 한켠에서 빙빙 돌고 있었던 거다.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티켓 판매 창구엔 예상 외로 대기줄이 길다. 우린 국립도서관 중 가장 많이 알려진 State Hall만 입장할 수 있는 티켓-8유로-을 구입했다. 이곳의 정기휴관일은 월요일이고, 여행객이 많은 6월부터 9월까진 휴관없이 매일 문을 연다고 한다. 사진이나 책자에서 이곳의 모습을 본 적이 있지만, 실제 모습은 웅장함과 화려함에 초입부터 압도될 정도였다..
7. 24 (수) 전 : 구시가 거닐기 인스브루크보다 동쪽에 위치한 빈은 인스브루크보다 30분 가량 일몰이 빠르고 일출 역시 이르다. 여행 기간의 반을 넘겨 이제야 시차 적응이 되는 상황, 3박밖에 안 남은 짧은 여행은 아쉽기만 하다. 그런데, 날파리들은 어제에 이어 벽과 천장 그리고 빈 맥주캔 위에서 엄청난 향연을 벌이고 있다. 도저히 눈 뜨고 봐 줄 수 없으니 머무는 내내 열심히 잡아주겠어~ 9시, 어제 갔던 SPAR보다 더 가까운,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HOFER에 들렀다. HOFER는 유명브랜드 제품은 적은 편이지만 중저가의 자체브랜드 상품이 많고 특히 농산물, 유제품 등은 가성비 최고다. 후식으로 먹은 티라미수와 HOFER표 체리는 역시 최고의 맛이다. 우리를 환영하는 푸르디푸른 하늘, 빈의 첫 아침에 가장 먼저 향해..
7. 23 (화) 후 : 익숙한 그곳, 빈으로 승차한 열차 안은 다행히 시원했다. 그러나 OEBB 기차는 예약할 때 좌석 예약이 자유선택이 아닌 랜덤-이상함-이었고 미리 인지하긴 했지만 우리 좌석은 테이블을 마주보고 있는 4좌석 중 역방향의 2좌석이었다. 기차 출발 직전, 1살과 3살쯤 되는 두 딸을 둔 백인부부가 승차해 엄마와 큰딸은 우리 앞에 앉고 아빠와 바구니에 있는 아기는 통로 건너 옆 좌석에 자리했다. 시간이 흐르자 아빠와 엄마가 좌석을 바꾸었고 우리 앞엔 젊은 아빠와 큰딸이 앉게 되었다.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다보니 잘츠부르크 출신의 젊은 부부는 현재 스위스에 거주 중이고, 1년 전엔 홍콩에 살았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에게 내가 쓰고 있던 포스트잇 한 장을 주었더니 로고가 인쇄된 종이가 마음에 들었는지 다 달라 한다. 그래,..
7. 23 (화) 전 : 마음을 남겨두다 어젯밤에 뒤늦게 검색을 통해 확인한 바, 우리의 크리스탈 월드는 확실히 고장나 있었다. 무더위에 지쳐 가장 핵심이 되는 크리스탈 전시 공간을 관람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우리에겐 그 공간 자체에 대한 생각이나 정보가 아예 처음부터 없었다. 여행할 때 우린 간혹 이러하다. 남들이 중요하다 여기는 것을 하나쯤 빼먹는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대해 그다지 아쉬워하지도 않는다. '다음에 와서 보면 되지' 또는 '안 봤으면 뭐 어때' 하는 식이다. 오전 7시, 어제와는 달리 조식당이 바글거린다. 어제 혼자 식사하던 일본인 할배는 오늘도 혼자고, 억센 사투리를 내뱉는 열두엇의 한국인들은 남녀로 나눠 식사를 한다. 직원이 포트에 담아주는 커피 맛은 어제보다 못하다. 식사 중 남편이 던지는 말, 어제 크리스탈월드의 ..
7. 22 (월) 후 : 고장난 Kristallwelten Sightseer 버스를 타고 인스브루크 구시가로 돌아오니 이미 오후 3시가 지나 있다. 왕궁 옆 Stiftskeller 식당에 앉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제공되는 점심 메뉴를 주문했다. 월요일엔 Chili con carne-쇠고기 콩 스튜-와 브뢰첸 빵과 후식인 우유크림 슈트루델까지 착한 가격에 맛도 그만이다. 게다가 서버가 어찌나 친절하고 또 친절한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월드행 Sightseer 버스 승차 시간까지 조금 여유가 있어 왕궁 교회에 입장했다. 트래블카드는 가성비면에서는 매우 훌륭하지만 여유 없이 자꾸 욕심을 부려 여기저기 입장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인스브루크 카드를 구입하지 않았다면 Nordkette와 암브라스성만 갔을 텐데, 이 두 곳만의 입장료와 Sightseer 버스요금이 인..
7. 22 (월) 전 : 우리가 그린 Nordkette와 암브라스 어제 저녁식사도 마다하고 초저녁부터 잔 덕에 컨디션은 괜찮은 아침이다. 난 가슴팍과 발등에 작은 파스를 붙이고 있고, 남편은 우리나라 뉴스를 열심히 시청한다. 좀 이른 감이 있지만 6시반, 조식당에 들어섰다. 커피를 포트에 담아 개인마다 제공하는 서비스,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 멋진 전망, 조용하고 클래식한 분위기 등 어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마음에 아주 쏙 드는 조식당이다. 오늘은 인스브루크 카드를 사용하는 날이니 조금 부지런히 움직이기로 했다. 무려 오전 7시 50분에 호텔을 나서 첫 행선지인 Nordkette로 향한다.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첫 정류장에서 푸니쿨라를 타면서 등정이 시작되었다. 맨 뒤칸엔 달랑 우리만 탑승. Hungerburg에서 슬쩍 인스브루크 시내를 내려다보고는 바로 케이..
7. 21 (일) 후 : 알프스가 품은 도시 인스브루크의 높푸른 오후 하늘. 식사 후 구시가의 보행자 전용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횡단보도를 건넜다. 알프스 품은 도시를 동서로 흐르는 인강. 인강에 걸린 다리 이름은 인스브루크라는 도시명처럼 그 이름도 Innbrueke다. 빈의 도나우강보다는 덜하지만 잘츠부르크 잘자크강처럼 인강의 빛깔 역시 석회를 품어 매우 탁하다. 강 건너 건물들의 색채가 화려하면서도 은은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의 많은 도시들은 건물 외관의 색상 선택에 제한을 둔다. 어떤 색이든 다 칠할 수 있는게 아니고 이웃집과의 조화 및 거리 분위기를 고려해서 색상을 고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구시가로 돌아와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24시간짜리 Innsbruck Card를 구입했다. 여행 카드 중 가장 훌륭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