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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3 오사카

1. 12 (토) 중 : 우메다의 회전초밥

# 스시 맛집을 찾아

 

오사카 성을 나온 후 우린, 오사카 성을 관람하기 위해 도착했던 덴마바시욘초메 역을 향해 다시 15분이나 걸어야 했다.

지금까지의 다른 여행에 비해 많이 걸었던 건 아니지만, 이미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한 상태~

오사카는 유럽국가들에 비해 지하철 역과 볼거리들과의 거리가 꽤 멀고, 지하철 환승 거리도 짧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도보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미 점심 때가 되었고, 우린 예정대로 우메다로 향했다.

물론 유명한 공중정원에 입장하기로 한 건 아니고, 그저 고픈 배를 제대로 채워줄 스시 맛집을 가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회전 초밥집인 '사카에 스시'.

지하철을 갈아타고 도착한 우메다 쇼핑가는 역시 소문처럼 무시무시하도록 복잡했다.

결국 길고 번잡한 쇼핑가에서 화이티우메다 입구까진 잘 찾았지만 바로 그곳에서 우린 방향을 완전히 상실했다. 

일단 쇼핑가를 벗어나 밖으로 나가 약도를 보며 길을 찾기로 했는데, 오락가락하다 발견한 사카에 스시.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헤매진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1시가 넘은 시각, 비어있는 자리가 몇 있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았다.

그이후 신기하게도 급격한 속도로 자리가 만석이 되었다는 사실, 역시 우린 운이 좋아.

 

# 맛있다, 맛있다

 

자리에 앉으니 녹차가 자동으로 흘러나오는 꼭지가 있고 바로 앞에는 초밥이 놓인 접시가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다.

이 모든 초밥이 한 접시에 130엔. 직원들은 눈앞에서 거대한 생선을 해체하여 싱싱하고 반질반질한 초밥을 만들고 있다.

 

와, 이거 이거 너무 맛난 거 아냐~

녹차도 맛있고 초밥 역시나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 탱탱,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이렇게 버라이어티한 초밥을 둘이서 정신줄 놓고 흡입하다보니 14접시나 먹었다.

밥 위에 살포시 놓여있는 생선의 어마어마한 길이가 다시 봐도 놀랍기만 하다. 

                      

점심 식사를 하느라 한참을 앉아있었건만, 식당을 나서는 다리가 여전히 무겁고 아프다.

그런데, 아까 사카에스시를 찾기 위해 그렇게도  애타게 탐색했던 화이티우메다의 출입구가 바로 식당 코 앞에 있다.

우리가, 아니 내가 초특급 길치이긴 하지만 누구든 번잡하고 요란한 우메다 쇼핑가 내의 목적지를 초행길에서 단번에

찾아내기란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위안을 했다는....

 

화이티우메다 출입구 쪽으로 다시 들어가 한큐백화점으로 가는 길.

쇼핑가 내엔 유명한 스시 체인인 시장 스시 있다. 일본은 어디가나 스시 식당이 주렁주렁.

여기도 맛있다던데, 방금 먹고 온 초밥인데도 또 침이 고이는 건 뭐.

 

# 어디로 갔나, 도큐핸즈

 

일본 여행 카페에서 습득한 정보에 의하면 한큐백화점 10층에 '도큐핸즈'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도큐핸즈는커녕 비슷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예 없다.

도큐핸즈는 1976년에 창업된 일본 NO.1 소매점으로 다양한 제품 및 각종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우메다는 물론 신사이바시에도 판매점이 있다고 한다.

결국 도큐핸즈는 찾지 못하고 한큐백화점 안의 엄청난 인파만 바라보다가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우메다 한큐 백화점

지쳐 피곤한 신체를 달래기 위해 일단 호텔로 돌아가 좀 쉬기로 했다.

니폰바시 역에서 호텔로 가는 길목에 오다가다 보았던 커다란 규모의 드럭스토어가 자리하고 있다.

드럭스토어 안에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BIPA나 dm처럼 건강식품과 화장품, 세제, 욕실욕품은 물론 음료수와

간식 등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는데 우린 휴족시간, 동전파스, 양배추 위장약, 초콜릿과 음료수를 구입했다.

낮이라 아직 조용한 도톤보리, 역시 이곳 도톤보리는 밤이 어울리는 곳이다.

 

객실로 들어가기 전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 호텔 로비에 앉아 아들 녀석에게 안부를 물어본다.

어른들이 없는 동안 신나는 자유를 누리고 있을 녀석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눈 후 4시가 넘어서야 객실로 올라갔다.

남편은 금세 골아 떨어지고 원래 낮잠에 인색한 나는 냉장고에 얌전히 누워있는, 어제 저녁에 먹고 남은 차가운 타코야키를

맛나게 먹어치웠다.

 

어느 새, 어두워지고 있는 창 밖엔 하나 둘 화려한 조명이 번지고 있다.